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서기호 판사는 8일 보수논객 지만원(67)씨가 탤런트 문근영(22)씨의 기부행위에 대해 가족사를 들어 비난한 글을 올린 뒤, 진중권(46) 전 중앙대 겸임교수가 이를 비판하자 낸 3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부 표현에서 지씨가 주관적으로 인격모독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진 교수의 발언 경위를 고려하면 풍자와 해학의 측면이 있고, 이는 지씨가 감수해야 할 정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지씨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중시한 나머지 문씨와 문씨의 가족에 대한 명예훼손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했으며, 이는 이념적으로 보수적 성향인 사람들에게까지도 두루 비판받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지씨는 지난해 11월 문씨가 복지단체에 익명으로 8억5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자 자신의 누리집에 “좌익 세력들이 빨치산의 손녀인 문근영을 영웅으로 만들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진보신당 누리집에 “지만원씨의 상상력이 갈수록 빛을 발하며, 나이가 드시면서 점점 앙증맞아지시는 것 같다. 진보신당이 하루빨리 집권해 저런 불쌍한 노인은 발견 즉시 무상으로 치료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