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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2446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외롭다Ω
추천 : 0
조회수 : 378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12/03 17:56:54
방세 내야한다. 방세 내고 세금 내면 카드에 만사천원 남는다.
20일에 아르바이트비 나오니까, 이주일 가량을 그걸로 버텨야한다.
예전에는 하루종일 책만 붙잡고 있어도 시간이 잘 갔는데,
요새는 책을 읽어도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읽으면 위로가 되는 책을 쓰고 싶었는데.
그런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글을 써보려고 한글을 켜는데, 몇 줄을 쓰는 것도 힘들다.
벌써 내 나이 스물셋이다. 딴 친구들은 취직하고 자리 잡는데, 나는 남은 학기가 3학기다.
자격증도 없고, 면허도 없고, 예쁘지도 않다.
왜 열심히 안 살았을까. 나이도 고것밖에 안 된 애가 참 주책이다 싶겠다.
지금이라도 당장 나가서 일자리를 구하고 열심히 살아가야지, 
고작 그거 힘들다고 신세타령이냐 싶겠다.
그런데, 의지할 친구 하나 없는 게 힘들다. 
힘들다고, 술사달라고, 맛있는 커피 한 잔 같이 마시러 가자고 말을 꺼낼 친구가 없다.
남자친구가 있다. 그 사람은 지금 그 사람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다.
짐이 되기 싫다. 방세 어떻게든 도움되줄께...울지마...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이런 말을 항상
하는 남자친구다. 혼자여서 밥 못 먹고 안 차려먹는 거 알고 한 박스 가득히 먹을 거 사서 들고 오는
착한 남자친구다. 나 가진 거 없는데, 자기 자리 잡을 때 수저만 한 번 들고 오라하는 착한 남자친구다.
나보다 작고 예쁘고 착한 여자친구 만났으면 좋겠는데,
내 살기 바빠서 데이트도 여행도 제대로 못 가주는 나 같은 여자친구를 만나준다.
그렇게 잘생기고 착하면서, 내 곁에 있어준다.
오빠에게서...버림 받고 싶지 않다.
그런데 지금 내가 너무 못나서 버림 받을 것 같다. 
매일매일 보고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집밖으로 나가는 게 무섭다. 사람들의 눈초리가 무섭다. 먹고살아야한다. 근데 무얼해서 먹고사아야할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몰라서 차라리 죽고싶다.
엄마도아빠도 편찮으시다. 아프다. 미안하다. 항상 대못만 박아드렸다. 
내 앞가림도 못해서 걱정해드리기 싫은데 계속 걱정시켜드린다. 보고싶다. 엄마아빠가 너무 보고싶다.
엄마가 해주는 된장찌개 먹고 싶다. 우리집 강아지 보고싶다.
내가 지금 뭐하고 싶은건지, 무얼 해야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스물넷인데.
이해심 깊고 사려심 깊은 사람인척 연기란 연기는 다했는데,
정작 나는 내 앞가림조차 못 하는 바보천치다.
나 힘내서 살아가고 싶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면서 살고 싶다.
나, 언젠가 좋은 글 쓸 수 있을까? 
오빠와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엄마아빠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있을까?
누군가 진정한 친구가 내 곁에 생길까?
항상 세상은 반짝반짝하고 예쁜 것이었는데,
이제는 한발짝도 나서기 두려운 곳이 되고 말았다.
내 반짝이던 시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죄송해요. 속내 터놓을 데가 여기 밖에 없어서 주절거려봤어요.
좀 무섭고 답답해서 아무렇게나 말해봤어요. 
심기불편하셨다면 죄송해요.
딱 한가지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힘내라고, 잘 되라고, 한 마디만 해주시면 안될까요?
저녁시간에 죄송해요.
나이 먹고 덜 자라서 주절거렸어요. 
위로 한 마디만, 부탁드려요. 
그리고,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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