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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일기...(0일째)
게시물ID : humorbest_2472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여단시
추천 : 59
조회수 : 2803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9/27 10:08:55
원본글 작성시간 : 2009/09/23 22:44:10

방구석에 디비 누워서 미드를 보던 김군.

한참을 열중하던 녀석이 미드의 남주인공이 맛있게 담배를 빠는 모습이 들어오자 급 흡연욕이 끌어오르는지 담배를 찾기 시작했다.

있을리가 없다. 녀석이 미드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담뱃갑에 고이 잠들은 돗대는 내가 이미 화장실에서 한줌도 안되는 재로 만들었기에.

김군: 야 담배없냐?
나: 맡겨놨냐?
김군 : 이런 ㅅㅂ 아까 분명 한까치 남았었는데 니가 폈지?
나: ㅇㅇ
김군: 이런 십샼후야 그럼 가서 사와
나: 돈없음ㅋ
김군: 뒤져서 나오면 10원당 야동 하나씩 삭제
나: 피고싶으면 니가 가서 사와 나 오늘부터 금연할거야
김군: 꼴깝하넼ㅋㅋ 너 내가 사온 담배 피면 손모가지 날라간다?
나: 담배살 돈 있으면 나한테 빌려간 5만원이나 갚지?
김군: ㅅㅂ 그래 내가 더러워서 갚는다
나: 너 나한테 돈갚기전에 담배산거 걸리면 니 PMP압수
김군:너 담배 피는거 나한테 걸리면 니 와우 계정 삭제
나&김군: ......콜!

이렇게 우리들의 금연은 시작되었다.....


금연 한 시간째.

어차피 예전부터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달에 담뱃값으로 나가는 돈만 십만원가량 되는데.. 가난한 자취생의 지갑에서 십만원은 엄청난 출혈이다.

그래, 이 기회에 담배와의 질긴 인연을 끊어버리자.

그까짓거 내가 독하게 맘먹으면 끊는건 일도 아니지. 


금연 두 시간째.

김군: 야~ 방에서 담배를 안피니까 시야가 깨끗해졌어! 그래픽카드 업글한거같애!
나: ...

난 저게 허세란걸 느낄 수 있다.

나도 지금 담배가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있는데, 저놈은 나보다 더한 꼴초다. 지금쯤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겠지.


금연 다섯 시간째.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고 손이 떨려온다. 

녀석도 마찬가지인지 다리를 초당 20회의 속도로 떨어대고 있고 애꿎은 손톱만 질겅질겅 씹어대고 있다. 

나: 야 금연한지 다섯시간밖에 안됐는데 건강해지는 기분이야...
김군: 그래 건강해져서 좋겠다 십샥후야!!
나: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김군: ...아 몰라 ㅅㅂ 잠이나 자야지.

...녀석은 현재 내 뒤에 누워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는척을 하고있다.

잠이 오지 않는지 뒤척거리다가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걷어찼다가, 화장실에 갔다가, 물을 마시고, 다시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기를 반복한다.

나도 지금 사실 담배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이 기회에 제발 담배좀 끊었으면 하는 마음이 [아직은] 더 강하다.

오 신이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 젭라..


...
오유 여러분, 저에게 힘을 주세요.

제가 다시 담배를 피지 않는다는것에 제 인커밍 폴더와 우고환을 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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