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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썹이 자란 그치는 가장 오래 뵌 어부이오만
말년에 겨우 날치떼 따라 뱃길 잃다니
(아이구야 백상아 놈이 깨문 등딱지 금 간 데가 아직꺼이 쑤시구먼)
급쩐 땡겨야 지 할멈 나을 병 있다 카더라 하소연 토하더니, 욕심이 체했소.
맘 같으면야 늙정이 소원 하나 빌어줄 겸 진주조가비 하나 주시제
우리 용왕님 노한 건 모름지기 까닭 있을 터
웬수가 일평생 고기잡이로 연명해도 정도는 지킨 것인데
근래엔 병마로다 사연 얽힌 그물 몇 개 더 푸니 괘씸한 게지.
아니면 바다의 깊은 뜻을 어찌 다 헤아리누
그 날은 구름부터가 범상치 않았구먼.
아, 암반이 드솟는 줄로 안 웅장하리 들친 물의 장벽에
백오십 세인 내 깡도 화들짝 놀랐는디
돛대를 부둥킨 힘줄은 뼈저리게 무력할 뿐이제.
사공아, 용오름 치는 파도에 뱃머리 맡기고
무인無人의 세계로 휘말리어나. 훠이~
좌초된 정신이 심연에 가라앉는다.
섬에 나서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물장구부터 익혔고
아가미도 없는 것이 먹고 살길이 또 물장구뿐이라
병으로 여윈 자네 몸, 삼간초가에 둔 생의 오욕 때문일 것이오.
도 넘은 미련이 슬픈 보석으로 북받친 것이리
임아... 사랑하는 내 임아... 곧 무덤에 성이星移하시거들랑
아, 오마이...
오마이, 생전 한탄에
돌아오지 못했단 아바이여
죽음이란 건 정녕 고독하군요.
아바이도 이런 심정이었소이까?
아, 아바이...
드디어 당신을 아는군요.
출처 | 물에 빠진 사람 생각이랑 지켜보는 거북이 속마음을 니가 어찌 아냐고 하시면 할 말은 조랑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