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여자 어린이가 성폭행을 당해 영구 장애를 입은 ‘나영이 사건’과 관련, 분노가 앞선 일부 네티즌이 결국 생사람을 잡았다. 네티즌들로부터 성폭행범으로 지목돼 사진이 유포된 사람이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일반인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일 조선닷컴 취재 결과, 네티즌들로부터 나영이 성폭행범인 조모(57)씨로 지목된 사람은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모(59·정당인)씨로 밝혀졌다.
김씨는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오늘 오후 벌초를 갔다가 지인으로부터 인터넷에 내가 성폭행범으로 지목돼 사진이 떠돈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농담하지 말라며 끊었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진짜 범인이 된 것 같아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 급속히 퍼지고 있는 김씨의 사진은 지난 2007년 본인이 네이버에 운영하는 산악회 카페에 올린 증명사진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평소 산악회와 중학교 동문회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으며, 본인의 카페에 수백장의 사진을 올려놓았다.
김씨가 범인으로 지목된 것은 일부 네티즌이 지난달 29일부터 "흉악범의 인권은 보호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대형 포털 사이트들을 통해 사진을 무차별 유포시켰기 때문. 실제로 'hitmann'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1일 오후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김씨가 전과 17범이라면서, "설사 이것(사진 유포)으로 법적으로 빨간줄 가도 상관없다"며 김씨 사진을 올려놓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나를 성폭행범으로 지목해 사진을 유포한 것은 명백한 초상권 침해에 명예훼손"이라면서 "사진을 올리고 유포한 사람들에 대해선 끝까지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