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글에 댓글로 남겼다가, 다 쓰고 보니 보류게시판으로 옮겨져서 이곳에 옮겨 적습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이 운동의 취지는 본래 루게릭병(ALS) 협회에서 환자를 돕기 위한 기금 모금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됐습니다.
지목을 받은 사람은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영상을 SNS에 올리는 게 미션이구요,
얼음물을 뒤집어쓰기 싫거나 24시간이 지나면 협회에 100달러를 기부하는 것이 조건입니다.
뉴저지의 주지사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지목하고, 그가 영상을 올리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구요,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 빌 게이츠 전 MS CEO 등 IT 유명인사들부터 시작된 이 운동은
점차 스포츠 스타, 영화배우, MC, 앵커, 연예인 등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저커버그에게 지목받은 빌 게이츠는 스스로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장치를 설계해 활용하기도 했구요,
모 스포츠스타는 아예 얼음물이 가득 든 트럭의 배출구 앞에 앉아 그 물이 다 쏟아질 때까지 버티기도 했습니다.
점점 방법도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져서 새삼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사실 아이스버킷챌린지가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를 통해 국내에 전파됐을 때, 가장 염려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이 운동을 자신의 홍보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많은 유명인사들이 상당히 빠른 시간에 인증을 하며 국내에도 급격히 퍼져나가고 있죠.
그런데, 우려했던 대로 클라라가 이 운동을 루게릭병 환자 돕기가 아닌,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하는 업무의 일환으로, 최근 며칠간 유튜브에서 수많은 아이스버킷챌린지 영상을 봤는데요,(국내에 시작되기 전입니다)
지목을 받은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들의 경기 전후 경기장 안팎에서 미션을 수행한 걸 제외하면
클라라처럼 사람이 바글바글한 시내 한가운데서 '나 어디서 이런거 합니다'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또한, 대놓고 홍보를 하는 일은 더욱 없었습니다.
물론 제가 모든 사람들의 미션 영상을 다 본 건 아니지만, 약 300여 건의 영상을 본 중에선 없었습니다.
대놓고 돌직구를 던지자면, 이 미션을 수행한 국내외 셀러브리티 중 클라라의 행동이 가장 멍청했습니다.
희귀병 환자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의 미션을, 사람 바글바글한 도심 한가운데서, 그것도 예고까지 해서 기어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클라라.
'어 이게 유행이네? 우연히 전에 친분을 쌓게 된 업체 대표가 날 지목했어. 그러면 사람 많은 강남에서 한다고 예고하고 시선 좀 끌어볼까?'
이 이상으로 그 어떤 추측도 어렵더군요.
역시 그 인성은 어디 안 가네요.
이 글을 볼 리도 없고 굳이 신경도 안 쓰겠지만,
클라라 씨, 부끄러운 줄 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