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400억원 수익을 올렸다고 알려져 '청년버핏'이란 별명까지 붙었던 박철상(33·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씨가 실제로 번 돈은 14억원 정도라고 고백했다.
박씨는 8일 매경이코노미 인터뷰에서 "400억원 자산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그간 관련 질문을 피하고 이를 바로잡지 않았던 것은 제 불찰"이라며 "기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점점 액수를 키워나가다 보니 일이 커졌고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거짓이 탄로 날까 항상 불안했고 미리 바로잡지 못했던 걸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박씨가 갑작스럽게 이같은 고백을 한 데에는 유명 주식투자가 신준경(44)씨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신씨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실제로 400억원대 자산을 주식으로 벌었다면 직접 계좌를 보게 해 달라"며 "단지 의구심에 확인해보고 싶을 뿐이다. 400억 자산이 맞는다면 내가 현금 1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이해가 안 가는 수익률과 수익"이라면서 박씨의 자산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씨는 5일 페이스북에 "엊그제부터 수익계좌를 보여 달라고 아이처럼 떼를 쓰는 사람이 있는데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국세청에서 '아름다운 납세자상'을, 행정자치부에서는 '국민포상' 수상을 제의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세금을 비롯한 모든 신원조회, 지원사업과 기부 활동에 대한 공적 심사를 이미 마쳤다는 것이다.
사진=신경준씨 페이스북그러나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박씨는 결국 신씨를 만났다. 이후 박씨는 "오늘 신준경씨를 만났다"며 "그 내용은 곧 남기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신씨 역시 박씨를 만난 사실을 알리며 "400억원이 아니라 몇 억원 벌었고 기부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박씨 이름으로 한 것"이라며 여태까지 자신이 제기해온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암시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실을 밝히기로 결심한 듯하다.
박씨는 "2003년 대학 입학 후부터 종잣돈 1000만~200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며 "10여년 전 일이라 정확한 규모는 기억나지 않지만 현재의 투자원금은 5억원가량 된다"고 설명했다. 또 2015년 투자를 그만뒀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자꾸만 개인적으로 운용을 부탁하는 사람이 늘어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홍콩 자산운용사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다는 이력 역시 사실이 아니라며 사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