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통통해도 건강한게 좋다고 말하는 몸무게에 후하신 울 아빠는 말라보인다며 살 너무 뺐다는 소리까지 했다
즐겼다 그런 소리들이 너무 좋고 더 말라져서 다들 말랐다 말랐다 했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내가 다이어트할 때 못했던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도 만나고 친구들도 만나고 남자도 만나고 다이어트 식단이 아닌 정상적인 한끼.. 밖에서도 밥 한끼.. 씩 먹기 시작했고 밤에도 맛있는 걸 가끔 먹기 시작했다
불안해졌다 다시 살이 다 찌고
예전의 나로 돌아갈까봐... 내가 했던 다이어트.. 정말 얼마나 힘들었는데
정말 미친듯이 힘들었는데.
그러다가 한 두번 폭식이 터지고
폭식 때문에 다른 것들을 망치기 시작했다
폭식 때문에 다른것들을 망치고 모든 걸 잃을까봐.. 불안했었는데
하나하나 그렇게 되어가고 있었다
엄청나게 먹고 가끔은 토한다 근데 토하는 거 너무 힘들고
얼굴도 네모내진다고 하고... 심장도 빨리 뛰는게 이러다 죽을까봐 가끔 죽고싶단 생각도 했는데 죽을까봐 걱정되는거 보니까 확실히 죽고싶은 건 아닌거 같다 암튼 그래서 토는 거의 안한다
그래서 살이 도로 다시 쪘다...
67키로가 되었다
또... 또............
이거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안다 병원도 가봤다 약 먹으면서 정상식하면서 일주일 쯤 살아봤다 폭식증 고치려면
정상식하고 적당한 운동 다이어트 강박증을 버리는 거 음식 칼로리 계산하고 매일매일 체중재고 음식 때문에 약속 안 잡고 덜 잡고 칼로리 모르는 음식은 잘 안 먹으려 하고 재료 하나하나 따지고 56키로였을 땐 적극적으로 했을 것들을 지금은 살 때문에 못한다 생각하며 안하는것들 그래서 20대 초반의 이 좋은 날들을 허비하는것들..을 그만둬야 된다는거
안다 근데 안된다 도저히 안된다
천천히 살 뺀다고?
천천히... 그 동안은 어떻게 살라고.
살 때문에 수업도 가기 싫은데
67키로의 몸으론 공부도 열심히 하기 싫고
뭐 어디 술자리에도 가기 싫고 사람들 만나는 모임도 가기 싫고
이 몸을 가지곤 뭘 해도 의미 없는 거 같고
48키로까지 빼고싶다 다 치우고 다 외면하고 다 때려치고 48키로 까지 빼고 생각하고 싶다 56키로에서 다이어트에 소홀해진 게.. 사람들이 날씬해졌다고 칭찬해줘서 자만해진게 제일 잘못한거 같다 그때 더 독하게 해서 40대가 되었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