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 김원봉 장군의 처, 박차정 여사의 묘’. 열여섯자 비문만이 경남 밀양 야산에 묻힌 이 묘의 주인을 알려주고 있다. 김 장군의 생가를 바라보는 2평 남짓의 봉분은 메말랐고 시든 국화와 조화만이 묘를 지킨다. 1910년 태어난 박 의사는 항일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른 뒤 중국으로 망명, 의열단 단장 김원봉과 결혼했다. 일본군과 전투중 입은 총상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34살. 1945년 남편이 유골을 가져와 묻었다.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이 1995년 추서됐다. <친일인명사전>에 실린 70여명의 친일인사들이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