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도발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주의를 더 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
오유시게를 접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여러분들의 폭 넓은 시사지식 덕분에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좋은 글을 읽을 때마다 달릴 할 것이라곤 추천밖에 없었는데, 최근 부동산문제로 인해 진지한 토론이 진행되는 것 같아, 잠깐 끼여 볼까 합니다.
부동산. 참 말들이 많습니다. 서울에 살며, 더군다나 직장이 아파트관리를 하는 곳 이여서 그런지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부동산 얘기만 하고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아마도 %로 따져 봐도 부동산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분이겠죠. 특히 많은 분들이 강남, 판교, 분당, 목동 등의 부동산 값과 시세차익에 대해 말을 하며, 한탄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왜 안 오르는 거야?”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많이 오른 지역의 아파트를 사려고 발버둥치고, 주변 사람들을 채근하고, 그 주변 사람들은 또 그들의 주변 사람들에게 재촉하고, 한 마디로 악 순환 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그럼 여기서 잠깐, 과연 서울(로만 한정해서 얘기하겠습니다.)에는 그렇게 살만한 집이 없을까요? 강남, 분당, 목동이 아니면 아파트가 없을까요? 더 나아가서 아파트가 아니면 살만한 곳이 아닌 것일까요? 실제로 우리나라의 아파트 보급률은 이제 막 50%를 넘어섰습니다. 전국기준이기 때문에 서울로만 한정한다면 더 늘어날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반 정도 가까이는 아파트가 아닌 단독, 연립, 빌라 등의 주거형태이고, 이런 곳의 집값은 생각 외로(?) 현실적이거나 저렴한 것이 현실입니다. 강남(대표적으로 얘기해서)에 반드시(?) 살아야만 하는 세대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다른 곳의 아파트, 또는 다른 형태의 주택을 저렴한 비용에 구입해서 살 수 있습니다. 교육문제, 생활편의시설 등 주변여건을 거론하며, 강남을 얘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주변여건만가지고 반드시(?) 강남을 고집하는 이유가 모두 이해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집값이 상승한 지역의 아파트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가 적당히 버무려진 감정에 기인한 욕망이 아닐까요?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주거의 목적이 아닌 투자의 목적으로 가격급등지역의 아파트를 사려고 하는 사람들의 심리문제로 넘어갑니다. 과연 그것이 올바른 가치관이며, 투자심리일까 하는 것이죠.
얘기를 원점으로 몰고 가서, 우리는 왜? 강남의 아파트를 사려고 하는 것일까요? 주거의 목적일까요? 투자의 목적일까요? 이것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는다면 집값상승의 문제에 올바른 접근을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현대사회의 주택은 주거의 목적뿐만 아니라 투자의 목적도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투자하는 총 금액의 50%이상씩 남의 돈을 빌려 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심리인지는 재고해 봐야겠죠. 특히 그것을 부추기는 심리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제대로 따져 묻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우리가 접하는 부동산관련에 대한 소식은 신문, 방송 등 언론을 통해서 입니다. 부동산 관련한 소식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정보는 언론을 통해서 접하게 되죠. 문제는 이러한 언론이 관련종사자 몇몇을 빼고 나면 극히 일방적이라는 것입니다. 현대판 ‘빅브라더’인 셈이죠. 부동산과 관련한 소식도 대부분이 먼저 언론에서 이야기되고 그것이 사람들을 사이에 유포되며, 사람들에게 널리 유포된 소식을 다시 언론에서 다루는 수순이죠.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언론들이 생산(?)해 내는 정보는 모두 올바르고 정직한가입니다.
또 하나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정보에만 치우쳐 생각과 판단을 하고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냐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광고의 예를 들면, 광고를 본 후 우리들 마음속에 소비심리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 과연 우리들 스스로 필요에 의한 소비 심리인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심리인지는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인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홈쇼핑 중독의 경우 자주 접하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천천히 빠져드는 경우가 허다하며, 그렇게 만들어진 소비욕구는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듯이, 언론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비판의식 없이 수용하는 것도 개인과 사회에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부동산 얘기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부동산에 대한 욕망은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낸 욕망일까요? 아니면 주변에서 만들어져 주입된 욕망일까요? 이 부분을 들이댈 때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자신의 판단에 의한 적정한 욕망임을 주장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욕망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하면, 얘기가 깊이 들어가기도 전에 귀찮다는 듯이 손사래를 치거나 자신의 치부가 들어나 자존심 상한 듯 얼굴을 붉히며, 성을 내곤 하죠. 무엇이 문제인가 이미 알고 있는 듯하지만, 자신만은 외예라고 생각하는 우리 주변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얘기의 첫 부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서울만 해도 아직 저렴한 비용으로 큰 불편 없이 살 만한 주택이 참 많이 있습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강남의 1/3도 안 되는 가격의 아파트가 있고, 그 가격의 1/2도 안 되는 빌라와 연립주택이 있습니다. 단지, 몸에 밴 나태함과 편리함을 조금은 양보하는 약간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뿐입니다. 특히 점차적으로 주택구조의 다변화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몇몇 지역에 편중되어 왜곡되어 가는 주택가격의 불균형도 상당부분 해소되지 않을까요? 물론 이 부분에서도 우리사회에 만연된 ‘조급증’을 조금씩 털어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역사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듯이 ‘愚公移山’의 심정으로 느긋한 마음으로 생활에 충실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이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겠죠.
우리가 욕망하는 것에 대한 근원을 파악하지 않고 ‘빅브라더’의 손에 끌려 무작정 따라 가기만 한다면 결국 나중에 미소 짓는 사람들은 ‘빅브라더’일 뿐입니다. 우리가 과감히 그의 뒤를 쫒아가기를 거부할 때, 우리의 손에는 행복의 열매가 쥐어지지 않을까요?
장황하게 쓰다 보니 정작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하지 못한 느낌입니다. 얘기를 한 번에 끝낼 순 없으니 제 얘기에 대한 반론이나,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제 생각이 좀 더 다듬어지면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