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부산에서 일어난 남자 고교생 실종사건의 여파로 완도 빠찌선이나 인신매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올라오네요. 이것과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원양어선이나 일반어선의 케이스도 참 무시무시합니다. 예전에 노동청에서 상담일을 하고 있을 때 어선에 탔던 선원이 선주에게 임금을 못 받았다며 술에 취해 노동청에 온 적이 있었죠. 그런데 이 사람은 돈을 받고 못 받고를 의논하기 위해 온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신변에 위협을 느껴 신고를 하러 온 것입니다. 어떤 일이었냐면, 이 선원이 선주에게 임금을 달라고 요청하자 선주가 '너 이 xx, 내가 너 바다에 끌고 나가 묶어서 던지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릴 수 있다' 라고 협박을 했고, 선원은 술에 취해, 선주가 노동청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나가면 나 잡아서 배에 태워서 죽여버린다고 한다며 살려달라고 온 겁니다. 그래서 결국 근처의 경찰서까지 직원들이 붙어서 택시로 모셔다 드린 적이 있었죠. 노동청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살해협박이니 경찰에 신고를 해서 보호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서요. 비슷한 다른 일로는 원양어선의 일입니다. 다큐멘터리 제작 관련으로 원양어선에 대한 기획을 준비중이었습니다. 뭐, 원양어선의 비리를 밝히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원양어선을 탄 사람들에 대해 어선에 동승해 같이 관찰하는 일종의 휴먼 다큐 스타일이죠. 이 소재를 컨택하기 위해서 제법 규모가 크다는 원양어선 회사에 연락을 해서, 방송국이라고 하는 순간 돌아오는 첫 마디가 '아 요새 우리 회사에선 사람 죽고 그런 일 절대 안 생깁니다' 원양어선을 타는 선원분들, 좀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험하게 사신 분들이 많고 게다가 폐쇄된 배에서 짧아도 3개월, 길게는 반년에서 1년까지 그 생활을 하다보면 절로 과격해지기 마련이죠. 그러다보니 살인이나 상해 사건도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처리는 언제나 바다에 풍덩이죠. 그리고 나중에 사인은 작업도중 바다에 실족사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저 기획은 회사측에 열심히 설명했지만, '너무나 위험하다. 카메라 들이대다 살해당할 수도 있다' 라는 회사측의 거절에 결국 실패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치안이 좋은 나라라고 해도, 아직 이렇게 보면 참 험한 곳이긴 하더군요.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