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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 이야기(사진 큼 주의)
게시물ID : art_247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등짝좀볼까
추천 : 2
조회수 : 76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1/10 13: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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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네의 <풀밭위의 식사>와 <올랭피아>가 전시되었을 때, 마네의 그림은 천장과 가장 가깝게 전시되었다. 마네의 그림을 본 신사들이 지팡이로 자꾸 마네의 그림을 훼손하려고 해서였다.


지금의 기준에서야 마네가 위대한 화가이고 예술이라는 범주에 머무른 사람이지만, 그때 당시 사람들에게 '전시회를 간다는 것'은 그저 오락거리를 즐기러 가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전시회에서 '신'이라는 이름을 단 벗은 여인들의 사진을 구경했다. 그러니까 고급스러운 포르노를 남들이 "어머 저 사람 야동 본다"이런 얘기 듣지 않고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그림들을 보러 간 거다.


사실 비너스와 관련된 그림들만 봐도 그렇다. 그 관능적인 포즈와 탐스러운 빛깔의 거대한 유방, 그리고 은밀하게 가린 가장 비밀에 싸인 신체부위는 누가 봐도 포르노그라피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포르노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건 신들의 이야기거든.



2. 자 그럼 다시 마네로 돌아와서, 왜 사람들이 마네를 불편해했는가 하면, 그건 그가 "창녀와 식사하는 신사"를 그렸기 때문이었다. 창녀가 침대에 누워 흑인 하녀의 시중을 받는 "비너스"의 포즈를 했기 때문이고. 사실 저 풀밭 위의 식사는 "스틸픽쳐"라고 해서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고 풀밭은 덧붙인 거다. 스튜디오 외에서는 작업할 수도 없었을 거다. 총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림도 막 찔러 없애려고 그러는데.


근데 그 창녀라는 게, 그 당시 성매매는 정말 흔했다. 콘돔의 발명이 빨리 이루어진 것도 창녀 때문이었다. 그 전에는 양의 창자를 사용해서(진짜 먹는 그 메에에 하고 우는 양) 콘돔 대신에 썼는데 이게 깨끗하게 쓸 수가 없는 구조니까 사람들이 막 성병에 걸리고 그랬다. 많은 예술가들이 성병으로 죽은 이유기도 하다. ("노콘돔 노섹스"를 명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 "창녀들이랑 식사를 했다", "창녀가 신의 포즈를 한다"만으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 거다. 왜? 저 신사들은 분명 섹스하고나서 밥을 먹은 것일 테니까. 왜? 왜 저 창녀가 미술관에 걸려서 비너스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거야? 왜? 더러운 창녀인데? 이건 창녀 미화다! 창녀를 왜 신성시하는가! 이런 건 포르노에 지나지 않아. 왜 신성해야할 예술을 파괴하지? 왜 신성해야할 신을 건드는가! 사람들은 분노에 찼다.



3. 하지만 보라, 왜 그것이 당신을 불편하게 만드는가 하면 그건 당신이 창녀와 잤기 때문이다. 창녀를 신격화하는 것이 불편한 이유는 창녀는 더러운 존재인데, 나는 그 더러운 존재와 잔 더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은데 대낮에 저렇게 당당하게 밖에서 섹스하고 밥먹는 그림을 그리니까 그게 역겨운 거다. 자기도 같은 취급을 받았다고 느끼는 거다.



4. 마네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창녀의 탄생'을 그리고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따라했다고 하면 아마 우리는 교과서에서 마네를 배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총맞았든지 화형당했든지 양귀비에 의해 독살된 수은중독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개죽음을 당했겠지.



5. 사실 아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그다지 쓰지 않은 이윤 내가 아이유 사건으로 생각할 만한 다른 이야기가 그다지 생각나지 않아서인데, 아이유 제제 음원 철회까지 보다보니까 참... 그렇다. 다른 건 몰라도 제제는 건들지 말았어야죠! 하는 당신들의 모습에 신을 창녀로 묘사하다니! 신성 모독이다! 라며 손에 쥔 지팡이를 들고 분노하는 신사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나는 당신들이 굉장히 불쾌하고 처음 마네의 이야기를 접했을 때처럼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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