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올림픽 16번째 우승 日·스위스 등 강국 제쳤지만 나라도 사회도 관심 없어 열흘 전, 스포트라이트도 받지 못하고 조용히 출국했던 한국의 젊은 기능인들이 또다시 세계를 제패했다. 30년 된 실습 시설이 아직 남아 있는 열악한 환경, 이공계 기피와 기술자 냉대 속에서도 '엘리트 기능인'들의 저력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었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6일(현지 시각) 폐막한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5개를 획득, 2위 스위스(금7)와 3위 일본(금6) 등 기술 선진국들을 큰 격차로 제쳤다. 한국은 1967년 16회 스페인 대회를 시작으로 모두 25차례 출전해 16번째 패권을 거머쥐며 '기능 강국'의 면모를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켰다. 예년과 달리 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유럽 선진국들이 대대적으로 지원하며 '한국 타도'를 외쳤지만 정상을 지켜낸 것이다. 역대 우승횟수에서 우리는 2위 일본(6회), 3위 스위스(3회)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선진국들도 다시 관심을 쏟기 시작하는 기능올림픽에서 찬란한 금자탑을 쌓고 있지만, 사실 국내의 관심은 거의 전무했다. 지난달 13일 서울 마포구 산업인력공단 대강당에서 열린 기능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은 썰렁하기만 했다. 1970년대 대통령과 총리가 번갈아 기능올림픽 선수단을 환송하던 시절과는 전혀 달랐다. 이번 대회 귀금속 공예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윤태식(20)씨는 본지 통화에서 "국민들이 하계 올림픽 등 스포츠에는 관심이 높지만 기능올림픽은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로부터 홀대받고 정부 지원에서 푸대접받는 국내 기능인의 현실을 보면 기능올림픽 16회 우승은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최상위 소수의 '기능 엘리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산업 현장의 기능인력 저변(底邊)은 갈수록 좁아져 가기 때문이다. 세계 일류 수준의 기능이 국가 성장 동력으로 흡수되지 못한 채 대외적 자랑거리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능 현장의 현실을 보면 기능올림픽 우승에 걸맞지 않게 초라하기만 하다. 전문계 고교 졸업자의 70%는 기능인의 삶이 아닌 대학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공고의 실습 기자재는 1970년대에 머물러 있고(유재섭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매년 전국기능대회 출전 학생들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하루 식대(食代)는 7000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가 '기능 강국'일지는 몰라도 '기능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멀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나마 기능올림픽 대표선수의 경우엔 국가적 지원이 이뤄지면서 우수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기능올림픽 입상자들은 병역 특례와 연금·포상금 지원 등도 받는다. 대회가 열리기 전 산업인력공단이 6개월간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현대중공업·삼성전자 등 몇몇 대기업들도 자체적으로 기능올림픽 선수들에 대해 체계적인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산업화에 국운을 걸었던 1970년대만 해도 기능인 양성은 최우선의 국가적 관심사항이었다. 당시 기능올림픽 선수단은 출국 전 대통령이나 총리로부터 격려를 받았고, 우승자들은 귀국 후 서울 대로변을 카퍼레이드로 누볐다. 전국기능경기대회나 훈련장소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해 격려하는 일도 있었다. 기능대회뿐 아니라 정밀가공·정밀측정 등 각종 기능 자격증 취득자들은 국가로부터 병역 특례, 수업료 면제, 장학금 지급 등 파격적 혜택을 받았다. 덕분에 당시 정부가 각 도(道)에 하나씩 설립한 기계공고에 들어가려면 도 전체에서 성적 상위 3% 이내에 들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서양렬 산업인력공단 기능경기팀 차장은 "1980년대초까지만 해도 기계공고를 나오면 굴지의 대기업 등에서 서로 끌어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기능인 양성에 국가적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능인이 우대받지 못하고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면 첨단 하이테크 분야가 아무리 뛰어나도 안된다"며 "중국 등지로 미숙련 제조업종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초숙련 기능인력을 양성하지 않으면 국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40회 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총 45개 종목 중 40개 종목에 출전, 이 가운데 35개에서 입상하는 고른 기량을 선보였다. 자동차 차체수리금형, 통합제조 등 우리의 전통적 강세종목에서 1위를 지켰고, 요리(박성훈)와 타일(김정구) 종목에선 대회 참가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공업전자기기(허영환) 종목은 1979년 대회 이후 30년 공백 끝에 정상을 재탈환했다. 최현묵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네이트뉴스 ----------------------- 뉴스에 달린 리플중 발췌 - 외국은 기능인이 장인이 되어 그야말로 그 분야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지만 우리나라의 기능인은 공부못하니 그거라도 하는 사람으로 취급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