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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2450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천원Ω
추천 : 1
조회수 : 46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12/04 17:19:13
이틀동안 쫄쫄 굶으면서 알바 자리를 찾아 다녔습니다.
몸은 돼지처럼 쪄 있고 얼굴은 비할데 없이 못생겼고
차림새는 노숙자처럼 바랜 차림새라 알바로 잘 안 뽑아주더군요.
그러다가 오늘 드디어 피시방 알바 자리를 얻게되었습니다.
시급 4000원입니다. 식대는 없습니다.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오후 9시에 퇴근합니다.
일주일 중에 토요일만 쉴수 있습니다.
구정, 신정 때 고향에 내려 갈 수 없습니다.
6개월 동안 근무해야됩니다.
그래도 기뻤습니다.
굶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서 횡설수설 면접을 봤지만 그래도 자리를 얻었다는게 기뻤습니다.
너무 기뻐서, 10일 정도 쯤 굶고 나서 써야지, 하고 아껴 놨던 돈들이 들은 카드를 그었습니다.
그렇게 먹고 싶던 한 줄 김밥이랑 소세지 몇개가 사천원 하더군요.
그것들을 사서 길 거리에서 정신 없이 입에다가 쑤셔 넣었습니다.
너무 맛있더라구요.
가다가 붕어빵이 보였습니다.
아직 김밥도 채 다 먹지도 않았는데 천원을 대뜸 꺼내서 그것들을 샀습니다.
입에다가 쑤셔 넣는데, 너무너무너무 맛있더라구요.
그 붕어빵 진짜 맛 없는거였거든요. 저번에 사 먹었을 땐 진짜 맛 없는거였거든요.
근데 오늘은 너무 맛있더라구요.
입에 정신 나간 것처럼 쑤셔 넣으면서 정신나간 것처럼 울면서 길을 걸었습니다.
이게 이렇게 맛있는거였구나, 하면서.
이틀 동안 못 먹었던 위가 못 받아 들인걸까, 집에 와서 모조리 올려 버렸습니다.
올린 토가 아까워서 변기 물을 내리지 못한 적은 처음입니다.
한동안 그 냄새 나고 더러운 토사물을 보다가, 그래도 저걸 주워서 다시 마실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냥 변기 물을 내려 버렸습니다.
여튼 그래요, 네, 드디어 알바 자리 얻었구..
오늘 이틀만에 제대로된 식사를 했습니다.(다 올려 버렸지만.)
축하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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