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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단편] 격식
게시물ID :
readers_24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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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방울성게
★
추천 :
2
조회수 :
44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4/17 00:42:25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Dy6Hz
자벨린은 이맘때면 항상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다녔다. 그러면서 그것만이 삶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오천원짜리 커피는 가격에 비해서 성능이 좋은 사치품이었다. 그녀는 삼십 분짜리 호사를 즐겼다. 그러면서 이야기했다. 자유는 멀리 있는 게 아니야. 굳이 말하자면 모래성과 같은 것이었지만, 무너지기 전까지는 제법 견고한 성이었으므로 그는 그 부분을 지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자유에 대한 갈망은 500ml 컵에 담아둘 수는 없는 것이었다. 자벨린의 욕심은 놀이터에 앉은 여섯 살짜리의 것이 아니었으므로. 그 다음에는 삼 만원짜리 와인으로 변했다.
그러면서 그것만이 삶을 지탱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자벨린은 말했다. 와인의 가치는 돈에 있는 것이 아니야. 그런 다음 와인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독일의 와인 전문지 바인레제에서 샤토 마고를 제치고 94점을 받은 몽 페라는 겨우 2만원이야. 그녀가 이야기하고 있는 건 2만원짜리 자유였다. 그는 이번에도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자벨린이 하루에 십 만원씩 쓰기 시작했을 때 본격적으로 죽일 계획을 세웠다. 대가가 따르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 즈음부터 그가 하던 소리이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벨린은 돈을 쓰는 것을 줄이지 않았다.
그리고
생애의 마지막 순간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찾아왔다. 그의 목전에서 자벨린이 중얼거렸다. 내가 자유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말이야. 아무래도 네 자유도 내가 좀 가져야 할 것 같아서. 그러면 아무래도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겠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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