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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일본의 인실좆 시전을 보고 생각난 초등학생 때 일
게시물ID : humorstory_2475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디슨
추천 : 10
조회수 : 1208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1/08/22 17:25:17
제대한 이후로 눈팅만 하다가 처음 로그인했네요.

베오베의 '흔한 일본의 인실좆 시전'이란 글을 보고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그 글처럼 인실좆을 시전했다거나 일진이나 왕따에 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또는 팬티에 관한 이야기-_-도 아닙니다. 그냥 그 글을 읽고 생각나서....




초등학생 때 이야기입니다. 4학년 때였을겁니다.

같은 반 여자애가 갑자기 책상서랍에 넣어뒀던 지갑이 없어졌다고 울더군요.

예쁘고 반에서 인기있었던 친구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래에는 A라고 쓰겠습니다.

당연히 반에서 큰 화재거리가 됐고 담임선생님께서 맡은 반의 과목을 모두 가르치는 초등학교 특성상

아, 담임선생님을 기억해보니 3학년때 일이군요.

여튼 선생님도 이 일을 바로 알게 되어서 수업은 뒤로한채 범인 찾기에 나섰습니다.

뭐 고전적인 방법인 눈감고 손들기부터 시작해서....

그러다 목격자(?)가 나왔습니다. A랑 친했던 여자애였는데, 그 애의 증언에 따르면.

노란옷을 입은 5학년 또는 6학년 학생이 반에 들어와 A의 책상을 뒤졌다고 했습니다.

그 증언이 있자 자신도 봤다며 같은 내용의 추가 목격자가 더 나 왔습니다.

공교롭게도 어쩌면 당연하게도 A랑 친했던 목격자들이.

그렇게 용의자가 확정되니 선생님이 발벗고나서 그 학생을 찾아왔습니다.


노랑색 티를 입고있던 그 형은 과연 생긴것도 뭐 악하게 생긴것까진 아니더라도 장난기 많은 얼굴에

앞서 증언을 접하고 본 얼굴이라 그런지 도둑질하게 생긴 얼굴이라고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 형은 마치 범인의 당연한 수순이라는 듯 발뺌을 했습니다.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선생님이 프린트물을 배부하라고 시키셔서 이 반에 들어왔던 것은 맞지만 책상을 뒤진적은 없다고.

하지만 그 말은 우리 반에 들어왔다는 사실만 인정한 셈이었습니다.

이미 목격자도 서너명이나 있고, 그 형은 울면서 결백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 형의 어머니도 호출 되었고 그 형은 울면서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아직도 지갑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울먹울먹하던 A가 갑자기 퍼뜩 밝아진 표정으로 손을 번쩍 들면서 말했습니다.

"선생님 지갑 찾았어요!!"

지갑이 없어진게 아니라 책상 서랍 깊숙히 있어서 못봤던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어릴때라 생각이 짧아서 그 말을 듣고. '지갑 찾았네, 다행이다.' 그렇게만 생각했습니다.

A도 지갑 찾았다는 생각만 드는지 밝은 표정이고.

그런데 왜 선생님 얼굴만은 그렇게 사색인지....

어렸기에 그 이유를 이해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려서 울면서 우리에게 사과했던 그 형은, 부모님까지 학교에 부르게 된 그 형은.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을 울면서 사과 할 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물론 모든 사실을 알게된 후에 담임선생님을 필두로 A와 목격자들이 그 형에게 크게 잘못을 빌었지만

아무리 사과를 받아도 기껏해야 13살인 어린나이에 그런 일을 겪은 충격은 가시지 않았을겁니다.

부디 그 형이 이 일로 비뚤어지지 않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 때 그 친구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증언을 했는지....

어려서 그랬다 치고 밖에서는 안 그러고 다녔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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