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긋지긋한 경우의 수(명쾌한 글)
게시물ID : sports_245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워내
추천 : 17
조회수 : 114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0/06/18 15:12:58
[김현회] 또 찾아온 '경우의 수' 쉽게 이해하기김현회 기사전송 2010-06-18 09:07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경우의 수’ 시간이 돌아왔다. 우리나라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이 정도 계산은 할 수 있는 산수 박사들 아닌가. 뭐 한두 번도 아니고 이제는 ‘경우의 수’가 참 익숙하다. 학창 시절 지지리도 수학 공부를 싫어했던 나도 축구 기자를 하게 되면서 이 분야에는 눈을 떴다. 나와 함께 수학 공부 좀 해 보자.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이길 경우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이기면 사실상 16강행이 확정된다. 특히 우리가 나이지리아를 2-0으로 이기면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세 골 차 이상으로 이기거나 4-2, 5-3처럼 네 골 이상을 넣고 두 골차 이상으로 이기지 않는 한 우리와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오르게 된다. 또한 우리가 나이지리아를 2-1로 잡으면 그리스가 두 골차 혹은 4-3으로 아르헨티나를 이기지 않는 한 사상 첫 원정 16강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우리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서울광장으로 달려가 밤새도록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벌거벗고 춤을 추거나 호프집에서 기분이 좋아 ‘골든벨’을 울리는 아저씨를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단 하나 예외의 경우가 있다. 우리가 한 골 차로 승리를 따내고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두 골차 이상으로 이기거나 3-2 이상의 점수로 이길 경우에는 아르헨티나와 그리스가 16강에 오르게 된다. 이럴 경우 우리는 서울광장 대신 아르헨티나 대사관 앞으로 가 촛불시위를 해야 한다. 일단 그리스가 현실적으로 아르헨티나를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 비춰볼 때 우리가 나이지리아를 잡을 경우 사실상 광란의 밤은 시작된다. 16강에서 ‘부부젤라’ 소리를 더 듣지 못하는 나이지리아와 그리스는 조금 불행한 거다.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비길 경우 우리가 나이지리아와 무승부에 그쳐도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긴다면 우리와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오른다. 16강전을 대비해 치킨 살 돈을 미리 대비해둬야 한다. 또한 그리스가 한국-나이지리아전 무승부 점수보다 두 골을 더 넣고 비기지 않는다면 역시 16강이 확정된다. 우리가 0-0으로 비길 경우 그리스는 2-2로 비겨야 16강에 오를 수 있고 우리가 1-1로 비길 경우 그리스는 3-3으로 비겨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 우리가 10-10으로 비기면 그리스는 12골을 넣고 비겨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무승부를 거두고 그리스가 믿기지 않는 경기력으로 아르헨티나를 잡는다면 모든 게 끝이다. 그럴 경우 그리스와 아르헨티나가 16강에 오르고 우리는 남의 잔치나 구경해야 한다. 내 FM 속 리오넬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를 당장 방출하고 위닝 일레븐으로 아르헨티나를 선택해 그리스를 ‘떡실신’시키는 것 밖에는 분노를 표출할 방법이 없다. 속세를 잠시 떠나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하다.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질 경우 우리가 나이지리아에 지면 무조건 탈락이다. 만약 우리가 나이지리아에 지고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잡는다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가 16강에 오른다. 아르헨티나-그리스전이 무승부로 끝나거나 그리스의 승리로 끝나면 아르헨티나와 그리스가 살아남는다. 우리가 지면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도 없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 중 어느 팀이 16강에 올라갈지 우리가 따져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럴 경우 500만 명이 서명을 하면 재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문자 메시지가 숱하게 오거나 야쿠부가 약물 복용을 해 한국의 승리가 결정됐다는 헛소문이 돌겠지만 그냥 조용히 하고 잠이나 자자. 우리만 불쌍해질 뿐이다. 결론1. 일단 이기고 보자 이기면 편해진다. 나는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잡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나이지리아를 잡으면 사실상 16강이 확정되는 셈이다. ‘경우의 수’고 뭐고 나이지리아를 이기는 게 답이다. 비겨도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접자. 나이지리아도 못 잡는 팀이라면 16강에 갈 자격이 없다. 결론2. ‘경우의 수’는 어렵다 제발 다음 대회부터는 ‘경우의 수’ 없이 깔끔하게 조별 예선 통과하자. 축구만 보기에도 바쁜 축구팬들이 계산기까지 두드려야 하는 건 참 괴로운 일이다. 낙담하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고 잘하자. 자책골을 넣은 박주영이건, 결정적인 기회를 날린 염기훈이건,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오범석이건 지금은 좌절할 틈도 없다는 걸 명심하자. 까짓거 이번에 진 거 나이지리아전에서 두 배로 갚아주자. 결론3. 나올 때가 됐는데… 이쯤이면 어제 인터넷에 등장한 ‘아르헨티나 발자국녀’의 정체가 밝혀질 때도 됐다. ‘발자국녀, 알고보니 XX출신’ 이 기사 왜 아직 안 나오나. 그녀의 정체를 밝히는 기사가 나올 가능성도 ‘경우의 수’로 따져야 하는 것일까. [email protected]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