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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km, 페달을 밟고 한강을 달려
허물어진 정자에 걸터 별을 보았다.
육안이 가늠할 수 없는 곳부터 하늘이라 생각하였으니
신의 뜻을 일컫는 모호한 지점,
그래서 두려웠다.
하루 10km, 1년 전과 같은 길을 달려
달이 큰 시각, 손등에 음기를 느꼈다.
"아, 밤에 비 온다 그랬지"
기상예보가 점점 잘 맞는다.
이젠 안다,
하늘은 지상과 오존 사이에
대기 현상이 발생하는 지점일 뿐
풀잎 끝에도 닿아 있는 것이며
원망이나 어떤 감정의 대상이 아님을.
내리는 비에 무기력함을 느끼는 것은, 사는 데 축복이 필요한 순간이 아니다.
풍요로운 햇살에 활동적이게 되는 것은, 사는 데 가호가 깃든 순간이 아니다.
애당초 정수리에 닿아 있는 것은
옳고 그름을 따질
원천도, 의지도 없다.
알아서 죄를 자각하고, 어진 맘씨를 자주 쓰라.
나는 이 이야기를 일기장에 적었어야 했다.
왜냐면 철학적인 사유는 너무 부끄러운 것이기에..,
오늘도 내 안의 공자는
시대를 관통해
마차 대신 자전거를 탄다.
출처 | 이 글을 종이에 적었다면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졌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