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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으로 국위선양한 자랑스런 남극 세종기지 사건
게시물ID : humorbest_2463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남극펭귄
추천 : 78
조회수 : 5764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9/19 03:51:05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9/19 00:26:25
세종기지 대원들의 주방장에대한 비난에 대해서 (피해자 박경 올림)

출처: http://cafe.naver.com/pkleon99


세종기지 폭행사건 피해자입니다 

전 원래 22차주방장이 상당히 불미스런일로 귀국조치를 당한후 

1월 11일날 16일날 비행기를 타고 세종기지에 올거냐 말거냐를 결정하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 3년 연속 세종기지에 지원해서 꼭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동업하던 장사도 접어놓고 심지어 살던집까지 처분하지못하고 

15일까지 장사를 하고 결국 이런 저런 준비로 이틀밤을 세우고 비행기에 올라서 

세종기지에 갔습니다 

도착해보니 21차 주방장도 없었고 22차 주방장도 없었습니다 

인수인계를 전혀 받을수도 없었고 그곳 식자재는 제가 주문한것도 

제가 정리를 해놓은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도착한날 저녁부터 만들었죠 

음식을 하다가보니 2년전에 역시 그 총무에게 폭행을 당했던 46살먹은 고참대원A가 제게와서 

“여기 대원들은 얼큰하게 해주면 좋아한다” 라고 했습니다 

주방뒷편 계단에서 담배를 같이 피우며 제게 그렇게 말했고 저는 딴엔 고마워서 

그렇게 음식을 해줬다가 난리가 났습니다 

매운걸 싫어하는 대원들이 있었던거죠 복통을 호소하는 대원도 있었죠 

그래서 맵지않게 해줬고 그후에 그 고참대원A가 제가 저녁에 핫바를 내놓았다가 

그걸 트집잡아 “우리정서에 맞지않는다‘며 저를 호통을 쳤습니다 

하계대원중에 젊은 여자대원들도 있었는데 그들앞에서 자랑스레 가슴에 털을 

다보이게 펼쳐놓고 다니던 A의 정서는 저는 우리정서가 아닌 카우보이정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A대원과 심하게 언쟁을 벌였더니 그후론 제게 잘 대하던 대원들도 등을 돌렸습니다 

그 A대원은 총무 다음으로 나이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2년전에도 이미 월동을 

경험한 사람이어서 입김이 꽤 센 사람입니다 또 2년전에 A와 같이 월동을 한 고참대원이 

현재 3명이 더있습니다 

저외에 나머지 대원들은 다 이들과 작년 선발때부터 훈련도 같이하고 동고동락한 사람들입니다 

제가 처음에 잘섞이기 힘들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물론 서로를 잘 이해하지못한 책임은 그들에게만 있는건 아니겠죠 

그이후로 어떤 일이라도 꼬투리를 잡으려 애들을 썼고 저도 솔직히 

어쩔땐 그들과 똑같이 감정적으로 대했습니다 저도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서로 감정이 치달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제가 체련장에서 런닝머신을 뛰면서 힘들어서 거친숨을 내쉬면 

운동하면서 욕한다고 하더군요 

그후론 런닝머신도 뛰기 싫어졌습니다 

제가 옆에 있으면 무슨 꼬투리라도 잡으려고 하니 저도 그들을 피하게됐습니다 

왜냐하면 전 쓸데없는 언쟁이나 충돌은 피하고 싶었고 싸우고 싶은마음이 없었습니다 

싸워봐야 그들은 작년부터 동고동락해서 똘똘 뭉쳐있는데 저만 피해입을게 뻔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충돌을 원치않아서 피했었죠 

그랬더니 그걸 가지고 저를 주방사무실(방이 아님)에만 쳐박혀있는 “히키코모리”라고 하네요 ㅎㅎㅎ 

4월 중순에 대원들 11명이 저를 처벌하라고 탄원서를 썼습니다 

제가 그들과 서로 화를 내고 언쟁을 벌이면 그들은 정당한 권리 주장이고 

저는 주방장 곤조 부리는걸로 치부해버립니다 

4월 소인사위원회에서 저는 대장,총무,유지반장,기상담당,생물담당 이렇게 5명이 있는곳에서 

분명히 말했습니다 “나는 이것을 조금도 인정할 수가 없고 나도 그들이 상당히 마음에 안든다 

그래서 날 보내고싶으면 마음대로하십쇼 요즘 광고내면 한국사정도 안좋은데 요리사들 구름처럼 몰려들겁니다“ 

분명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곳 세종기지엔 좋은 재료가 많이 있습니다 

랍스터는 동지(남극최고의 명절,한국으론 하지시기)때 비스크소스와 크림소스두가지로 요리해줬고 

꽃게도 찜이나 간장게장으로 해줬습니다 

해삼은 두종류가있어서 해삼탕으로 해줬다가 한종류가 다떨어져서 다른종류를 썼더니 

쓴맛이 너무 독해서 그 종류는 쓰질않았습니다 

정말 씹어대기 쉬운게 음식이 성의가 없네 할줄을 모르네 이런겁니다 

자기들끼리 뭉쳐서 그렇게 씹어대면 제가 뭐라고 할까요? 

그리고 그 전 21차주방장이 주방내의 냉동고에 잔뜩 넣어둔 식자재들을 제가 정리하면서 

못먹겟다고 판단된것들을 소각장에 버렸습니다. 나중에 그것가지고 트집을 잡더군요 

제가 그걸 사진을 찍어뒀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태우는건 기계설비담당이 태웁니다 

그래서 제가 그걸 소각장에서 태웠다는건 말도 안됩니다 

제가 반찬을 만들면 거의 조금씩은 남습니다 

되도록 남지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어쩔땐 떨어지기도 합니다 

전 세종기지에서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는걸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전 그렇게 안하려고 노력했지만 모자라서 못먹게 할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기지 막내가 식혜를 만들어서 대원들에게 줬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죠 그런데 식혜를 4번 만드는 동안 한번도 자기가 쓴 도구를 제자리에 둔적이 없습니다 

처음엔 제가 그냥 치우고 말았는데 계속 그런일이 쌓이다보니 

하루는 제가 그걸 지적하고 제자리에 두라고했습니다 

그런데 구석으로 몰고가서 갈궜다니 ㅎㅎㅎ 복도 뒤쪽에 창고에도 제자리에 안둔 물건이 있어서 

그쪽에가서 물어본겁니다 그걸 갖고 뭉쳐서 이상한 사람 만들더군요 

아마 자기들 실험기자재를 내가 만지고 다른곳에 놔뒀으면 아마 쌩난리가 났을겁니다 

세종기지엔 폭행사건이 비일비재했습니다 

22년동안 매년 있어왔고 매년 묵살되어왔고 은폐되고 숨겨져왔습니다 

그게 별거아닌건가요? 제대로된건가요? 올바른겁니까? 그렇다면 정말 엽기적 이네요 

제가 나가는날 마지막 회의때 대원들한테 한말은 정확히 토시하나 안틀리고 

“끝까지 월동생활을 하고 싶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개인사정(?)이 생겨서 

이렇게 귀국을 하게 됐습니다. 이제 처음부터 동고동락한 오리지날 가족들만 남은 것 같네요 

여러분들은 열심히 하셔서 좋은성과 이루셔서 뿌린대로 거두시는 보람찬 월동생활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걸 제가 미리 생각해둔거였거든요 

이게 제 마지막 회의시간때 인사였습니다 

그런데 니들끼리 잘먹고 잘살라고 했다구요? 세종기지대원들은 알겁니다 어떤게 사실인지를 

그리고 제게 직접 전재규대원동상에 인사하라고 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절 비난 하는글에선 그들중 누가 제게 전재규동상에 인사나하고 가랬는데 제가 됐다고 

했답니다 

전 이미 떠나기전날밤 새벽에 밖으로 나가서 전재규동상에 가서 얘기했습니다 

“전재규씨 ! 어쩌다보니 먼저가게 됐습니다. 안녕히계세요” 이런건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닙니다 

아마 그들중 누가 하고가라고 시켰었다면 안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처음온날도 전재규대원동상 맨아래에 담뱃불을 붙여서 한 대놓아두고 

인사를 했으니 갈때도 인사를 한거였죠 다른게있다면 전날 새벽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담배는 못붙였다는거죠 그런데 어디서 그런 거짓말을 하고있는겁니까? 

그리고 대장이 뒷통수를 당했다구요? 폭행을 당한후 대장을 믿고 처벌해달라고 했더니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은폐하기 급급했던 사람이 이제 제게 뒷통수를 

맞았다구요? 

대장이 박사학위도 있고 많이배우고 책도 많이 읽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그런 박학다식한분은 대장으로써 책임을 가지고 처리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은폐하고 책임안지려는 행태가 꼭 시정잡배들과 다를게없다면 그게 학문과 지식, 

독서량이 흘러 넘쳐서 

미국 유학까지 가서 연구원씩이나 한 사람의 기본입니까? 

대장에게 그 방대한 학식,지식 엄청난양의 독서가 과연 대장한테는 무슨의미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바로 일을 시작할만큼 큰부상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전 딱 네끼를 쉬고 다시 일을 했습니다 

그게 제일이고 몸이 안좋아도 해아한다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그게 대장이 생각하는 좋은 구실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대장이 자꾸만 이일을 은폐하려들었을 때 대장을 믿었던 저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마음 조금이라도 이해할수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때부턴 그냥 왠만하면 대장 입맛에 맞추는척하려 애?습니다 

전 정말 하루라도 빨리 그곳을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장에게 협조하는것처럼 했구요 

제가 동영상을 갖고 있는걸 알았다면 제가 어떻게 됐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세종기지 대원들에게 얘기하겠습니다 

당신들이 거짓말까지 하며 애쓰는 이유는 짐작이 가지만 

거짓말을 하는것도 여러번 잘생각해서 하길 바랍니다 

다 이유가 있으니까요 

제가 그날 마지막으로 한말중에 뿌린대로 거둔다 라는 대목이 있었죠 

거짓말로 나를 폄하해서 이 사건을 넘어가려 하지마세요 

그렇게 되는일 없을겁니다 

전 제게 어떤 피해가 있어도 물러서지 않을겁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한 세종기지는 영원할것인데 

지금까지 매년 폭력사고가 은폐되고 숨겨져왔는데 

앞으로도 그렇지않겠습니까? 

내가 불리하고 말도안되는 거짓말로 공격을 당해도 대한민국의 

영원히 지속될 세종기지를 위해서라도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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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극지연구소 KOPRI메뉴내의 자유게시판 "공지글"
http://www.kopri.re.kr/index.jsp

세종기지 은폐의혹에 대한 변 (세종기지 기지대장 진영근 드림)

금번 남극세종기지 폭력사건과 관련하여 세종기지를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

본 폭력사건과 관련하여 현 월동대장으로부터 받은 심경보고자료를 올려드리오니 사건 이해에 참고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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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기지 은폐의혹에 대한 변
들어가는 말
 
먼저 무엇보다는 이번 불미스런 사고가 일어나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세종기지의 책임자로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또한 어떠한 말로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는 세종기지에서 이런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남은 기간 성실히 근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오늘 매스컴에 발표된 사실 중에서 일부는 잘못되었거나 오해의 소지가 많고, 상방의 확인이 필요한 사실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들이 확인없이 기사화됨으로써 세종기지에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는 저희 대원들과 대원들의 가족, 그리고 남극세종기지를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마음에 큰 상처를 주었기에 이렇게 무거운 펜을 들었습니다.
 
매스컴에서는 이 폭행사건은 하루 밤 짧은 순간에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이고, 기지의 은폐 기도 의혹에 대해 주방장의 일방적 주장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폭행사건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합니다. 다만 이런 사건이 아무런 사연이 없이 일어난 단순한 사건은 아니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그 전후의 상황이나 이유에 대해서도 취재를 해서 보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보도자세라고 할 때, 이번 보도는 주방장의 일방적 주장만을 다루는 일방적인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가혹한 환경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밤낮으로 열심히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다른 저희 대원들을 한없이 좌절시키는 일이 되고 있습니다.
 
기사화 된 몇 가지 사실에 대해 다음과 같은 변론합니다. 이 글이 또 하나의 핑계거리를 널어놓은 것이나 문제를 만드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한번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1. CCTV 동영상 건
 
이번 매스컴의 보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주방장이 CCTV 동영상을 본인이 직접 촬영해서 확보한 시점이 사건이 발생한 7월 21일 자정 이후부터 제가 CCTV 기록 재생기능을 막은 25일 오후까지 사이 기간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주방장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거의 매일 주방장을 면담하였습니다. 그런데 주방장은 본인이 이미 동영상을 확보한 시점이후에도 집요하게 CCTV 동영상을 저에게 요구하였습니다. 매스컴에 공개된 CCTV가 관한 저의 발언이 녹취된 시점인 27일은 주방장이 동영상을 확보했던 시점에서 벌써 2일 이상 지난 때였습니다. 자신이 동영상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가장해서, 면담시 공격적으로 저에게 요구하면서 저의 여러 가지 반응을 포착하였던 것 같습니다. 이는 면담때 마다 제 말을 계속 녹음했다가, 27일 문제가 되는 이 부분을 공개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런 행위는 이 사건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저의 실언를 유도할 명백한 의도를 가진 행위로 분명한 사기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에 대한 법적 해석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또한 주방장이 본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저의 발언이나 행동을 유도한 경우도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주방장이 CCTV 동영상을 요구하였을 때, 대장이 자의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시스템이라고 주방장에게 설명하였습니다. 이후 면담에서도 계속해서 동영상 요구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녹화가 가능한 지를 통신대원에게 알아보라고 지시하였는데, 기술적 장애로 시스템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녹화를 하는 방법을 없어 보였습니다. 다음 면담 때 이 점을 설명하자, 주방장이 갑자기 저에게 재생 시킨 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때서야 녹화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주방장이 이미 이 방법으로 동영상을 확보하고 나서 저에게 알려준 상황인 것입니다. 이에 대해 주방장에게 내가 동영상을 보관하고 있다가 추후에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만에 하나라도 추후 재발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제공해주겠다 제안을 했습니다. 하지만 거절하고 당장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당시는 저에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주방장이 여러번 저에게 사건 내용을 언론에 바로 유포할 생각을 했으나 국제적인 망신이 될까봐 참고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저를 더욱 난감한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7월 27일 네 번째 면담에서도 주방장은 다시 집요하게 은폐와 같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서 CCTV를 요구하고 ‘시간 지나면 지워진다고 했으니, 이번에는 지워져서 없다고 하실거죠’라는 투의 말을 해서, 경황중에 그래 지워졌다는 이야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식당에 있는 주방장을 찾아가 이 말에 대해 정정하고 사과하였습니다. 당시에 주방장이 저의 이 말을 녹음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습니다.
 
CCTV 기록은 다음 날 (7월 28일) 생활동에 4대의 CCTV 카메라를 새로 설치하여 설정테스트를 위해 리셋팅 테스트를 하는 도중에 지워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과실은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주방장은 동영상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2. 폭행사건 확인서 거절 건
 
주방장이 폭행사건이 있었다고 확인하는 문서를 작성해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이 사건은 징계가 진행중이고 곧 공식적인 징계가 있을 것이다. 내가 서명한 징계요구서에 이미 폭행사건이 발생하였음을 기록하고 있으니 나중에 연구소에 증명서를 정식으로 신청하면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장은 공식적인 위치이기 때문에 이런 문서를 자의적으로 발행하는 일은 어렵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래도 자꾸 화를 내며 요구하자 ‘필요하면 다른 대원들에게 일단 먼저 받으라’고 하였습니다. 주방장은 이 말도 녹취를 하여 사용하였습니다. 다음 면담때에도 또 요구하길래 일단 초안을 써서 주방장에게 주고 이런 내용이면 되냐고 검토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 후 별다른 말이 없이 한참 지난 후 (3주 정도후)에 주방장이 가볍게 다시 확인서를 언급하였습니다. 내용은 되었는데 서명이 없다고 해서 그건은 초안으로 준 것이기 때문에 검토하라고 준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곧 귀국할 수 있고, 연구소에 공식적인 징계절차 진행중이니 내 확인서를 안 주어도 되겠지’라고 하니 별 다른 말이 없었습니다. 주방장은 매번 저와 면담때 저의 답변을 녹음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을 증거로 확보하는 방법을 이 건에서도 사용한 듯 합니다.
 
 
3. 귀국을 위한 허위 사직서 강요건
 
저는 사건이 발생한 당시에는 주방장이 사건 직후라 감정이 격한 상태였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주방장이 화를 풀고 다시 업무에 복귀하여 월동임무를 잘 마치고 저희와 같이 귀국할 거라는 기대를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극이라는 고립된 환경에 오래 지내다 보면 파견된 대원들이 심리나 행동이 격해지는 현상을 ‘고립효과’라고 하고 이런 현상들이 남극 기지에서 자주 있기 때문 ‘남극형 증후군’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전 차대에서도 남자들끼리 사는 곳이라 대원들간의 신체적 마찰/폭력행위이 있었던 적이 있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서 화해하고 임무를 잘 마치고 귀국하였습니다. 저도 이번 사건도 이런 사례처럼 풀려나갔으면 좋겠다고 바랬습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 오전에, 가장 먼저 기지의 의사에게 주방장를 정밀 검진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이틀이 지난 후에도 재검진하여 추이를 살피도록 하였습니다. CCTV 영상 이 매우 리얼해서 시각적으로 상당한 신체적 위해가 가해진 것으로 보여진 것과는 달리 당시 폭력에 의해 만들어진 상해의 흔적은 경미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습니다. 그 정도는 진단서의 가장 낮은 단계에 해당하고, 이는 거의 상해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런 주방장의 상태에 대해서는 기지의 의사가 이미 사진을 찍어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해를 주는 직접적인 타격을 삼가고 위협적인 행동을 위주로 하였다는 가해자인 총무의 증언과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면이 있습니다.
 
주방장은 하루 쉬고 다음날부터 주방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하고, 큰 신체적인 이상을 호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신적인 안정이 찾아오면 이전과 같이 잘 지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방장에게 이런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니 나를 믿고 월동을 모두 마치고 같이 귀국하자고 여러 번 제의를 했으나 주방장은 화해를 거절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방장은 사건이 지난 몇 일후 면담부터 ‘자신의 조기귀국을 요구하였습니다. 현재 기지에 불안해서 지내기 힘들다, 총무보기가 너무 두렵다’하는 이유를 말하며 조기 귀국을 요청하였습니다.
 
세종기지의 겨울 기간에는 비행기 편이 드뭅니다. 당시에는 다음 비행기 가 언제 있을 지 모르고, 또한 많은 바다의 유빙 때문에 우리 기지에서 비행장이 있는 칠레기지까지 바다를 건너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조기 귀국을 언제 시켜주겠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뿐만 아니라 주방장의 조기 귀국은 연구소의 절차와 승인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연구소와의 협의를 진행하기 시작했지만, 기관의 일을 진행하는데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는 일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귀국사유를 폭력사건에 의한 정신적인 피해로 할 경우에는 연구소에서 이와 관련된 징계조치가 확정되는 시점까지 기다려야 할 경우도 예상되었습니다.
 
당시 이런 남극의 특수한 환경과 절차상의 문제로 주방장의 조기귀국건은 시일이 걸리는 문제였습니다.
 
주방장이 다음 면담에서는 정신적으로 후유증이 심해서 잠도 잘못 자고 자주 악몽을 꾼다고 하면서 조기귀국조치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저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주방장을 측은하게 생각하고, 한시라도 빨리 귀국조치시켜 본인의 건강을 지켜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그래서 연구소에 주방장이 가능한 신속하게 귀국하게 연구소가 신속하게 조치해달라고 여러 번 요청을 하였습니다.
 
문제는 절차상의 문제로 주방장이 빠른 시일내에 귀국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세종기지에서는 이런 선례가 없었습니다. 연구소에서도 폭력행위 피해로 귀국시키려면 진상조사를 하고 연구소 인사위원회를 소집해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심의절차를 걸쳐야만 합니다. 그래서 주방장에게도 절차가 마무리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여러 번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다 선례를 살펴보니, 본인이 국내에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조기귀국을 요청하여 귀국한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이 사례를 주방장에게 알려주고 빨리 나가려면 이런 방식도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주방장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사직서를 강요하였다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물론 편법적인 조치였음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주방장이 안타까워서 가능한 빨리 귀국하도록 해주겠다는 좋은 마음에서 나온 저의 행동이 이렇게 강요/은폐라는 표현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깊은 섭섭함을 느낍니다.
 
주방장은 무척 나가고 싶었나 봅니다. 사건이후에 주방장과 대원들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스키나들이, 타기지 방문, 빙벽구경 등 많은 이벤트들을 만들어서 주방장을 빠짐없이 데리고 다녔지만, 귀국하려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후 주방장이 개인적 사유를 어떻게 작성할 지 모르겠다며 저에게 물어왔습니다. 그래서 예전의 조기귀국 사례를 하나 구해서 제공하였습니다. 그 사례의 사유가 ‘국내의 부모님 위독’이었습니다. 주방장이 곤란하다고 해서 ‘꼭 그렇게 쓰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누구나 보더라도 귀국사유가 될만한 것을 생각하여 본인이 작성하라고 하였습니다. 그 뒤에 주방장이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사유를 가져와서 어떻게냐고 해서, 제가 할머니가 지금은 어떤 상태냐고 물으니 이미 돌아가셨다고 해서 상당히 황당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쓰면 안된다고 하자, 작은 할머니라고 하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자기가 7대 종손이기 때문에 작은 할머니도 사유에 해당한다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원한대로 작성해서 사인해서 보내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빨리 귀국을 하는 방법을 이야기했을 때부터 이 모든 것을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서 이 사유도 자신의 주장의 증거로 이용했다면 이런 기획력에 정말 놀라울 뿐입니다.
 
주방장의 강력한 요청대로 그를 빨리 귀국시키기 위한 저의 노력은 여러 방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칠레공군기지 대장에게 계속해서 비행기 스케줄을 묻고 주방장이 귀국할 수 있도록 비행기좌받은 여러 이메일이 있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칠레기지까지 갈 수 있는 루트를 개척하는 것이었습니다. 대원들이 큰 노력을 기우린 부분입니다.
 
8월에 들어서 바다가 얼기 시작했습니다. 칠레기지로 가는 루트를 찾기 위한 첫번째 시도는 8월 5일 기지앞 작은 만을 건너는 것이었습니다. 대원들 4명이 몸에 줄을 묶고 나란히 걸으면서 50미터 마다 바다 얼음의 두께를 측정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가능한 지점을 찾아 두 차례에 걸쳐 시도하여 마침내 건널 수 있었습니다. 아직 칠레기지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맥스웰만이라는 큰 바다를 건너야 했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계속 루트를 확장하여 8월 14일 우루과이 기지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우루과이기지에서는 칠레기지까지 안전한 육로가 있습니다. 이제 칠레기지까지 가는 루트가 확보된 것입니다. 물론 꼭 주방장을 보내기위한 한가지 목적으로 루트를 개척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큰 목적이었음을 사실입니다.
 
저의 계속되는 요청에 연구소에서는 주방장의 귀국 승인을 내려주었습니다. 9월 8일 비행기편이 있다는 연락을 받아 이제 주방장이 귀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바다얼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서 건너기가 다시 어려워졌습니다. 9월 7일 비행기 도착 하루전에 계속 온도가 상승하고 날씨가 나빠져서 하루 먼저 주방장을 우루과이기지까지 직접 데려다 주었습니다. 이날 건넌 이후에는 바다얼음 상태가 계속 나빠져서 현재까지 더 이상 바다를 건널 수가 없었습니다. 만일 주방장이 그 당시에 나가지 못했다면 지금까지 기지에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 주방장이 주장한대로 우리가 이 사건을 은폐나 조작을 하려고 했으면 주방장을 보내기 위해 저와 저희 대원들이 이런 노력을 했다는 점이 정말 이상한 일이 될 것입니다.
 
4. 결론
 
저는 기지 도착후부터 대원들과 여러 마찰을 일으켰던 주방장을 다독거리고 보호하는 노력을 계속하였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우리 22차 월동대원들이 임무를 무사히 함께 마치고 좋은 모습으로 귀국하길 소망하였습니다. 4월말에 대원들이 주방장과 함께 할 수 없다고 탄원서를 제출해서 주방장의 귀국을 원할 때도 오히려 대원들의 자중을 부탁하고, 주방장에게 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것도 이런 마음에서였습니다. 당시에는 박총무도 주방장의 귀국조치를 반대하면서 저의 결정에 동조하여 주었습니다. 저는 주방장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대원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그것이 감내할 만한 문제라면 한번의 기회는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왔습니다. 엘로카드없이 레드카드를 바로 내리는 것은 어렵게 선발되어 온 대원들에게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종기지에서는 폭력행위는 절대 용인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폭행을 한 박총무에게는 징계절차를 밟았습니다. 이후 연구소에서 징계를 심의하여 이미 중징계가 내려진 상황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주방장의 신체적 피해상황은 경미하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습니다. 몇 일후에는 스키를 하루종일 같이 타면서 즐길 정도로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로 다시 잘 화해해서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가면 우리 대원 모두 좋은 모습으로 귀국할 수 있고, 22차대의 명예로운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램을 대장으로서 솔직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차대나 다른나라 기지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발생했던 예가 있지만, 잘 화해하고 무사히 귀국하여 자주 만나서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사건 처리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이런 식의 마무리를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방장이 화해를 할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고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면 귀국을 신청했을 때는, 주방장이 고통을 동감하고 편법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가장 빨리 귀국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주방장은 이미 많은 자료를 매스컴에 제공하여 귀국하자마자 남극을 나가서 국내에 본인이 도착하는 시점에 맞춰 이렇게 크게 문제를 제기한 것을 보면, 기지를 떠나기 이전부터 철저히 준비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고 사람들의 따뜻함이 무시되는 참담한 심경입니다.
 
이 사건의 처리에 있어서 저의 판단과 행동에 일부 문제가 있지만, 주방장에게도 다음과 같은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본인이 동영상을 확보한 이후에도 저와의 면담시 계속해서 의도적으로 자기에게 유리한 이야기들을 유도하였다는 것입니다. 보통 본인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이런 요구없이 나중에 귀국해서 공개하면 될 것입니다. 보다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마치 본인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저의 반응을 유도한 것은 사기적인 행위입니다.
 
두 번째는 불법적인 녹음입니다. 저는 사건후 매일 한번이상 주방장을 만나서 면담을 하였습니다.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잘 화해하여 이 문제를 풀어가려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런 많은 대화에는 저도 인간인 이상 여과되지 않은 표현도 포함되었을 것입니다. 주방장은 매번 녹음기를 숨겨서 가져와서 자신에게 유리한 대화를 유도하고 몰래 녹음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주방장이 원하는 것이 당사자의 징계라면 연구소의 징계가 내려진 상황이고, 이에 만족하지 못하면 개인적인 법적인 방법을 취하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세종기지에서의 생활에 대해서 법적인 조치를 통해 보상받으려 한다면, 본인의 세종기지에서의 지난 행적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제기될 것입니다. 즉 현재는 폭력사건의 과정만 부각되고 있지만, 폭력사건의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지대장으로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안전사고와 화재입니다. 이미 고 전재규 대원의 사망 사고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폭력행위라는 불법적 행위가 있었지만, 피해 당사자가 신체적 피해가 거의 없어 업무를 곧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사건의 경중에 맞게 이 사건을 바라본다면 이렇게 큰 물의로 발전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종기지의 힘든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고, 세종기지를 통해서 미래를 쳐다보는 학생들, 그리고 세종기지의 국가적 가치를 생각하면 너무 가혹한 보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사건을 은폐 조작이라고 표현하고 비난하는 그 행동 이면에는, 남극의 고립된 환경에서 대원들이 마주치는 갈등들을 따뜻하게 풀어가서 대원 모두 행복하게 월동생활을 끝내고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대장의 진심이 있음??종기지 기지대장 진영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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