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er.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는 전기를 사용하는데,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회로에는 저항이 있기 때문에 전류가 흐를 때 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열은 특히 CPU처럼 소자를 고도로 집적시킨 IC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 열이 일정 수준을 넘게 되면 기기 작동에 문제가 생기다가 최후에는 자체 보호를 위한 셧다운이 실시됩니다. 셧다운이 되기 전에도 자체 쓰로틀링(throttling)을 걸어 클럭을 낮추기도 합니다. 과열에 대한 보호기능이 없는 경우 부품이 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전자기기들의 과열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온도를 낮추는 시스템을 쿨링 시스템이라 하고, 이러한 장치들을 쿨러라고 합니다.
▲ 오버클럭에 따른 쿨링 부족으로 보이는 전원부가 타 버린 메인보드 사진
▲ 쿨링이 필요한 주요 하드웨어
컴퓨터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하드웨어는 쿨링이 필요합니다. CPU ,그래픽카드, 파워처럼 발열이 심해 별도의 쿨링팬이 구동하지 않으면 아예 구동되지 않은 부품부터 메인보드, 메모리, HDD처럼 발열이 크지 않아 방열판정도와 약간의 공기 순환만으로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부속품 등 대부분의 하드웨어가 쿨링이 필요합니다.
개인용 컴퓨터의 수요가 매우 크고 다양해지면서 시스템 쿨러를 만드는 회사들도 늘어나다보니 쿨러라는 명사를 흔히 시스템 쿨러와 동일시하여 부르고 있습니다. 학술적 의미와는 다르게 실제 PC분야에서 상업적으로 시스템 쿨러라는 말은 쿨링팬만을 의미합니다. 대다수의 커뮤니티에서 시스템 쿨러라는 단어보단 쿨러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편이죠.
쿨러에는 가장 대중적으로 공랭식(히트싱크만을 이용한 패시브쿨링과 쿨링팬까지 이용한 액티브쿨링)이 있으며 조금 더 강한 쿨링을 원하는 사람들은 수랭식을 이용합니다. 그보다 더 나가면 드라이아이스, 액체질소 을 이용하여 상온이하까지 쿨링을 하는 등 생각보다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또 이런 시스템 쿨러를 보조하는 악세서리들 또한 그 종류가 다양하죠.
쿨링 종류 - 패시브 쿨링
보통 어떤 부위에 직접적인 쿨링솔루션을 사용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쿨링을 하는 방법입니다. 국소적으로 패시브 쿨링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무팬쿨링처럼 전 시스템에 팬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소적 부위의 패시브 쿨링은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HP의 마이크로 서버나 아톰(Atom) 시스템의 경우 CPU쿨링에 자주 사용되죠. 국소적 패시브 쿨링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컴퓨터 부품은 메인보드 칩셋일 겁니다.
▲ 잘만 FX100 무소음
무팬 쿨링은 팬을 사용하지 않고 방열판만을 이용한 쿨링 방식입니다. 무팬은 보통 좁은 의미에서 공랭 패시브 방식만을 지칭합니다. 따라서 유랭 방식에서 펌프랑 라디에이터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좀더 넓은 분류인 패시브 쿨링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처리가능한 열량에 제한이 많이 따르며, 허용치 이내라도 팬 없이 방열판만 사용된 경우 장기적으로 볼 때 냉납현상(어중간한 열로 땜납의 성질이 변하거나 열로 인한 피로가 누적되어 납땜에 금이 가거나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편입니다. 일정 TDP를 넘어가는 부품들은 히트싱크 만으로 쿨링을 하는건 좋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오버클럭 같은 것은 돈이 많거나 외계인이라도 잡아먹지 않는 한 금기사항이며, 주변의 공기가 원만하게 순환되어야 하므로 부품 개조나 추가 역시 금기사항입니다.
다만 무소음이란 장점이 있기 때문에 HTPC 유저들은 수랭 또는 무팬 시스템을 선호하는 편이죠. FSP와 시소닉 같은 메이저 파워 서플라이 제조사는 아예 히트싱크만 달린 무팬 파워를 출시해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시스템 전체에 팬을 사용하지 않은 무소음 PC는 많은 쿨링덕후의 꿈이지만, 상당한 저전력, 저발열 시스템에 오픈 케이스나 준 오픈케이스여야합니다. 팬이 하나도 없으면 쿨링 성능이 가뜩이나 저하되어있는데, 일반적인 케이스에 팬을 다 떼낸채로 사용하게될경우엔 케이스 내부에 뜨거운 공기가 차게돼서 케이스 내부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더욱 쿨링 성능이 저하돼서 무소음용 부품들로 구성했더라도 끝끝내는 온도를 못 견디고 셧다운됩니다. 사실 팬이 하나도 없는 무팬 시스템은 헤비 오버클럭만큼 익스트림한 시스템이죠.
히트파이프는 현재 쿨링 시스템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히트파이프의 의의는 '히트파이프가 있어서 열원에서 많이 멀어진 방열핀에도 열이 전달 될 수 있게 되어 쿨러 덩치를 키울 수 있게 되었다.' 는 것에 있을 것입니다.
히트파이프는 금속 파이프와 내부에 채우는 냉매로 이루어지는데, 작동 온도에 따라 냉매(일반적으로 물)가 결정되며 이 냉매에 따라 냉매와 반응하지 않는 금속(일반적으로 구리)을 선택하여 파이프를 만듭니다.
쿨링 종류 - 액티브 쿨링
공랭
▲ 인텔과 AMD의 번들쿨러. 오버클럭을 안하고 평범하게 사용하기엔 그리 나쁜 쿨러는 아닙니다. 번들 쿨러를 만드는 제조사는 니덱, 산요덴키, 델타, 폭스콘 등이 있습니다.
바람을 이용하여 장치에서 발생된 열을 강제로 식히는 방식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컴퓨터가 팬을 돌려서 액티브 쿨링으로 냉각을 하고 있죠.
히트싱크위에 쿨링 팬만 붙여두면 되는 등 작으면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다른 방식보다 소음이 크며 시간에 지남에 따라 히트싱크와 팬에 먼지가 끼면서 냉각 효율이 점점 떨어지므로 주기적으로 먼지를 제거해 주어야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쿨링 팬을 고정하는건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그냥 돌려서 꾹 누르면 되는 푸시핀 방식과 백 플레이트를 메인보드 뒤에 끼우고 쿨링 팬을 백 플레이트에 나사로 조이는 방식이 있습니다. 푸시핀 방식의 경우 값이 좀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빼고 끼우고 할 때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핀이 쉽게 부러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푸시핀이 부러지는 경우 하나만 부러졌다면 나머지 세 개로 어찌 잘 고정시킬 수도 있지만 두 개 이상 부러졌다면 답이 없습니다.
이 방식을 사용할 때는 케이스 자체의 통풍성이 확보되어야 할 뿐 아니라, 케이스 주변에 바람이 통할 수 있는 공간을 반드시 마련하여야 합니다. 이 쿨링 시스템의 경우 공기로 냉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무리 강력한 쿨링팬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외부에서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냉각이 안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시스템 전체의 온도가 올라가는 막장이 벌어지기 때문이죠. 덤으로 쿨링팬 수명도 악화되므로 컴퓨터 설치시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공랭 중에서 일정 수준 이상인 제품은 크고 아름다운 탑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이 쿨러에도 히트 파이프가 적용되어 있죠. 다만 이러한 제품군의 경우 케이스가 작다면 뚜껑이 닫히지 않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쿨러 구입 전에 케이스 규격부터 잘 살펴봐야 합니다.
▲ CORSAIR DOMINATOR AIRFLOW PLATINUM LED FAN
램에도 쿨러가 있습니다. 이런 물건은 일반적인 용도로는 쓸 일이 없고, 방열판이 달린 램을 오버해서 쓰는 사람들이 달아놓곤 합니다.
그래픽 카드 중에는 이렇게 레퍼런스 제품에 팬이 아닌, 터빈에 가까운 모양새의 쿨러가 달려있는 경우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것은 블로우 팬으로, 바깥으로부터 빨아들인 공기를 시스템 내부의 통로로 쏘아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점이라면 적은 면적에 많은 공기를 돌릴 수 있어서 칩 뿐만 아니라 전원부 부품의 냉각에도 꽤 도움이 된다는 점이지만 단점이라면 게임 등으로 풀가동시키면 천원돌파해 버리는 소음과 배기 통로가 잘못 만들어져 있으면 열을 제대로 못 잡게 된다는 것이죠.
수냉
열을 전달하는 매질이 물인 방식. 펌프를 이용해 냉각수를 순환시켜 장치에서 발생한 열을 이동시킨 다음 외부에서 냉각합니다.
공랭식보다 효율이 좋고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이 있지만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설치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설치 후에 부품교체를 할 때마다 냉각시설을 차단 및 분해하고 다시 재조립하는 과정이 들어가니 유지보수도 번거로죠. 덤으로 펌프를 사용해서 고압의 액체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하면 누수현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수랭에서 주로 쓰이는 냉각수는 비전도성 냉각수(증류수+첨가물)를 사서 사용하거나 아니면 증류수에 살균제와 부식방지제와 색소 등을 추가하여 만듭니다. 증류수에는 전기가 잘 통하지 않기때문에 일반적으로 회로에 떨어져도 회로쇼트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보통이죠.
굉장히 복잡해 왜 수냉을 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유저들도 있는데, 물은 히트파이프의 냉매와 같이 열을 전달하는 매질일 뿐이지만 물이 공기보다 밀도가 더 커 더 많은 열을 저장할 수 있고 열전도율도 공기보다 커 열교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비열이 커 온도도 늦게 상승해서 열전달 매질로서 더 적합합니다. 공랭쿨러는 아무리 히트파이프를 많이 꽂더라도 열원에서 멀어질 수록, 그러니까 히트파이프의 끝쪽 방열핀일 수록 열을 전달 받지 못하는데 반해 수냉은 3~4미터 혹은 더 멀리 수로를 늘리거나 라디에이터를 엄청나게 큰걸 써도 열을 전달하는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사실 그딴거 보다 이쁘잖아요 솔직히 수냉하는 사람 말해봐요 쿨링성능 때문에 시작했나요 간지나서 감성으로 질렀나요
완제품으로 나오는 일체형 수냉은 복잡한 것 없이 바로 사용 할 수 있지만 동가격의 공랭쿨러와 성능이 비슷하거나 밀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일체형 수냉쿨러의 경우 대형 공랭 쿨러에 비해 벤치마크 결과가 그리 좋은 편도 아니고 방열면적도 적고 Fin Per inch도 높아 RPM이 높은 팬을 사용해야 해 소음대비 효율도 떨어지는 편이죠. 그러니까 수냉은 감성이라니까요
유랭
본체를 통째로 비전해성을 가진 유동식 파라핀 같은 기름에 담가서 냉각하는 방식입니다. 본체가 들어갈 만한 수조에 본체를 넣고 기름을 부으면 끝.
자체적으로 대류를 하며 외부와 접촉할 때 냉각이 되기 때문에 수조 자체가 거대한 히트싱크 역할을 하므로 따로 팬이나 펌프를 달 필요가 없으며 거의 모든 시스템 소음이 차단되어 사실상 무소음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수냉과 달리 파워까지 모두 기름에 담겨 있고, 미세한 전기음까지 액체 속에 있기 때문에 모두 차단되기 때문이죠. 또한 컴퓨터가 외부 공기, 먼지와 접촉할 일이 아예 없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청소도 필요없습니다.
단점도 만만찮은데, 우선 다른 방식보다 초기 설치비와 노력이 훨씬 많이 필요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담그면 이후 USB나 LAN, AUDIO 케이블 연결 등이 매우 힘들어집니다. 물론 유지보수때마다 기름을 제거하는등의 작업이 추가되므로 애로사항이 꽃피죠.
특히 HDD를 사용할 경우는 기름에 담그면서 플래터 회전 등에서 생기는 기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존재하는 숨구멍이 막히는 영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요즘은 헬륨 충전 HDD가 있어서 숨구멍이 없는 하드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HDD를 사용하지 않고 SSD를 사용하거나 그냥 HDD만 밖으로 빼서 쓰면 됩니다. 하드드라이브는 냉각이 크게 필요한 부품이 아니기때문에 그냥 밖에 꺼내놓으면 사용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다만 자체적인 공진음을 못잡아서 유랭의 사용이유인 무소음을 달성하기 힘들다는 문제점이 있죠.
엄밀하게 기름은 히트싱크 역할을 하지 않으므로 부수적인 냉각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큰 결점입니다. 기름이 열을 식혀주는데 이로 인해 온도가 올라간 기름을 식혀 줄 수단이 없다는 거죠. 이는 유랭의 단점중 하나로 이어집니다. 라디에이터를 달지 않으면 결국 방열 능력이 한참 부족해서 오래쓰거나 발열이 좀 심한 시스템에선 순식간에 기름 온도가 하늘을 찌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라디에이터를 달자니 결국 여기에 팬을 달아 식혀줘야하니, 팬이 만드는 소음으로 인해 무소음이라는 장점이 의미가 퇴색되어 버립니다. 또한 쿨링성능만으로 따지면 수랭보다도 성능이 떨어지기때문에 이도저도 못하게 되어버립니다.
액체질소
컴퓨터 냉각 방식 중 가장 극단적인 방식입니다. 극단적인 오버클럭을 할 때 공랭식은 고사하고 수냉식이나 유랭식조차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엄청난 발열을 감당할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때문에 액체질소를 이용해서 냉각을 하는 방식을 쓰는 것이죠. 액체질소라는 물건이 애초에 평범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니며, 일단 기화하면 추가적으로 액체질소를 부어줘야하므로 소모성이므로 오버클럭 대회와 같이 극오버가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됩니다.
여담
애플의 전 CEO인 故 스티브 잡스가 매우 싫어하는 것으로, 과거에는 이걸 없앴다가 모델 하나(애플 3) 절딴낸 적도 있습니다.
아직도 무쿨러의 꿈을 버리지는 못했는지 맥의 쿨러는 rpm이 굉장히 낮게 잡혀있고 덕분에 발열은 수준급이죠. 아예 맥북 쿨러의 rpm을 조절하기 위해 시스템 환경설정에 별도의 설정메뉴를 띄워주는 서드파티 애드온이 있을 정도. 발열에 가장 민감한 맥북은 재질을 플라스틱에서 열 전도도가 끝장나게 좋은 알루미늄으로 바꾸면서까지 낮은 rpm과 저소음의 쿨러를 실현했습니다.
사실 쿨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써멀구리스(써멀 컴파운드) 이야기도 해야했지만 귀찮네요 ㄷㄷ
다음주에 해야지
피드백 반영하여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