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2-11-14 18:49] , 기사수정 [2012-11-14 18:58]
출처- http://www.asiatoday.co.kr/news/view.asp?seq=726452
‘민주당의 이중플레이’.. 암초만난 단일화 협상
‘안철수 양보론’ 확산 의혹, ‘협상 파트너 비방’ 등... 安 측 “가시적 조치 있어야 협상 재개”
아시아투데이 윤희훈 기자 =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개시 하루만에 암초에 걸렸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은 14일 ‘민주통합당의 언론플레이와 네거티브 공세’로 인해 “단일화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측의 협상 중단 선언은 지난 12일 양측 각 3명의 인사로 구성된 ‘단일화 실무단’이 상견례를 갖고 단일화 방식에 대해 첫 협의를 가진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오늘까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과 민주당이 신뢰를 깨는 행위를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단일화 협의가 계속될 수 있도록 빠른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답을 듣지 못했다. 따라서 단일화 협의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문 후보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 유불리를 따져 안 후보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 말고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른바 ‘안 후보 양보론’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철수 양보론’과 관련해서 안철수 펀드 참여자들이 민원실에 전화해 진위 여부 심각하게 묻고 이를 해명하는 상황”이라며 “단일화 상대에게 할 행동인지 묻고싶다. 문 후보 측에서 가시적 조치가 있다면 협의에 응할 준비는 돼있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캠프 뒤흔든 ‘안철수 양보론’
안 후보 측은 이날 오전부터 다소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양보론’에 대한 기사가 ‘문재인 후보 측 핵심관계자’의 발언으로 인용돼 보도됐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안 후보가 문 후보를 만나 양보를 검토하겠다고 한 것처럼 언론에 흘리고, 언론 기사를 인용해 지역에 유포시키고, 잊어버릴만 하면 언론에 흘려 기사가 나오게 한다”며 민주당의 ‘안철수 양보론’ 확산 의혹을 제기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이 문 후보가 여러 번 공개적으로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와 정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 측은 지난 6일 ‘문재인-안철수 단독회동’ 이후 ‘안철수 양보론’, ‘신당 창단설’ 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해 왔다.
안 후보의 조광희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 후보 측 노영민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통해 유감을 표하며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민주당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안 후보 측은 결국 ‘단일화 협상 중단’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유 대변인이 14일 이날 긴급브리핑을 갖고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안철수 양보론’이 보도된 후 안철수 캠프 민원실은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화로 몸살을 앓았다.
박인복 안철수 캠프 민원실장은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하기로 합의가 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제보가 가장 많이 오고 있다”며 “지지자들이 ‘우리를 기망하는 것이냐, 양보하기로 해놓고’ 라고 전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대변인은 “문 후보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고 비판한 것은 이 같은 상황에서 나왔다.
◇문재인 측의 협상 파트너 비방
문 후보의 측근인 백원우 전 의원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도 양 측의 분열을 야기하는 원인이 됐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어제 첫 협의를 시작할 때 안 후보측에 의해 우리측 실무팀에 대한 인신공격이 있었고, 실무팀 협의 내용 이외의 자의적 발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협의 시작 전 시점에 문 후보의 정무특보인 백원우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우리 측 실무팀원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에 대한 인신공격이 있었다”며 “거기에는 민주당 김현 대변인 등이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백 전 의원은 전날 트위터에 ‘안철수 단일화 협상팀 이태규? 한나라당 정권을 만들었던 사람, 개혁적 실용정권을 꿈꾸었던 사람 이태규’라는 글과 19대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 광고 사진을 리트윗하고 ‘모욕감을 느낀다’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논란이 일자 백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는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이와 관련, 김 대변인은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페이스북 친구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은 에티켓 수준의 행위”라며 “이 실장의 과거행적을 사실대로 적은 것을 인신공격이라고 한다는 것 자체가 인신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영을 떠나 정치에 기본적 도의가 있는 것인데 (안 후보 측의 중단 선언은) 이에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 후보측은 백 전 의원의 거취 문제를 서둘러 정리하는 등 조기 진화를 시도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캠프 차원에서 언론 플레이를 하거나 안 후보측을 자극했다는 오해가 없길 바란다”며 “향후 더욱 더 주의를 기울여 사소한 오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백 전 의원은 이날 문 후보의 정무특보직에서 물러났다.
<윤희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