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랑 재야가 왜 그렇게 사이가 안 좋은지 여기서 딱 알거 같아요...ㅠㅠ
서로에 대해 도를 넘어선 비하와 조롱가 너무나 많아보여서, 서로를 가장 기분 상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조심스럽게 양측 분들에게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재야분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학계분들을 친일파라고 비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이 마치 악의 축인양 이야기 식근론자를 욕으로 쓰고 계신데, 식민지 시기를 통해 근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 근대화가 조선인들을 위한 선량한 마음으로 일제가 한 것은 아니고, 근대화를 시켜줬다고 해서 그들이 했던 악행이 정당화되지는 않는 것이죠.
전문적으로 학문을 하는 사람은 사실과 가치를 구분하여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사실을 얘기하는 것에 대해 가치적으로 틀렸다며 욕을 한다면 얼마나 당혹스럽겠습니까.
제가 보기에 현재 학계의 흐름은 포스트모더니즘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절대 민족반역자나 친일파가 아닙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근대의 야만적 산물인 식민사학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민족주의 또한 반식민사학적 식민사학이라고 생각하여 비판하는 것입니다.
학계분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재야분들을 저열하게 취급하지 말아야하고, 자신의 이야기가 정설이라고만 말하지말고 근거를 자세하게 제시하셔야한다는 것입니다.
재야학자들을 저열하게 여기는 것은 제가 전공자로서 직접 느끼고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본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말투에 다 드러납니다. 상대가 자기를 무시하는게 느껴지는데 기분 상하지 않을 사람이 있나요... 아무리 상대측에서 내 의견을 이해해주지 않는거 같더라도, 학자로서 감정적으로 분노하고 조롱하기보다는 이성으로 차분하게 이야기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논문쓰고 발표하고 토론할 때에는 이런 분위기 한 번도 본 적 없습니다. 상대가 달라졌다고 태도도 달리 하는 것은 무례입니다.
또 자신들은 어떠한 사실이 정설이라고 생각하고 당연시 여길지 몰라도, 우리들만의 정설일 수도 있고 상대방에게는 정설이라는 것이 믿을 수 없는 정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학계 정설이다.'라는 한마디로 끝내려 하지 마시고, 그것이 왜 정설로 인정받게 되었는지 그 근거와 합의과정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을 해주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저 같이 부족한 사람이 훈계를 해서 불편하실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도 틀린 점이 있겠지요. 지적은 달게 받겠습니다.
요즘 들어서 역사라는게 참 전쟁같은 학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우리 역사학의 발전을 위해서, 적어도 오유 역사게시판에서는 상대를 존중하는 건전한 토론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