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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의 현실.jpg
게시물ID : humordata_9795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hrive
추천 : 4
조회수 : 13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1/25 22:24:11
일본 만화업계에서 일하는 김현태씨 인터뷰
 
 
Q : 직장일 외에 취미 활동하는 건 없는지.
취미야 있었죠, 한국에 있을 때 스윙 댄스를 2년 정도 췄는데  직장에 들어가고 나서는 시간대가 맞지 않아 추러 갈 수 없었죠.  그래서 집에서 건프라를 만들고 있죠.  도색은 안 하고 가조립까지만 하고 있습니다.
 
Q : 바빠지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바빠지는 이유는 간단하죠. 제작비입니다.  돈. 바빠지는 이유는 돈이에요. 애니메이션 제작이 한국에서는 지금 얼마나 단가를  주는지 잘 모르겠는데 일본 단가로 치면은 한편을 만드는데 1200~1500만엔? 적은 것은  1000만 엔도 있어요. 그냥 계산하기 쉽게 예를 들어서 1000만엔이라고 하면 회사에서  20%를 남겨야 하니까 실제작비가 800만엔 입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다 작화에만 쓰는 게  아니에요. 일하고 있는 제작부서 스태프들의 인건비가 들어가요. 이 사람들은 월급쟁이입니다.  제작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 사람들에게 줘야 하는 인건비가 고정으로 늘어나요.  그리고 음향감독에게 돈을 줍니다. 그러면 그 음향감독은 그 돈에서 성우를 구하고  음향팀을 구하죠. 그리고 나머지는 자기 월급하고. 그리고 미술팀과 촬영팀에 돈을 줘요.  기본적으로 나가는 돈이 있습니다. 뭘 해도 이 단가는 변하지 않습니다.  이 단가를 빼면 실질적으로 남는 돈이 얼마 없습니다.
 
보통 기준이 한 화수에 250~300컷이라고 한다면 회사마다 다른데 동화매수를  3,000매 이하 4,000매 이하로 지켜달라고 하는 곳이 있어요. 왜냐면 제작비와 연결되니까요.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작기간을 단축하는 게 필요하죠.  제작을 하다 보면 예산이 오버가 되는 경우도 있어서 처음 제가 일본에 갔을 때는  컷 당 받을 수 있는 돈이 4,500엔이었어요. 하지만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4,300엔, 4,000엔, 3,800엔, 3,500엔… 일본 정부에서 정한 최저 임금이 16만엔 이에요. 4,000엔이라고 했을 때 16만 엔을 벌기 위해서는 40컷을 쳐야 합니다.
 
굉장히 힘든 겁니다. 한 달에 40컷 친다는 것은 하루에 한 컷하고 좀 더 나가야 한다는 거잖아요?  작품이 쉬우면 금방 나갈 수 있는데 선 많고 그림 어려우면 하루에 한 컷 그리기도 힘들어요.  사람들이 일본에서 정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생활을 합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도  최대한 일을 많이 받아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간단하고 빨리 끝낼 수 있는 것을 선호하게 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 시스템이 한국보다는 좋습니다. 딱 까놓고 이야기해서 한국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일본이) 한국보다는 좋아요. 그런데 그 시스템도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에요.  일본 정부가 인정하는 16만 엔도 벌지 못하는, 신인 원화맨이 한 달에 벌어갈 수 있는 금액이  자신들이 동화했을 보다 못 받습니다. 월세를 내야 하는데 월세가 엄청 비싸요. 월급의 반 이상이 월세로 나가요.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먹고 살아야 하는데 여기 저기 작품을 막 받을 수 밖에 없죠. Q : 그러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며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인지.
가장 큰 불만이요? 다요. (웃음) 첫째로 단가.  그런데 그것은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애니메이터가 자신의 노동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일은 고되고 힘들어요. 근데 다들 애니메이션이 좋아서 들어왔는데 정말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본 정부 통계상으로는 절대 빈곤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떼거지로 있고…  일을 좇자니 연애할 시간도 없고, 결혼도 못하고 40, 50 늙어만 가고…  그것을 모두 애니메이션이 좋아서 네가 선택한 거니까 감수하라고 말하는 건 너무나 큰 리스크에요. 난폭하게 말하면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여기에만 매달려라라는 식의 이유.  ‘네가 좋아서 들어왔으니까’는 정말 무책임한 말이에요. 그거 되게 웃기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들어와서 열심히 하는데, 그 사람들은 어렵게 살아가야 되고  삼성, 토요타에 입사해서 좋아하지 않지만 일이니까 하는 사람들은 잘살아요.  이게 바른 거에요?  그건 아니라는 거죠. 가장 불만이라면 그런 거죠… 즉, 같이 일하는 저뿐만이 아닌 동료들,  현장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분명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식의 태도나 사고, 행동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답답하죠.
Q : 일본의 오타쿠에 대해 자세히 알려달라.
일본의 오타쿠는 단순한 스토리를 굉장히 싫어해요. 되게 모순적인데, 단순한 스토리를 되게 싫어하면서 <케이온>은 좋아해요.  <케이온>은 아무 내용도 없고 앉아서 케이크를 사 와서 먹고 수다 떨고 끝나는데 그걸 좋아해요.  그건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하는데 모든 전체의 흐름이 오타쿠를 바라보죠.  시장의 파이는 이미 줄어들었어요. <에반게리온>으로 시작한 애니메이션 붐이 2003년까지  정점을 찍고 2006년에 <스즈미야 하루히>까지 근근히 버티다가 그대로 급감하게 떨어져요.  왜냐면 2, 3년 전에 투자했던 작품들이 2006년 즈음 가서 실패해 버리니까 투자자들이 나오지 않는 거에요.  그러면 새로운 시장의 창출에도 다른 부분을 생각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도 오타쿠만 바라보고 있어요.  자기들은 보편적이고 재밌다고 그래요. 그런데 일반인들은 안 봐요. 아무도 안 봐요.
 
Q : 일본사람들이 실제로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는지.
일본사람들이 애니메이션 많이 볼 것 같죠? 아무도 안 봐요. 정말, 아무도 안 봐요.  그 사람들이 보는 것? <사자에상>, <프리큐어>, <마루코짱>, <코난>  그런 몇몇 작품 이외에는 일반인들이 애니메이션 의식도 안 해요.  제가 세계를 향해서 실패를 하더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고 이야기 하면  많은 사람들이 지브리가 있지 않으냐고 하는데 업계에서는 지브리를 별개로 쳐요.  별개로 치던걸 이런 이야기를 할 때 포함을 시키니까 모순 된 거죠.  <나루토>가 성공하지 않았냐고 하시는데 <나루토>는 외국시장을 위해서 만든 게 아니에요.  철저히 일본인들을 위해서 만든 건데 어쩌다 보니 외국인들도 보고 좋아하게 된 것뿐이에요.  그것을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어처구니 없는 거죠.  무엇을 생각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냈느냐는 걸 봐야 하는데  어쩌다 걸린걸 결과물이다라고 하는 건 잘못된 거죠.
 
그런데 단순히 위원회나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오타쿠를 향해서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은 오타쿠의 잘못이 더 커요.  지금 현재 애니메이션을 이 지경까지 업계가 힘들고 어렵게 만든 것은  그것을 소비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문제도 있어요.  특히 오타쿠들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봐요.  그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돈을 지출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결국 그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것밖에 만들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어 버렸잖아요.  그 부분에서는 굉장히 잘못이 큰 거죠. 왜냐면 요구하거든요.
 
오타쿠들은 정지화면을 해놓고 한컷한컷 돌려봐요.  난 도대체 그게 이해가 안 가는데 작붕을 찾아낸 다음에 인터넷에 막 올려요,  그거 정말 미련한 짓이고 업계를 갉아먹는 짓이에요.  일례로 마츠모토 노리오상이라고 있거든요?  그 사람이 액션신에서는 일본에서도 굉장히 신임을 받고 있는 사람이에요. <나루토> 백삼십몇화를 거의 혼자서 다한 분이거든요?  (그분은) 액션의 과도한 움직임을 극대화하여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작화를 망가뜨려요. 1.jpg
 
(여기서 망가뜨린다는 것은 형태를 변형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 눈에 짧게 보이지만 액션의 파워가 달라지거든요.  <나루토>에서 고개가 꺾여있는 유명한 장면 있잖아요?  그거 일부러 그런 거에요. 그 1콤마가 있느냐 1콤마가 없느냐에 따라서  다음에 나오는 이펙트가 어떻게 달라지는데 그런 것들을 모르고  ‘아 작붕이다!’ 그렇게 올려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세요?  제작위원회 사람들이 그런 것 신경 쓰거든요. 그러면 수정하라고 그래요.  그건 정말 멍청한 짓이에요. 보고 싶어하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  스스로가 업계를 갉아먹고 있는 거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그런 덕질 같은 것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그 사람들 때문에 업계가 힘들어요.
 
그런 오타쿠들만 돈을 쓰게 되는 환경은  알이 먼저나 닭이 먼저냐고 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70년대, 80년대 그리고 90년대, 지금 2000년대 작품들이  어떤 성향의 작품들이 나왔는지를 한번 비교를 해보면 알 수 있어요.  내용의 다양성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많아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줄어들었어요.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어요.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 같은 경우는 처음 나왔을 때  작붕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어요. 그거 원래 그렇게 그린 거거든요.  작붕이 아니에요. 그게 얼마나 자연스러운데요.  그만큼 자유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들이 일본에서도 그렇게 많지가 않은데  작붕이라고 재미없다는 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어요.  다양성을 해치는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에요.
 
Q : <케이온>같은 모에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에캐, 모에 애니메이션쪽, <케이온>같은 경우는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런 작품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나와서도 안되고 좋아해서도 안된다고 봐요.  업계에 손해에요. 다양성을 죽이는 작품이죠.  그런 작품이 있는 것이 있는 게 다양성이라고 하는데 그런 작품이 성공해버리면 경향이 몰려간단 말이죠.  그런데 그런 경향을 몰려가게끔 하는 게 바로 소비자들이에요.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못하고 있는 거에요.  자기네들이 소비함에 있어서 그게 어떻게 산업에 영향을 끼치고  어떻게 자신에게 피드백이 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합리적인 생각이 없이  단순히 내가 좋으니까 그냥 열광하는 거죠. 오죽했으면 편의점과 연계해서 콜라보레이션을 했잖아요?  극히 일부겠지만, 클리어 파일 하나 얻겠다고 몇만엔 어치를 사서 자랑하는걸 보면 뭐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러면 다른 작품도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거든요. 돈이 되니까요.  그렇게 되면 오타쿠들은 일반인들이 자신의 취미를 이해를 못해줘 라고 하는데 자기네들이 그렇게 만든 거에요.  일반인들이 <케이온>이 인기니까 나도 저걸 사고 싶다고 생각하겠어요?  ‘쟤네 뭐야 기분나빠’라고 생각하죠. 정말로 과함은 부족함보다 못한 거에요.
 
Q : 그런 <케이온>의 성공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캐릭터 애니메이션적인 측면에 있어서 <케이온> 같은 경우는 그림이 일단 굉장히 중요해요.  캐릭터+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성격을 굉장히 표현을 잘했어요.  걸음걸이도 5명의 캐릭터가 다 다르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느껴지는 거죠 ‘저런 귀여운 애가 어딘가 있을 것 같아!’ 
Q : 그런 경향이 계속 지속되는가.
드라마보다는 캐릭터중심으로 가고 캐릭터 중심으로 가다 보니까 
결국은 만들어지고 있는 애니메이션 자체가 캐릭터를 선전하기 위한 하나의 20분짜리 CM이 되고 있죠. 
지금 현재 경향이 그렇게 변했고 그것은 계속 지속될 거에요. 
현재 투자가 안 들어오고 업계가 어렵다 보니까 더 그런 쪽으로 치우쳐질 가능성이 있죠. 
일반인들이 소비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나오지 않다 보니까 쉽게 풀리지는 않을 거에요.
 
Q : 그런데 최근 나오는 일본 TV애니메이션 시리즈가 1쿨 위주로만 제작되고 있는 것 같다.
결국에는 제작비 탓입니다. 1쿨로 만들 수 없는 환경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보는 사람이 다 그렇게 만든 거에요. 이게 성공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데 애니메이션 한편 만드는데 
1200~1500만 엔이라고 했죠? 그걸로 20분밖에 못 만들어요.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1500만 엔의 제작비를 쓰는 것보다 한 시간짜리 버라이어티를 더 싸게 만들 수 있어요. 
시청률도 잡을 수 있고요. 방송사에서 애니메이션을 왜 하겠어요. 
방송사에서 애니메이션을 할 이유가 없는 거에요. 
아까운 방송시간을 써가며 보여줘야 할 이유가 없는 거죠. 그래서 방송사는 요즘 투자 안 해요.
근데 권리는 제일 많이 갖고 있죠. 배급사의 역할을 하니까. 
그러다 보니까 애니메이션이 전부 새벽으로 밀리는 거에요. 
새벽 1시에 하는데 일반인이 어떻게 봐요.
 
Q : DVD 판매수익이 중요할 것 같은데.
보통 10,000장 이상 팔려야 본전치기한다고 해요. 
거기서부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하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10,000장 넘은 작품이 
몇 개나 있을까요? 그렇게 많지가 않아요. 
<Tiger&Bunny>가 4~5만장 팔렸다고 하는 것 같은데 
문제는 <Tiger&Bunny>같은 경우는 5만장 팔았어도 그만큼의 돈을 썼기 때문에 
그 정도가 손익분기가 됩니다. 그렇게 노력을 해서 만들지만, 돈은 못 벌어요. 
그러면 남은 게 팬시사업 이에요.
 
같은 팬시사업인데 월트디즈니는 팬시사업이 돼요. 
어딜 가던 미키마우스가 있고 장난감부터 시작해서 다 있어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그런 캐릭터 있어요? 캐릭터사업이라고 하면서도 그 캐릭터를 
마케팅 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에요. 결국 한다는 게 피규어 만들거나 
콜라사면 클리어파일 넣어주는 수준밖에 안 되는 거에요. 
근데 그나마 캐릭터애니메이션이니까 거기까지 가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이라도 해보지 그게 아니면 DVD 만들고 안 팔리면 끝입니다. 
그러니까 캐릭터 애니메이션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죠.
 
Q : 2011년에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중에 인상 깊게 본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
오히려 저는 업계에 있다 보니까 애니메이션을 많이 못 봤어요. 
(올해 화재가 된 작품이)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라던지 <Tiger & Bunny> 같은게 있는데… 
보긴 봐야죠. 왜 성공했는지 나름대로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봐야 되는데 시간도 없고요.
일단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웃음)
 
 
 
 
두줄요약 : 오덕들은 애니매이션 발전에 큰 도움 안됨
 
               일본애니 일반인들은 아무도 안 봄. 정말, 아무도 안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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