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쭉빵카페
글쓴이:Kurtcobain 님
현화 : (생략) 정말 도망가고 싶더라구요~
준기 : 맞아요, 맞아~ 다들 비슷한거 같아요~
이완 : 준기씨는, 연기자라면 다들 느끼실꺼 같아요. 미니시리즈 처음 들어갔을 때.
준기 : 아...죽죠. 너무 싫어요. 그때 진짜 도망가고 싶어요.
이완 : 저는 천국의 계단 아역으로 3회하고 바로 다음 작품으로 미니시리즈 백설공주라는 작품이었는데 와~ 저는 깜짝 놀랐어요. 일주일에 서너시간 잤는데 잠을 못자니까 항상 술 취한 상태에요.
준기 : 몽롱하죠.
이완 : "안녕하세요." 이것도 안외워져요. 나중에는. "안녕하세..다시 할게요." 이렇게 돼요.
준기 : 나중에는 이게 무슨 연기를 하는건지 기계적으로 하는건지 몰라요.
이완 : 저는 깜짝 놀랐어요. 와..원래 이렇게 하는건가? 근데 그때가 좀 심했더라구요. ㅎㅎㅎ
준기 : '절죠.'(?) 하하하
이완 : 너무 힘들었어요.
준기 : 드라마를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있구요, 드라마를 상당히 어려워하는 배우들이 있는데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드라마를 약간 회피하는 배우들이 있어요. 그런 배우분들은 드라마 시스템을 도저히! 못이겨내는 분들... 그만큼 극한의 상황까지 가는게 드라마 현장이에요. 하물며 신인때는... 우리는 이제 익숙해져 있으니까 현장에서 빨리빨리 진행하는 법이나, 임기응변이 가능한데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그 극한의 상황들이 엄청나게 크게 느껴지죠.
현화 : 부담되죠...
준기 : 감독님이 신뢰를 안하잖아요. 기본적으로...신인이니까. 저는 앞에서 욕도 먹고, 캐스팅 되가지구... '어디서 저런 놈을 데리고 와가지고! 현장에 스탭들 다 기다리고 있는데 야, 너 연기 똑바로 안하냐??' 이러면...
현화 : 오우~ 갑자기 기가 확 죽죠~
준기 : 그 날 특히나 우는 날이야~ 눈물이 나와요?
이완 : 저절로 나오지 않을까요?
준기 : 안나와요~ 오히려 긴장하니까~
현화 : 더 긴장하니까~
준기 : 근데 앞에 80명 스탭들은 며칠째 잠을 못잤어. 조명기사 분은 그 대 잡고 졸아.
이완 : 한숨 또 폭폭 쉬잖아요.
준기 : 그럼 스탭들 한명씩 저기서 소근소근 거리는게 들려. '아, 저 삐리리 저거...아...저 삐리리 저거 왜 와가지고...' 80명이 그러는 소리가 들리면 저는 거기서 이제... 도망가고 싶고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싶어요. 기절하고 싶고.
그러고 결과적으로 두세시간을 못울었어요. 그럼 이제 매니저한테... '야, 이준기 매니저 이리와' 그때 이제 매니저는 죽어요... 우리나라에서 존재하는 모든 욕을 매니저가 먹습니다.
이완 : 처음 미니시리즈 했을때?
준기 : 아니오. 첫 미니시리즈가 아니라 단막극. 신인때는 단막극 하잖아요. 그때는 대본으로도 막 맞고 그랬어요... 와가지고 못울면 '야 너 이리와!' '예, 왔습니다' '야 여기 연습하러 왔냐? 빡빡빡! 똑바로 안해? 빡!!! @$#^@^^&*$' 그러면 스탭들이 전부 '쯧쯧쯧' 그때는 신인들은 전부 그렇게 배운다고 그랬어요.
현화 : 맞아요~
준기 : 그렇게 오만 욕 듣고 집에 들어와 자면 '내일 현장 가기 싫다 ㅠㅠ'
이완 : 아우~ 진짜 지옥이에요, 지옥. 저는 그 촬영 끝나고 나서 그 다음 날에도 조건반사적으로 눈이 탁 떠져요. 새벽 5시, 4시 반 이럴때. 촬영이 다 끝났는데 오늘부터 이제 쉬면 돼~ 그래도 눈이 떠져서 화장실 가서 세수를 하고 거울을 딱 봐요. '하아...살았다'
현화 : 어머나, 어느 정도로 압박감이 느껴졌으면~
준기 : 숨막혀요...이게 첫번째로는 스탭들과 감독들의 평가에 오르내리지만, 이 한번의 극한의 상황을 넘고 나면 더 큰 공포가 다가오죠. 시청자들.(시청률)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그땐 또 죽어요. 그땐 두번 죽는거에요. 다음 날 또 (시청률이) 안좋았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또...
근데 뭐 신인때 그런게 가장 크죠. 그땐 제가 정말로 도망치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신인때 그렇게 욕 먹고, 내일 가면 또 욕 먹을꺼고, 또 맞고 욕 먹고 이럴텐데... 하하하
이완 : 하하하 아아 ㅠㅠ
준기 : 생각나죠?
이완 : 저는 그때는 너무 강박관념, 압박이 심해서 도망가고 싶다 이런 상상도 못했어요. 그냥 얼빠진 사람 있죠? 시키는대로 하고...
준기 : 기계되죠? 나중에~
이완 : 네, 기계.
준기 : 그게 두번째 단계야~ 첫번째는 울어요. 가기 싫어서~ 막 차 속에서 울어요~ 나가기 싫어가지고~ 정말...정말 연기를 못하겠어! 감독이 눈을 부라리고 있는데 ㅠㅠ
현화 : 그래요~ 그렇게 눈을 부라리고 너 어디 잘되나 두고 보자라는 눈으로 보고 있는데 어디 연기를 할 수 있겠어요?
준기 : 그러다가 딱 한마디 내뱉잖아요? 대사 한마디 내뱉는 순간에 '내 저럴 줄 알았지' 아아아
현화 : 나 그거 뭔지 알아! 아~ 최악이에요, 진짜~
준기 : 저 자식 내가 저럴 줄 알았다고~ 어디서 데리고 온거야? 저런 놈을 어디서?
이완 : 연기하고 있는데 그냥 컷, 엔지 소리도 안내요. 그냥 얘기 하시는거에요. 스탭들 다 들리게~ 난 연기를 계속 하고 있고. 그러다 주눅 들어서 가만히 있으면 엔지! 다시 가고...
준기 : 아, 그리고 제일 강한게 그거야. 뭐라고 하는거보다 하다하다 감독님도 지치잖아요. 그럼 연기를 하고 있어요. 그럼 저 쪽에서 들려요. '밥 뭐 먹을까?' 스탭들은 철수중...
현화 : 어머어머
준기 : '밥 뭐 먹을까? 아 힘들다, 힘들어~ 힘들어서 못해먹겠다~' 그럼 난 또 혼자 남아서 '난 뭐지..?' 그런 많은 일들을 겪고 나서 커가는거에요.
현화 : 그러면서 강해지는거에요.
준기 : 그러면서 배우는거거든요.
이완 : 그런 과정이 없으면 또 천만배우 이준기씨가 이 자리에 없잖아요 ㅎㅎ
준기 : 그건 이완씨도 마찬가지구요~ 곽현화씨도 마찬가지구요~
현화 : 그럼요~
준기 : 그래서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얘기가 길어졌는데 옛날 얘기 하니까 참...
현화 : 갑자기 짠해지네요~
준기 : 날이 새도 못할 얘기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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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잡이 촬영 관계자-
"촉박한 촬영 일정임에도 불구, 촬영장 주변 숙소를 거절하고 서울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배우들이 적지 않다"며
"이준기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스태프들을 편하게 해줄 뿐 아니라 촬영장 분위기를 이끄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촬영장에서 살다시피하다가 40일만에 집에 들어간 감회-
유오성-
'연기를 조금 먼저 시작했던 선배의 입장에서 말한다'고 조심스레 운을 뗀 그는 드라마의 주인공을 '리더'라 칭하며
그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웃고 스태프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인사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아름다운 현장에 있구나,
'조선총잡이'라는 드라마에 참여한 것이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겨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두홍감독과 베를린 무술연출을 맡았던 한정욱 무술 감독-
"대한민국의 톱스타들 모두 액션에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이준기 같은 배우는 정말 처음이다"라고 말문을 연 한감독은
"이준기는 모든 액션 동작들을 생각해서 촬영장에 나온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동작들을 미리 연습하고 현장에서 의견을 보탠다.
외워야할 대사량도 많고 일정도 빠듯하지만 액션에 열과 성의를 다한다"라며 이준기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가네마루역의 오타니 료헤이-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다.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리더십도 있다. 최고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역배우가 말하는 주인공-
바닥부터 차근차근 밟고 올라온 배우들과 기획사빨로 주연자리부터 꿰차는 아이돌 차이는 분명 존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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