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저급글유머 (식사 조심)
게시물ID : humorstory_2767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리리로로
추천 : 34
조회수 : 206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01/31 17:14:48
또 변기가 막혀버렸다. 물론 나 때문이다. 내 장은 뚫렸지만, 화장실이 막혔다. 그거슨 자연의 이치. 여긴 커피숍이다. 손님은 나 하나 뿐이다. 점원이 금세 알아챌거다. 가시방석이다. 하지만 용서해줄거다. 창밖엔 눈이 너무나 예쁘게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차분히 내리를 눈송이를 보면서도 난 똥마렵다는 생각뿐이었다. 나이가 들었는지, 감성이 무뎌지는 느낌이다. 며칠만에 응가를 하고났더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며칠전엔 집 변기가 막혀, 늦은 밤 공원으로 원정응가를 하러 갔었다. 그때 난 깨달았다. 화장실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변기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변기커버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물내리는 레바도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을.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던 것이다. 하얗고 매끄러운 변기. 군소리 없이 이 사람 저 사람, 불특정다수의 엉덩이를 반갑게 맞아주고 뭘 먹었는지도 모르게 굳어버린 똥덩어리들을 군말없이 자신의 몸속으로 흡입하는.. 아, 이 얼마나 멋진 친구란 말인가.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매번 화장실에서 응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 24살때였나. 자다가 방귀인줄 알고 뀌었는데, 응가가 같이나와버려서 새벽에 울면서 팬티를 빨았던 적도 있....... 눈물젖은 팬티를 빨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난 철이 빨리 들었다. 이 글을 쓰는 도중 점원언니가 남자 직원을 호출했다. 변기를 뚫으러 간 모양이다. 뒷통수가 따갑다. 남자직원이 손을 부들부들 떨며 담배를 피러 나간다. 그러면서 내 얼굴을 한번 쳐다봤다. 자꾸 내 앞을 서성인다. 내 앞니를 틀니로 바꿔줄 기세다. 치과를 알아봐야겠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