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부러진 화살' - 혼탁한 시대 스타일리스트의 투쟁기
게시물ID : sisa_1636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ru2u
추천 : 0
조회수 : 28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1/25 14:16:58
연휴 끝난줄 알고 출근했는데 아무도 없었다. 
어벙벙함도 잠시, 예상치 못했던 공짜 하루가 생긴 즐거움에 오랜만에 조조영화나 보자라는 마음에 '부러진 화살'을 보았고 자연스레 몇 가지 단상이 떠올라 적는다.

이 영화의 키워드는 세가지이다. 
1. 법의 타락에 대한 비판
고등학교 때 싱어송 라이터를 꿈꾸던 필자는 수능시험 마치고 다들 논술학원에 달려갈 때 기타학원을 달려갔고 대학교 때 처음으로 과밴드를 만들었었다. 그러다 친구의 권유로 법대 밴드에 들어갔고 법대 사람들과 만나며 일명 서울대 법대 사람들만의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스레 법에 대한 관심 때문에 민법을 공부하였고 그때 내린 결론은 이거다. 

"자연과학적 문제는 나의 답과 친구의 답이 동일하다. 누구 풀어도 정답은 하나다. 
하지만 법에 대한 문제는 법에 해석과 적용에 따라 그 결론은 굉장히 다양(variable)하다. 
따라서 (능력있는) 변호사가 (능력있는) 엔지니어보다 연봉이 쎈 것이 당연하다. "

그렇다. 법은 존재자체보다는 활용 여부와 판단, 집행력에 따라 현실화 되는 것이기에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 (검사, 변호사)과 판단하는 사람 (판사), 집행하는 사람 (공권력)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고 이 영화는 이들이 타락했다는 것을 기사와 간접적인 예측으로, (혹은 혹자가 얘기하듯 선동으로) 짐작하던 일반 시민들에게 그 타락의 디테일을 실제 사례를 들어 생생하게 중계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2. 대한민국에 대한 은유
이 영화를 보면서 여러 번 웃었는데 그것들은 아마, 영화에서 여러 번 진행되는 공판 씬(scene)에서 이루어지는 선문답이나 대화 단절(communication breakdown)이 너무나도 ... 일상화 되어버린 현 정권하에서의 대한민국에 대한 실소였다. 

원하는 답을 내놓고 거기에 맞는 스토리짜기
그에 해당하는 증거 조작 (증거 날조와 증거 인멸)
합리적인 수사나 조사 방법의 고의적 방기

원칙대로 사는 사람 이지매
기득권에 대해 공격한 사람에 대한 가혹한 처벌
공권력을 악용한 부당한 대우

3. 혼탁한 시대 스타일리스트의 투쟁기
난 스타일리스트를 좋아한다. 패션 용어로서가 아니라 본인 삶에 있어서의. 
내가 정의하는 스타일리스트는 절대적인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을 뜻한다. 
일명 상대적인 가치들 혹은 수단적 가치를 가지는 돈, 지위, 권력 등이 아닌 실제적으로 인간사회에 깔려있는 보다 근원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

즉 이 영화를 극적으로만 본다면
혼탁한 시대 스타일리스트의 격렬한 투쟁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타일리스트가 되는 것은 시대에 따라 많은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낭만이 대가를 지불하듯. 
하지만 그 대가가 지불할만한 것이라면, 
즉 많은 돈이 없어도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본주의의 강자들에게 굽신거리거나 그들을 빨아주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누구라도 스타일리스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수단적 가치 이상을 볼 수 있는 지성과 그것에 따라 살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수단적 가치를 추구하는 욕심이 없어야 스타일리스트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스타일리스트들이 이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다. 
노무현이 그랬고 김어준이 그러고 있으며 문재인이 그럴 것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