안녕하세요, 늘 비회원으로 눈팅만 하다가 방금 사이다를 겪고 나서 "아나스타샤!"를 외치고 한 번 글 올려 보겠다 작정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때는 약 1시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평소에 대기업 하청 쪽으로 일 나가지만 이번에 일이 끝나서 한가하던 참에 일요일 피시방 대타를 나왔습니다.
6시 30분에 출근을 하고서는 인수 인계를 다 받고 청소하고 가만히 괴리성 밀리언아서를 돌리고 있었죠.
그런데 8시가 될 즈음에 어려보이는 사람들이 두 명이 와서 사람을 찾는다고 하더군요.
물론 먼저 민증 검사를 했는데 본인들이 스스로 98, 97년생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자연스럽게 1번 자리로 가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요.
그 손님은 정보상 95년생이라고 되어 있었구요.
감이 옵니다.
술집 알바를 약 3년 하면서 베여온 저의 민짜 감이 외치더군요. 괜히 점장 단 것 아님. 본업은 디자인 및 글 작가라는게 함정.
아니, 98, 97년생이 95년생이랑 말을 함부로 하면서 재밌게 놀아?
군대에서도 나이 적은 병장이 나이 많은 맞후임한테 말 놓자고 해도 밖에서는 존댓말 쓰던데? 부대마다 다름. 아니, 이건 인간마다.
그래도 사람을 쉽사리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그러려니 했지요.
혹시 몰라요, 그냥 말 까기로 한 편한 사이일 수도 있으니.
그렇게 그 손님이 좀 더 하다가 자리를 나가셔서 치우러 갔습니다.
그런데 지갑이 있네요.
확인 ㄱㄱ.
민증이 있었으나 떡하니 97년생에다가 다른 이름으로 되어 있었군요!
서론이 길었군요. 본론 들어 갑니다.
1차 확인.
- 지갑을 찾은 이후에 적혀 있는 이름과 피시방에 등록되어 있는 이름과 대조.
안맞음.
2차 확인
- 등록되어 있는 정보에 전화 번호가 있길래 전화를 해봄.
받긴 받았는데 완전 다른 사람.
50% 민짜 혹은 민증 속인 것을 확정.
그 사이에 전 타임에 근무 했던 형님께 먼저 전화를 드려서 사정을 먼저 설명 했습니다.
아무래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손님을 받은 형님이 피해를 보시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인지를 해드렸죠.
그러다 갑자기 그 사이에 그 민짜로 의심되는 손님이 와서 지갑을 찾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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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 혹시 자리에 지갑 보신 적 있으신가요?
- 지갑을 꺼내고 민증을 보여드리면서
me - 아, 잠시만요... 혹시 이 성함이 XXX 씨 맞으신가요?
손님 - 아, 그게 제가 지갑을 후배한테 잠깐 빌렸거든요. 제거는 맞아요.
me - (뭐지, 이 신선한 놈은. 돈을 빌리는게 아니라 지갑을 빌렸다고?)
죄송하지만 등록되신 정보와 민증 정보가 일치하지 않으셔서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손님 - 제가 지금 좀 많이 급한데... 그냥 주시면 안될까요?
me - 죄송합니다. 이미 사장님과 전 타임에 근무하시던 분께 연락을 드려서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제가 함부로 드릴 수 없습니다.
손님 - 제 지갑은 맞거든요. 그냥 이번 한 번만 주시면 안될까요?
me - 그러면 그 후배분과 연락이 가능할까요? 그 분이 맞다 하시면 제가 드릴 수 있습니다.
손님 - 지금 전화가 안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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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서 거의 80% 확정을 지었습니다. 그 후배랑도 알던 사이라면, 심지어 지갑도 주는 사이라면 전화 번호는 있을 거죠.
그런데 전화 번호 주기도 망설여 하고 엄청나게 당황해 하는 모습으로 목소리가 점점 소극적이게 되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음요. 저는 절차를 이미 밟았고 괜히 엄한 사람한테 줬다간 저만 큰 일 치루는 것이죠.
그래서 한 10여분간 확인이 필요하다 면서 본인 전화를 통해 인증하지 않으면 못준다고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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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 제가 실은, 그게... 그 민증이요, 제거에요.
me - 네?
손님 - 밤피 하고 싶어서 일부러 다른 사람 민증 가지고 와서 위조한 후에 로그인 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me - 저 잠시만요, 먼저 전화 좀 드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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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것이죠.
전 타임 근무하신 형께서도 확인은 했지만 그 확인한 민증이 완전 다른 사람 것이였고 위조를 한 것이죠.
바로 전 타임 근무하시던 형님께 전화 드렸지요. 이 사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냐고요.
그 형도 진짜 빡이 치시고 어이가 없으시던지, 일단 지갑을 돌려 드리고 적립했던 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해서 돌려 드리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대로 잔여 시간 남은 만큼의 돈이랑 지갑을 돌려드리면서 이 말씀을 전해 드렸습니다.
"손님, 앞으로 저희 피시방에 오시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 민짜 손님은 정말 미안해 하는지 연신 죄송하단 말을 계속 하면서 고개 숙이며 나가더군요.
바로 전 타임 형께 전화를 드리고선 이렇게 이렇게 처리를 했다고 말씀 드리니 정말 잘했다고 하더군요.
더군다나 덕분에 함정을 피해 갔다고 고마워도 했고요 ㅋㅋㅋㅋㅋㅋ 이따 저녁에 마저 이야기 나누자고 ㅋ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조금 졸렸는데 덕분에 상쾌하게 깼습니다. 엄청난 사이다 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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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게 왜 사이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냐면 죄송하단 말씀 밖에 못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피방 알바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민짜 걸리게 되면 어떠한 상황이건 본인이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벌금에 대해 취하를 할 수 있는데 소송 자체가 많게는 1년이 걸리기 때문에 다들 꺼려하고요.
한 마디로 민짜들이 나이를 완벽히 속여도 경찰한테 확인을 받지 않는 이상은 벌금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저의 판단력으로 상황을 좋게 끝냈다는 것이 사이다 입니다.
물론 그 미성년자들의 창피한 얼굴을 보면서 고소하죠. 제가 고소해요. 음, 스멜.
법이 웃긴 것이 속인 것은 미성년자, 즉 민짜들인데 그들은 정작 경찰서 가면 훈방 조치 되요.
어찌 됐건 간에 피해는 업체가 보는 것이죠.
심지어 그 손님이 지금까지 사용한 시간이 약 40만원 가량....... 한 마디로 이번에 적발 못했다면
앞으로도 쭉 왔을테고 그러다가 걸리면 정말 제대로 벌금을 어마어마하게 무는 것이죠.
그러한 위험을 제대로 처리 했기 때문에 그 형도 무사하시고 저도 사이다 하나 먹고 글 소재를 하나 얻게 되었네요.
휴일에도 열심히 일하는 알바 분들이시여, 포스가 함께 하시리를.
그리고 미성년자 분들은 이 글을 보시게 되면 제발 위조 좀 하지 마세요.
티도 엄청나는 데다가 걸리시면 본인은 경고 좀 받겠지만 알바 분들은 몇 백을 벌금으로 냅니다.
서로 얼굴 붉힐 일은 없어야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