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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가는 건 순서 없다고
게시물ID : readers_245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메리제인왓슨
추천 : 6
조회수 : 70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3/26 04: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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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가는 건 순서 없다고

가는 건 순서 없다고
내 죽는 날을 상상해 보았다
모르긴 몰라도 붐비진 않을 것이다
천연 겁쟁이라 내 사람을 만들질 못했으니
그나마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는 하얀 안개가 두터워서
육개장 한 그릇도 채 못 비우고
못내 겨워 자리를 뜰 테지

가는 건 순서 없다고
내 눕는 자리를 상상해 보았다
모르긴 몰라도 내가 몸 뉘일 곳은
입방 삼십 센티미터 아무개 납골당 1열 3단
발 한 번 쭉 피지도 못하겠지만
까치발 들어도 눈길 딛기 어려운 곳이라
값싸고 적적하니 내 팔자에 좋겠다

가는 건 순서 없다고
나 죽는 시간에 작은 편지를 적어놓는다
육개장은 반푼만 덜어 준비해주시고
웅크리어 읽을 책 한 권만 넣어주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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