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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
홀아비 아닌
홀아비들이
아내와 자식을
남의 나라에 빼앗기고
구내식당에 모여,
삼천오백원짜리
저녁밥을 먹는다
오늘은
반찬 하나가
일찍 떨어져,
돈을 받지 않는다고
공짜 밥이라고
허허허, 하고
낮게 웃는다
밥 냄새에
그리운 얼굴들
넘어오기 전에
얼른 밥 한 숟갈
목구멍에
밀어 넣는다
소리 내면 깨어지는
경건한 의식 치르듯
홀아비들의 식사는
말이 없다
이 말이
저 말 끌어오고
저 말이
남의 나라에 빼앗긴
아내와 자식 생각 끌어올까
말 없는
홀아비들이
모여 밥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