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이라는거 참 무섭네요. 초등학교때 고작 1년 당했는데 그뒤부터 사람들과 스치기만해도 놀라고
2년전 6개월 당한뒤로는 사람들이 무서워 졌어요..
초등학교때 따돌림도 그리 심하게 당한건 아니었는데..
근데 이게 좀 컷나봐요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다른사람이 제 몸에 살짝 스치기만해도 놀라게 되드라고요.. 또 제가 다른사람을 건드리지도 못하고.. 사람이 살다보면 스킨쉽이 필요할때가 있잖아요 가령 악수할때라든지 그럴때면 손을 내미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어요.. 내손은 깨끗한지, 이 사람이 불퀘하지는 않을지 등... 악수뿐만아니라 가게에서 거스름돈을 줄때 살짝 스칠때도 마찬가지고요. 저도모르게 긴장하게되고.. 더 제가 싫어지는건 가족에게 까지 그런다는거..
2년전에는 6개월도 아니죠 신교대 빼고 이등병은 5개월이니.. 처음 자대왔을때는 당연히 안그랬죠 친절히 알려주고 잘해주었죠.. 근데 제가 뭐든지 느리니까.. 기상후에도 준비태세때도 달리기도 점점 사람들이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지드라고요.
뭐 저도 노력은 했죠 체력이 안되니까 매일같이 연병장 뛰고 기상후에 준비(침구류정리/전투복입기)도 제 동기들과 맞선임이 알려준방법(일단대충하고 아침청소 끝난뒤 제대로하기등) 특별히 다를것도 없었어요.. 그런데도 욕먹고 '너는 니 할일도 안하고 연병장을 뛰냐'(일과끝나고 할건 다 마무리 한 상태), '너는 아침에 대충하냐 제대로하고 아침청소해라' 등 그래서 제대로 하면 또 늦어서 욕먹고 유동성있게 선임 볼때는 제대로 안볼때는 살짝 이렇게해서 빨리 다른 동기들과 속도를 맞추고 싶었지만 제가 어떻게 하는지 감시하더라고요, 그러면 저는 긴장해서 빨리할것도 버벅거리고 여기까지는 그래도 이등병은 그럴수도 있도 있지 하겠는데(그 때는 욕먹으면서 크는게 이등병이었으니까요)
무시하는거... '너는 어차피 느리니까 청소방해하지말고 저리가', '너는 아무것도하지말고 그냥지켜보기나해'. 그러면 또 다른 선임이 '다른사람들 일하는데 너는 뭐하는거냐'고하고 일을 할려고 해도, 못하게되도 뭐라그러고.. 이도저도 못하고 하고싶은데도 못하고 가만히 있으면 욕먹을거 뻔히 아는데
자괴감에 빠져서 자책하고 그 모습을 본 중대원 누군가가 마음의 편지에 썼는데 달라지는건 하나도 없고 저는 면담하면서 다 제잘못이라고 제가 못해서 그런거라고만 했는데 자기들이 지레 짐작해서 더 욕하고
자괴감이 심해지니까 더는 못버티겠드라고요. 군 정신병원을 몇번 왔다갔다하기도하고 일반 정신병원도 다녀보고.. 근데 제가 원인을 말 못하니까 소용없고
그냥 저의 문제로만 남기를 원했는데 부모님과 동생까지 알아버리고
차라리 바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아무것도 몰라서 왜 욕먹는 지조차 모른다면 자책은 안해도 될텐데..
결국 이등병 이후에 다른중대로 가서 그곳에서 생활은 잘했지만.. 이등병때 기억이 사라지지는 않더라구요.
초등학교때와 이등병시절 둘의 공통점은 무기력함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 것 그 미칠듯한 무기력감이 제 몸뚱아리를 완전히 지배해 버려서 이제는 아무것도 못해요.
부모님이나 친척들에게는 다른 공부 하고 싶어서 휴학한다고 했지만 선배들을 보는것도 무서워서 휴학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지만 그곳에 있는 사장, 선임자들이 무서워 하루하고 관두고 일을 배우면서도 내가 이일을 할수 있을까? 욕먹으면 어떻하지? 같은 생각들 뿐이고
이제는 무엇을 해야할지 조차도 갈피를 못잡고 있어요.
예전에는 싹싹하진 못해도 말없이 제가할건 다해서 선배나 어른들이 좋아해 주셨었는데..
따돌림이라는게 구타나 놀림없이 무기력함을 느끼게만 해줘도 성공이에요 지금 무엇을 해도 두렵고, 뭘해도 '내가 할수있을까?'라는 생각만 가득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