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칠 기자 = 2009 대한항공배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 참가한 콩고민주공화국 남자 선수 3명의 눈물겨운 출전기가 화제다.
콩고의 베니 루카티키수와 조나선 비자쿠, 조조 은쿤다 등 3명은 애초 코리아오픈 개막일인 19일 이전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콩고 3총사는 지난 14일 떠났으나 험난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경유지인 케냐의 국적 항공사가 14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케냐 공항에 발이 묶였다. 그들은 16일 파업이 풀리면서 나흘 만에 비행기를 탈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두 번째 환승지인 태국 방콕에서 발목을 잡혔다. 비자 문제로 입국을 거부당해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데는 이틀이 더 걸렸다.
그들은 콩고에서 출발한 지 무려 엿새 만인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내렸고 택시를 타고 경기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 도착했다. 예선 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불과 15분 전이었다. 그들은 우유와 바나나로 허기를 달래고 나서 부랴부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경기에 나섰다.
앞선 두 경기에 참가하지 못해 기권패를 당했던 루카티키수와 비자쿠는 프랑스 선수에게 모두 0-4 패배를 당했다. 은쿤다는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3명 모두 3전 전패로 예선 탈락했다. 천신만고 끝에 출전한 대회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봐야 했던 것이다.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대한탁구협회가 팔을 걷어붙였다.
6일 만에 출전한 선수들이 한국에서 특별한 추억을 새길 수 있도록 훈련을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이유성 탁구협회 부회장은 경기담당관과 협의했고 경기장 테이블이 남는 저녁 시간대를 이용해 예선 탈락한 한국 대표 상비군 선수들과 번외 경기를 하도록 주선했다.
탁구협회 관계자는 "콩고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와 경기를 하는 걸 국제탁구연맹 경기담당관도 근래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코리아오픈에 참가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때문에 번외 경기 특혜를 허락받는데 어렵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회가 끝난 후 탁구협회의 배려로 서울 관광에 나설 콩고 3총사는 26일 고향으로 돌아간다.
[email protected] 간만에 훈훈한 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