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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별거 아니고, 남도 별거 아니예요.
게시물ID : lovestory_396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콩실이
추천 : 3
조회수 : 10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1/22 01:45:31
왜 나는 나를 보기 싫어하는가? 에 대한 법륜스님의 대답



"참회에 대한 법문을 들었습니다. 기도를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하라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기도를 하는데 그 말씀대로 돼지지 않는 나를 보며 짜증이 올라왔습니다. 그 짜증은 나에 대한 여러 가지 못마땅함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이렇게 나를 미워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 왜 이리도 나를 미워하나, 왜 이렇게 나는 나를 보기 싫어하는가라는 생각이 났습니다.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까지도 생깁니다. 내가 나를 이렇게 미워하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니 내 가까이 있는 남편, 아이들의 잘못을 보고도 받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이게 어리석음임을 알지만 고쳐지기 쉽지 않네요. 어떻게 수행해야 이 병을 고칠 수 있나요? 스님 법문 듣고 싶습니다."




사람은 사물을 볼때 두가지 경우가 있어요. 
하나는 있는 그대로 보는 거에요. 하나는 자기의 상을 지어서 그 상을 통해서 보는거에요. 
우리는 남편에 대해서, 우리 남편은 이래야 된다 하는 상이 있어요. 우리 자식은 이래야 된다 하는 상이 있어요. 나는 이래야 된다 하는 상이 있어요. 이 상을 가지고 사물을 보는거야. 
그런데 내가 그린 이 상하고, 실제 남편하고 같아요 달라요? 달라. 그 간격이 넓으면 넓을수록 이 남편을 미워해. 원망도 하고. 그 상과 실제 아들 사이의 간격이 크면 클수록 아들이 못마땅하고 아들이 미워져요. 자기가 그린 '나는 이런 사람이다' 하는 그 상과 현실의 자기와 간격이 넓으면 넓을수록 자기를 못마땅해하고 자기를 미워하게돼요.


그러니까 못마땅하면 일어나는 마음이 뭐에요. 보기가 싫은거야. 보기가 싫은데도 자꾸 얼쩡거리면 뭐라그래요? 꺼져! 나가! 그래도 안나가면 어떻게해요? 두드려패서 쫓아내. 그래도 안나가면 어떡해? 죽여버려. 그래서, 밖의 존재를 죽여버리는 걸 뭐라한다? 살인. 자기를 죽여버리는걸 뭐라한다? 자살. 동일한거야. 이게 다 허상, 나는 이런 사람이다. 당신은 이런 사람이어야돼. 라고 하는 이 상에 사로잡혀있으니까, 허상을 사랑하는거야. 허상에 집착되어 있는 거야. 그래서 자기를 미워하고 남도 미워하고.


마치 물 속에 있는, 물에 비치는 자기 얼굴을 좋아해서 물에 빠져 죽는 사람과 같다 이거에요. 그러니까 자기 상을 버려야 됩니다. '나는 이런 여자야' 라고 하는 상을 버려야 되요. 화를 내면, 화를 내는 이게 현재의 나요. 이 현재의 나라는 건 이게 내 까르마요, 업이에요.


키가 작으면 작은게 나요. 피부가 검으면 검은게 나요. 팔이 하나 없으면 없는게 현재의 나요. 이건 좋은것도 아니고 나쁜것도 아니에요. 팔이 하나 없는데 팔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까, 팔이 있는 나를 자꾸 그리니까 팔이 없는 내가 보기 싫단 말이에요. 키가 커야되는 나를 그리고 있는데 키가 작으니까 볼때마다 이게 미운 거에요. 내 얼굴은 젊어야 되는데 거울을 보니 늙었단 말에요. 그러니까 거울을 보기 싫어요. 쭈글쭈글한게 얼마나 좋은데. 생각을 바꿔야돼. 단풍이 예쁘듯이 머리가 희끗희끗하면 희끗희끗한게 좋은거에요. 이 좋다는 말은 좋다 나쁘다의 좋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대로다' 이 말이에요. 희면 흰대로, 검으면 검은대로, 늙으면 늙은대로, 젊으면 젊은대로 좋은거에요. 있는 그래도 받아들여야돼요. 


현재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돼요. 내 그림대로 고집하니까 상대가 미워지는거에요. 그러니까 용서해준다는 말은 사실은 맞지 않는 말이에요. 내 그림을 버려버리면 있는 그대로는 용서할 것도 없어요. 
상대의 행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듯이 나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거에요. 즉, 이것이 상대를 사랑하는 법이고 나를 사랑하는 법이에요. 
나를 사랑해야 돼. 허상에 취해가지고 지금 현실의 자기를 미워한다니까. 다 속으론 자기가 잘났어. 잘난 자기에 취해있는데 현실에서 자기 하는 꼬라지를 보니 어때요. 잘난 자기만큼 못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자꾸 이게 부끄럽고 그렇게 되는거야. 심하면 남앞에 나가기가 싫어지는 거에요. 이게 심하면 우울증 아니야. 사람들하고 안만나려 그래요. 


그러니 여러분들이 그냥 다 떼어놓고 사세요. 남도 별거 아니고 나도 별거 아니에요. 인생이라는 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풀이나 뭐 돌멩이나 그냥 한 존재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변소에 구더기가 자글자글한데, 그것도 다 잘난 구더기 못난 구더기 있어요? 구더기일 뿐이지. 
저 하늘 위에서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면 그냥 개미새끼나 구더기나 벌이나 똑같아요. 구더기도 다 그 몸무게 달아보면 조금씩 다를까 안다를까. 자세히 보면 다 달라요. 주름살 간격도 다르고 길이도 다르고 굵기도 다르고 기어가는 속도도 달라요. 그 안의 내부에서 보면 다 다릅니다. 우리 인간 다르듯이. 근데 그 하찮은 구더기도 열등의식 느끼고 자살하는 구더기 없잖아요. 근데 왜 이 인간이 열등의식을 느껴요. 이 고귀한 존잰데. 
그래서 자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자학을 한다는 것은, 헛된 상에 집착돼 있다는 거에요. 
그래서, 이 허상을 버려야 합니다. '나다.' 하는 허상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서 기도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되요. 나에 대해서 좀 너그러워야 됩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내가 별거 아닌 줄 알아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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