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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에 다녀왔습니다.
게시물ID : sewol_245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맨날카페인
추천 : 4
조회수 : 4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5/02 12:18:40
사진.jpg


여러분들께서도 많이 다녀오셨겠지만 아직 다녀오시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몇 가지 말씀도 드리고 느낀 점도 적어보겠습니다.

1. 우선 노란 리본이나 국화는 준비 안 하시고 가셔도 됩니다.
자원봉사자 분들께서 일일이 다 나눠주십니다.
몸과 마음만 정갈하게 하시고 가시면 됩니다.

2. 차를 가져가셔도 주차할 곳은 비교적 넉넉합니다.
분향소 주변에 임시 주차장들을 많이 마련했더라고요.
대신 주말이나 휴일에는 차가 좀 막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 평일 오후에 다녀와서 교통체증은 없었습니다만.

3. 제가 갔을 때는 평일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을 정확히 재보진 않았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까 전체적으로 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4. 몸이 불편하시거나 연세가 좀 있으시더라도 다녀오시는 데에 부담은 갖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노약자분들이나 아이를 업고 오신 분들은 줄 앞쪽으로 먼저 조문하실 수 있게끔 안내를 해드리고 있었습니다.

5. 분향소 내부로 들어가시면 방명록 작성하는 곳이 있습니다.
전 안 쓰고 왔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너무 후회됩니다.
그래도 나중에 유가족분들께서 보실 수 있다면 위로가 조금이라도 될 텐데.
가시면 방명록에 짧게라도 글 남기시면 좋을 거 같아요...

이제 그냥 느낀 점은...
봉사자분들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한 분, 한 분 붙잡고 고맙다고 하고 싶었는데... 어쨌든 기특하게도 어린 친구들도 많고.
힘든 내색 하나도 없이 묵묵히 일하시는 분들 정말 많구나, 우리 주변엔 아직 좋은 사람들 많구나 느꼈습니다.
슬픈 와중에도 그나마 이분들 덕분에 위로가 적잖이 됐습니다.

그리고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버스에서 단체로 어르신들께서 조문을 오셨었는데...
어디서 오신 건진 당연히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분들 보자마자 괜히 울컥했습니다.
아, 저 양반들 중에서 반 이상은 박근혜 찍었을 텐데 하고 말이죠.
근데... 그분들도 손주뻘 되는 아이들 사진 보시더니 밖에 줄 선 곳까지도 들릴 정도로 통곡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TV나 사진으로도 보셨겠지만 분향소에선 일렬로 옆으로 쭉 줄을 서서 조문하는 방식입니다.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근데 이번 줄 조문 끝나고 다음 줄이 영정 앞으로 다가가는데,
그 발자국 소리가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유가족분들께선 자식의 학생증 사진을 영정 사진으로 쓰게 될 줄도 모르셨겠죠.
그걸 생각하니까 또 괜히 화도 나고 그랬습니다...

그래도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어린 학생들도 조문 많이 오고 그러는 거 보면서 저조차도 위로를 많이 받았구요.
그래도 먼저 간 희생자분들께 인사드리고 오니까 죄책감 100개 중에서 하나 정도는 줄어든 기분도 들었습니다.
나 진짜 겁나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거구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진짜 이 아이들 생각하면서(물론 일반인, 선생님 희생자분들도 계시긴 합니다만) 최소한 제 할 일은 똑 부러지게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치에도 관심 더 많이 갖고 한 목소리 내야 할 때는 또 계속 그렇게 할 거구요.
어쨌든 아직 다녀오시지 않은 분들은 꼭 다녀오세요.

쓰다 보니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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