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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문제의 본질
게시물ID : humordata_9863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래스카수협
추천 : 0
조회수 : 107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2/01 08:52:32
윤서인인가 뭔가 친일작가가 또 자국비하 만화를 그렸더군요.
내용은 공감이 가지만, 정작 중요한 '우리나라 드라마는 매번 왜 그모양인지' 본질에 대해서 고민을 할 생각은 없어보입니다.
하긴, 그만한 생각있는 작가라면 지금처럼 쓰레기라고 불리지는 않겠죠.

짧지 않은 글이지만,
'에이, 우리나라 드라마 맨날 똑같은 얘기고 졸라 후져' 이렇게 자학만 할게 아니라,
우리나라 드라마 꼴이 왜 그렇고, 어떻게 해야 양질의 드라마가 만들어질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시야를 더 넓히기 위해서는 현상만 해석하지 말고, 그안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을 해야할 필요가 있죠.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에는 정해진 플롯이 있습니다.
정해진 플롯 안에서 조금식 비틀고 꼬아서 계속 비슷한 작품들을 양산합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성 높은 드라마들도 종종 나오죠.

뻔한 드라마의 반복되는 플롯은 이렇습니다. 자세히 풀어쓸 것도 없고 그냥 신데렐라 스토리죠.
- 씩씩하고 털털하고 얘쁘지만,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진 여자 주인공이 나옵니다.
- 반항적이고 차가운, 엄친아 제벌2세가 나옵니다. 그리고 뭔가 밝혀지지 않은 탄생의 비밀이 있습니다.
- 두 남녀 주인공 사이에는 중간중간 웃음을 채워줄수 있는 약간 모자란 절친 또는 비서가 나옵니다.
- 주인공 여자에게는 등골 브레이커같은 부모, 형제가, 주인공 남자에게는 차가운 부모, 형제
  가족들이 두사람 연애라인을 지속적으로 방해합니다.
- 가장 단순한 플롯은 남녀 주인공 사이 연애라인, 조연사이 연애라인이 우여곡절끝에 완성되어 가는 과정, 그 과정에 적당한 웃음과 눈물, 그리고 트렌드에 맞는 아이템을 몇개 끼워 넣으면 이게 곧 드라마가 됩니다. 

여기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 
- 남자 주인공 주변에 엄친딸같은 제벌2세 여자조연이 하나 더 붙습니다. 도시적인 미인이며, 싸가지가 없고, 두사람 연애라인에 박진감을 더해줍니다.
- 마찬가지로 여자주인공 주변에 다른 엄친아가 붙습니다. 캐릭터는 남자주인공과 정 반대죠. 친오빠같은 따듯함, 하지만 나쁜남자의 매력이 없는.
- 또는 이러한 모든 조연들을 선악을 구별할수 없는 애매한 캐릭터로 만들어 시청자에게 흥미를 더하기도 합니다.

그럼 왜 이런 드라마가 계속 만들어질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1. 시청률 확보
드라마 시청자의 대부분은 20~40대 여성입니다. 
스토리 뻔한 헐리웃 액션영화가 젊은 남자들한테 매번 통하듯이, 
신데렐라 스토리는 진부하고 뻔하지만 여성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 때문에 매번 통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잘 통하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나라가 예전보다 더 물질적인 나라가 되었고, 
여자들의 성향이 의존적이라는데 있습니다.
스스로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어 성공을 이루어내는 것이 감동이 아니라, 
신데렐라가 되어 나의 모든 문제를 남자가 한방에 해결해 주는것이 감동이고, 
그것이 곧 인생의 성공이라는 공식이 사회저변에 깔린 이유죠.
이렇듯 시청률을 깔고 들어가기 때문에, 제작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플롯입니다.

2. 제작비문제
한국 드라마는 창사특집 대작 규모가 아닌이상 제작비가 빠듯합니다. 요샌 하청에 하청을 줘서 더 그렇죠.
제작자나 감독이 아무리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해도,
제작비가 빠듯한 상황에서 시나리오 작업에 큰 돈을 들이기가 어렵습니다.
남여 주인공 출연료 주고나면 남는걸로 예산편성해야 하거든요.
그럼 뻔한 플롯으로 갈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제작비를 놓고
출연료 좀더 싼 연기자를 쓰면서 드라마 내용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고,
(시나리오 작업, 원작 구입, 배경음악, 충분한 촬영/후반작업기간)
출연료 비싼 연기자를 쓰면서 나머지는 대충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전자는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꾸준히 올라줘야 하지만,
후자는 뻔한 플롯으로 배경만 살짝 바꿔서 구성해도 기본 시청률이 나와줍니다.

3. 열악한 작가환경
드라마 천국 미국을 보면, 작가협회의 입김이 어마어마합니다.
심지어, 드라마가 나오면 판권에 대해 적지않은 지분을 배당받게 됩니다.
드라마가 대박나면 작가들도 대박나는 구조죠.
우리나라는 현장 스텝만큼 열악한게 작가들입니다.
얼마전 작가 한명 굶어죽었다는 뉴스 보셨죠? 현실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좋은 작품을 쓴 작가들이 좋은 대접을 받아야, 좋은 작품이 나올수 있습니다.
노름판에서도 호구를 화투판에 앉히는 사람이, 기술을 부리는 타짜보다 더 큰 배당을 받습니다.
노름판을 설계하는 사람이 작가라면, 기술을 부리는 타짜는 연기자입니다.
타짜가 판돈의 90%를 가져가는데, 설계사 씨가 마르는게 당연하죠.
좋은 드라마가 더 많이 나오려면, 작가들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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