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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에게 너무나 죄책감이 들어요.. 이젠 돌이킬수도 없어요.
게시물ID : humorbest_2485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챈들러빙
추천 : 127
조회수 : 7955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10/10 02:47:29
원본글 작성시간 : 2009/10/10 01:22:41
중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술집 아가씨를 알게 되었어요.. 1살어린 27살 먹은 중국 아가씨였죠..
전 어른들과 함께하는 접대 겸 술자리라서 어른들이 알아서 해주는
파트너를 만났는데 제가 이래저래 신경써주는게 좋았었나봐요

가짜 양주 많이 마시지 말라고 양주를 보리차로 바꿔주고.. 맥주 먹으면
과일도 먹여주고 그랬었죠.. 제가 술을 잘 못 먹는 이유도 있지만..
제가 술자리에서는 제일 막내라서 뒤치닥거리를 해야 하기에 못 마시는 것도 있었죠..

다른 손님들은 술을 인사불성이 되도록 먹이는데 저는 그러지 않고..
오히려 더 챙겨주고 부담없이 중국어로 이야기가 되니까는 점점 호감이 생겼나봐요..
게다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몇번 연속으로 제 파트너가 되었기에 점점 친해졌죠..
그리고 밖에서 몇번 밥을 같이 먹으면서 얘기하다보니 저도 호감이 가서 사귀게 되었어요..

그런데 사귄지 한달정도 되었을무렵 저한테 고민을 털어놓더라구요..
이번달에 생리를 하지 않았다고.. 아무래도 임신같다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사귄지 한달이라고 해도 잠자리는 딱 한번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콘돔까지 사용했고요..

솔직히 저는 여자친구가 어떠한 목적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가졌기에 같이 병원갈때도..
정말 탐탁치 않은 기분으로 갔었어요.. 그런데 진단결과를 보니까는 임신 8주째라는 겁니다..
결국 저의 아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였죠.. 2차를 나갔으니까요.. 

저와 사귀기 전에 어떤 한국 아저씨랑 2차를 나갔는데 그날 술에 떡이 되도록 먹이는 바람에..
술자리 이후의 일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울면서 이야기 하더라구요..
여자친구도 반신반의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다면서 막 울더라구요..

근데 더 문제는 뭐냐면 뱃속에 있는 아기였어요.. 저는 솔직히 낙태를 하지 않기를 바랬어요..
낙태의 휴유증이 정말 엄청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기에.. 낙태에 대해 찬성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기를 낳게 되고 제가 여자친구를 책임지지 않으면 여자친구 혼자서 뒷감당을 해야 하기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말 많이 이야기를 했어요..

결국 여자친구는 낙태를 하기로 결정했죠.. 저의 불확실한 결정이 많이 서운했나봐요..
그리고 낙태수술을 하는날 병원에 같이 가서 괜찮을거라고 위로를 해줬지만..
수술하러 들어가면서 눈물을 보이고.. 수술후에는 진짜 슬프게 우는거에요..

전 솔직히 임신했을때 곧 헤어져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 역시 견딜수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지금 헤어지면 더욱 더 큰 상처를 줄거 같아서..
어느 정도 상처가 치유될때까지 같이 있기로 마음속으로 다짐했어요..

수술후에 여자친구는 다른 아가씨들이 있는 숙소로 돌아가고 저는 그후로 매일 숙소로 찾아갔어요..
하지만 혼자 사는 집이 아니라서 그런지 편히 쉬지도 못하는 것 같고.. 점점 수척해지기에..
이대로는 안될거 같아서 제가 사는 원룸으로 데려와서 돌봐주었죠..

좋은 음식을 배달해서 보내주고 저녁은 항상 같이 먹고 좋은 이야기만 해주고..
좋은 것들 구경하러 다니고 그러면서 돌봐주기를 한 3개월 했던거 같아요..
이렇게 돌봐주다보니까 오히려 더 정들고 아껴주고 싶은 맘이 간절하더라구요..

그렇게 3개월 정도 더 만나고 여자친구는 술집을 나가도 2차는 안 나갔어요.. 
돈벌이가 안되긴 했지만 저랑 같이 있는게 많이 의지가 된다고 하고..
저 또한 다시는 이런일이 벌어지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여자친구의 행동에 내심 흐뭇했었죠..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친구는 점점 진지한 관계를 원했지만 저는 또 다시 흔들렸어요..
중국에서 계속 살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구요..
그래서 이런 문제로 인해서 싸움이 조금씩 잦아지더니.. 여자친구가 이별을 고하더라구요..
여자친구가 진짜 서운하다고.. 서운하다고...... 

때마침 저도 곧 귀국날짜가 정해진지라 나름대로 서로 상처받지 않게 헤어졌어요..
저는 한국으로 귀국을 하고.. 한 1년정도 지났을까? 여자친구한테 국제전화로 연락이 온거에요..
일시정지한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긴 했었지만 진짜로 전화할줄을 몰랐거든요..

정말 너무나 반가워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죠.. 잘 지냈냐.. 술은 많이 안 먹지? 등등
또 어떻게 한국인이랑 국제전화도 한다면서 신기하다면서 친구들하고도 전화로 인사도 나누고요..
그렇게 한달에 2~3번 정도 통화하면서 얘기하기를 1년정도 지났을까..

어제 전화가 왔어요.. 그런데 여자친구 목소리가 아니라 여친 친구 목소리였어요..
저에게 슬픈 목소리로 얘기하더라구요.. 다시는 여자친구의 목소리를 들을수 없을거라고..
과도한 음주로 인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얘기하더군요..

저랑 통화되고 난후에 여자친구가 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고 하네요..
그때까지 잊지 못했다고.. 또 제가 통화할때 언젠가 다시 중국으로 갈꺼니까 만나자고 했던게..
더욱 더 기대감을 주었나봐요.. 그렇게 기대감을 가지면서 일하다가..
술 때문인가봐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고 어제 전화가 온거에요...............

그 전화를 받은후로 정말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어요..
이럴거였으면 아예 시작하지도 말았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해요..
술집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보살펴주지도 못했고..

제가 그때 결정을 확실히 내렸더라면 다시는 술집에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계속 맴돌아요..

어쨋든 잘해주지도 못하고 끊을때 확실히 끊지 못하고 헛된 기대감만 품게 한게..
너무나 미안해요.. 세상일이란게 아무도 모르는 거라지만..
제가 옆에 있으면서 붙잡아주었더라면 이런일은 없었을텐데라는 생각밖에 없어요..
그때 제가 희생을 해서라도 결정을 하지 못했던 것이..

헤어지기전에 여자친구는 잘살지 못해도 괜찮다고.. 하면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었는데..
저는 저 혼자만을 생각하고 여자친구가 고민고민해서 얘기한것들을 그냥 팽겨쳐버렸으니..

나중에 제가 곧 중국가서 다시 만날수 있으면 정말 잘해보자라고 그렇게 얘기했었는데..
이제 그녀는 세상에 없으니까 제가 했던 실수를 돌이킬 방법조차 없어졌어요...............
정말 미안한 마음만 가득할뿐이에요..........................
되돌릴수 있으면 좋으련만.. 답답하고 슬퍼서 눈물만 나네요..



장쉬에.. 정말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나랑 같이 한국으로 와도 좋았을텐데.........
너무 나만 생각해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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