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BGM/단편] 램프
게시물ID : readers_247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울성게
추천 : 3
조회수 : 37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4/16 00:31:22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GD2Fk
 
 
 
 
진심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런 질문을 자주 했었다. 누구에게나 했었고, 늘 비슷한 대답을 들었다. 누구나 모든 일에 진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원한 건 아니었지만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너는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벌겋게 달궈진 화로 앞에서, 생각하는 네 모습은 꽤나 고심하는 것도 같았고, 어쩌면 그게 아닌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런 건 별로 상관은 없었다. 네 몸은 따뜻했고 나는 그걸로 충분했다. 관계가 끝난 후에야, 베개의 감촉이 느껴질 무렵에야 너는 이야기했다.
 
 
어쩌면 진심이란 건 애초부터 없는지도 모르지.
 
 
그래, 그럴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별로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그건 네가 떠나가던 날까지만 유효했다. 그리 아쉬울 것도 없는 관계라고 생각했다. 왔던 것처럼 떠나가는 것뿐이다. 우연히 들어갔던 사창가 골목에 네가 서성이고 있었고, 지나가려다 마음이 계속 걸렸고, 그런 보편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에 굳이 우리가 아니었더라도 됐다. 네가 아닌 너와, 내가 아닌 나였어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이야기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건 애석하게도 너다. 이름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름을 물어보았으면 좋았을까. 뒤늦게 예의라도 차릴 것처럼 담배를 피워물고 너의 사연을 물어보았으면 좋았을까. 그건 진심이었던가. 뒤늦은 진심도 어디론가 가게되는 걸까. 어쩌면
 
 
진심이란 건 애초부터 없었는지도.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화로의 빛이 램프에 반사되었을 때, 거기에 맺힌 네 표정에서 진심이라고 부를 것이 스쳐서, 아니, 그건 나에게만 비친 진심이다. 그렇다면 진심은 사창가로 간 걸까. 그래, 사창가 골목 어딘가에 진심이 있다. 나는 찾지 않기로 했다. 진심이 없어져버린 게 아닌가 두려워서. 혹은 그것이 진심이 아닐까봐 두려워서. 나는 아마 다시 물을지도 모르겠다. 뭐 어쩌면 당신에게도. 진심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