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에 나가서 7시30분 경에 출근 버스에 오릅니다.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공단 깊숙히 들어가 있기 때문에 출퇴근 하고 싶다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1시간 정도는 들여야 합니다.)
8시 정도에 회사 도착하면 8시30분(준비 시간은 회사마다 다르더군요. 하지만 대부분 8시부터 8시30분이 대다수고 시간은 30분 정도 주죠.) 까지 작업복 갈아입고 야간조 없는 날은 기계 시동 걸고, 작업 준비 들어가거나, 야간조 있는 날은 곧바로 돌아가고 있는 라인에 합류하게 됩니다.
8시 30분 부터 12시 30분 까지 4시간 동안 근무를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2시간 마다 5분씩을 쪼개어 10분 정도를 쉬게 됩니다. 그러니 대충 8시 30분에 근무 시작하게 되면 10시 25분 경에 쉬는 시간이 시작되어 10시 35분 부터 근무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죠.
이 근무라는 거 아주 단순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단순하게만 보인다.'라는 거죠. 머시닝센터나 자동선반, 혹은 각종 작업 머신 앞에 앉아서 재료 넣고 만들어진 부품 빼고가 전부인 것 같지만, 기계 설정하고, 새 날 집어 넣고, 재료넣고, 기계 돌아가는 동안 그 뜨겁고 밝은 100촉 ~ 200촉 조명빛, 고압으로 분무되어 퍼져오르는 절삭유 안개, 튀어오르는 쇠조각, 혹은 플라스틱 조각 전부 마셔가며 불량 나지 않게 제품 눈알이 튀어 나오게 보고 있다가, 제품 완성 되면 꺼내서 사상 작업 바로 들어가, 에어그라인더로 덜 깍여지거나, 튀어나왔거나, 매끔하지 못 한 부분 그라인더에서 피어오르는 쇠먼지, 아니면 플라스틱 먼저 전부 마셔가며 다듬고, 다시 재료 넣고 같은 작업 4시간 동안 근무... 이건 말입니다. 샐러리맨들, 장사꾼들, 이런 저런 사업한다거나 뭐한다거나 힘들다고 말하는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저것들 지금 농담까?'라는 말이 아주 자연스럽게 피어나오는 겁니다. 그나마 플라스틱 사출, 금형 업체라면 낫죠. 대형 자동차 부품 생산하는 곳이라면 제품 무게가 적어도 3~5kg 단위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계속 일 하다보면 온 몸 여기저기 이건 차라리 노가다를 해도 덜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플라스틱 사출의 경우는? 덜 힘든 대신 몸에 정말 해로운 물질들에 둘러 쌓여 일하게 되죠.
12시 30분 부터 점심을 먹게 되는데 점심시간을 넉넉하게 주는 회사는 약 50분 가량을, 좀 짜게 주는 회사는 40분 가량을, 정말 짠 회사는 30분 가량의 점심시간을 줍니다. 대부분 50분에서 40분 사이 입니다.
점심시간 넉넉히 잡고 1시간 받는다 치고 1시 30분 부터 근무 들어간다 치면... 5시 30분까지 오후 근무에 들어가게 됩니다. 뭐 위와 같은 작업의 반복이죠.
5시 30분. 석식을 먹습니다. (석식은 보통 30분 간으로 회사 마다 빵, 우유 주는 것도 있고, 밥 차려주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6시가 되면 잔업을 시작합니다. 이 즈음에서 어라? 기본 근무시간 8시간 아냐? 라는 질문 하실 분들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대부분의 하청 중소 기업에서는 '중식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치지 않습니다.'
6시부터 보통 일반적으로 잔업시간은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입니다. 좀 심한 곳은 4시간 까지도 합니다. 만약 두시간 잔업시간 잡으면 8시 퇴근이죠.
잔업 두시간 잡고 8시에 작업종료해 한 30분간 샤워하고 옷을 갈아 입습니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 집에 돌아오면 시간은 9시 정도가 됩니다. 만약 잔업 세시간 잡으면 열시, 네시간 잡으면 열한시죠.
일간정보지 보면 격주 휴무제라는거 보이실 겁니다. 한 주는 6일 풀로 일하고 한 주는 5일 근무, 또 한 주는 6일 풀로, 또 한주는 5일 근무로 그렇게 교대로 5일 근무를 한다는 소리인데... 대부분 '특근'으로 인해 격주 휴무제는 있어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뭐 그나마 대부분은 그 격주휴무제 조차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요일에도 한 달에 두 주 정도는 특근 일정이 잡혀 일반적으로 특근은 한달 네 번 정도 들어가게 됩니다. 쉽게 쉬는 날은 한 달 쳐서 2일 정도라는 소리죠.
자아.. 이렇게 해서 받는 돈은 얼마냐.
많이 주는 곳은 160만원 정도 줍니다. 그리고 적게 주는 곳은 100만원 가량이죠. 160만원 주는 곳은 대충 그래도 좀 규모가 큰 중소기업, 100만원 정도 주는 곳은 어디 공장 끄터머리에 붙어 라인 하나 돌리는 소규모 하청업체 정도 됩니다. 뭐 160만원 준다고 많이 주는 것 같은데... 이것저것 떼고, 심한 곳은 밥값도 빼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보면 실제로 받는 돈은 130만원 정도 됩니다. 그럼 100만원 주는 곳은? 실제 수령 액은 한 90~80만원 정도 됩니다.
물가상승율 대비 임금상승율 대비해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아실 겁니다. 이게 얼마나 일하는 거에 비해서 턱없이 낮은 임금인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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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대라면 대부분 대학 나옵니다. 돈 있는대로 없는 대로 들여서 대학 나왔는데...
자아... 대학 나와서 누가 저런데 가서 근무하고 싶을까요.
고등학교 나와서 취업 한다고 이야기하는 애들? 정작 취업한다고 나가고 나면 대부분은 졸업 때, 혹은 학기말에 다시 학교 와서 대학 갈란다고 선생 한테 와서 이것저것 이야기하고 가는 거, 고등학교 다니신 분들이라면 모두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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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말입니다. 정작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대학 나왔다는 애들 정말 받고 싶지 않은 겁니다. 정작 현장 경험 전무해 아무런 능력도 없는 애들이 대학 나왔다고 콧대만 높아서, 제대로 하는 일 없이 시간에 작업물량 맞추지도 못해 일은 일대로 망쳐놓고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한 일주일도 못 버티고 나가는 거 보면 말입니다. 이번 달 아웃소싱업체에 넘겨줄 소개비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거거든요.
즉 쉽게 말하면...
일도 '대학나와서' 할 일 치고는 졸라게 힘들고! '대학나와서' 제 일 찾아서 하는 애들도 겁나게 드물고! 그렇다고 정부에서 중소기업에 뭔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없고!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쥐어 짜놓기만 해서 기업주들 알면서도 사태 해결하는게 불가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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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왜 백수들이 하청업체에 가서 일을 안 하는지, 아니 못 하는지.. 대답이 될까요.
막노동도 10사람 오면 서, 너사람 뽑고 마는 시대가 도래한게 언제인데... 아직도 '일없으면 막노동!'이라는 소리를 하시는지...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