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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정부의 게임중독제제 법안을 보며 과거 게임중독자가 한마디
게시물ID : sisa_1671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어준
추천 : 6
조회수 : 37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02/04 18:16:14
최근 정부에서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중독성 등에 대해서 심각함을 느끼며
이것들에 대한 부작용에 법을 제정해서 막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셧다운제같은 시간을 제한하여 장시간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하는데..
저는 이것들을 보면서 정부가 대단히 한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24살에 저는 불과 3달전에는 중독자였으니깐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한창 스타크래프트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저 역시 하루에 500원씩 받는 용돈을 모아서 피시방에가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기 시작했죠.
너무 재밌어서 집에서도 하고 싶은 마음에 형과 같이 부모님을 졸라 당시 200만원이였던 컴퓨터를 샀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컴퓨터를 주말에만 하라고 제제를 하셨고 형과 저는 주말에 1시간씩 돌아가며
컴퓨터를 했습니다. 이 때문에 형과도 많이 싸우고 집안에서도 작고 큰 잡음이 많았습니다. 
서로 치고 박고 싸우니...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친구들과 수영장에 갔다가 피시방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 처음 리니지를 했습니다, 당시 인기가 엄청나고 피시방에서 대부분이 리니지를 하고 있었고
저 역시 리니지를 하게되었죠.. 엄청나게 재밌고 맷돼지를 잡기 위해서 빨간물약을 10개 넘게 빨았던것까지
기억날만큼 리니지는 제 인생에 게임이란 것이 생활화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게임에 몰두하게 되었고 이 게임, 저 게임 다하면서 공부는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죽어라 게임만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유일하게 제가 잘할 수 있는건 게임밖에 없다는 생각에
게임에 더 깊이 빠져들었죠.. 고등학교를 실업계를 가고 인문계처럼 야자도없고 학교가 끝나고 집에오면
늦어야 5시니 그때부턴 집에서 10시까지 게임만했습니다 성적 역시 50점에서 60점사이였고
내신 역시 바닥을 기어서 졸업후에 대학교도 집 근처에 있던 전문대학교 친형의 친구가 다니던 과에 지원하고
합격하여 다녔습니다, 뭐...대학을가도 예전과 똑같은 생활이였습니다.
학교수업 땡땡이치고 피시방가고 전공같은건 눈에 차지도않고 그냥 무조건 게임만 했죠.
방학이 오면 집에서 하루종일 게임하고 그것도 성에 안차서 밤에 몰래 나가서 피시방가고
친구들과 논다고 부모님과 형한테 거짓말하고 나가서 피시방가고 
저의 이러한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가족들은 많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저를 생각해서 화를 내던 형에게 오히려 대들고 소리치고 집 나가서 피시방에서 밤새고 들어오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후회가 됩니다.. 
그리고 20살때 처음에 2008년 5월에 첫 징병검사가 
예정되어있었습니다 형이 집에서 게임만하지말고 군대갔다오라면서 강제적으로 징병검사를 신청해놓은거죠..
하지만 전 게임을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징병검사에 가지않고 3개월 뒤인 8월달에 징병검사를 받고 
3급이 나와 10월에 입대했습니다, 군대가면 좀 달라질까 싶었지만 게임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가 없었고
군대에서 나오는 월급으로 현질하고 외박나오면 피시방가고 가족들이 면회를 와도 피시방에 가면서 
게임에 대한 집착은 더 강해졌죠.
제대후에 정신차리고 공부하자했는데 공부에 대한 습관이 없다보니 다시 게임으로 빠지게 되더군요
제대전보다 더 심하게... 그리고 게임에 중독된 절 걱정하며 충고를 하는 가족들에게 더 심하게 화를내고
더 심하게 대항하고.. 
게임을 하면서 마냥 행복하지도않았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늙어가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모니터앞에서 몰래 울고, 정신차려야지라고 생각도 해보고 내 인생은 정말 게임만하다가 끝나는걸까도 생각해보고 답답하고 우울만 마음만 커져갔습니다.
그렇게 한심한 세월을 보내고 있을때 나꼼수를 듣게 되었습니다.(나꼼수 홍보가 아니라 계기를 설명하는겁니다)
그리고 점점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면서 정치가 뭐길래 이렇게 복잡할까
정치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어졌고 이것에 대해 깊게 배워보고 싶어 편입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 게임 외에 하고싶단 일이 생긴것은 처음이였습니다, 23년을 살면서 이런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한번도 못해봤거든요.. 편입을 하겠다고 마음먹고나니 그 이후에는 게임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지인들이 알려준대로 공부를 시작하니 그 이후로는 게임에 손이 안가면서
컴퓨터를 멀리 하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컴퓨터를 일주일에 2~3시간정도 웹서핑이나 영화같은거를 보고
자료를 찾아보는 외에는 하지않습니다, 새벽 4시반에 일어나 6시까지 학원을가고 밤 8시까지 공부를 하니
컴퓨터와 멀어지게 되고 공부에 대한 신경만 쓰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제 자신과 가족의 분위기 변화였습니다.
게임에 중독되어있을때는 부모님은 항상 한숨만 쉬고 걱정이 가득하셨고 형은 말은 안했지만 정말 마음속으로 고생을 많이했었죠 하지만 제가 변하나니 형과 부모님도 예전에 비해 훨씬 편안해지셨습니다.
그리고 중독된 저에 대해 애기하시는데 굉장히 부끄럽고 제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변하고 뭔가 하고 싶은일을 하기위해서 공부를 하는 저를 보고 정말 기쁘다고 하시면서
우시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만 더 빨리 철이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서두가 굉장히 길었는데 제가 정부에 정책에 대해 말하고싶은건
과거 중독자였던 제가 느끼기에는 이런 정책들은 청소년들의 게임의 중독성, 폭력성 그리고 그 외 부작용에 대한
방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않고 오히려 게임중독에 빠진 사람들에게 게임을 더 부추기는 효과밖에 되지않습니다.
정말 게임중독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한이 아닙니다, 막으면 막을수록 오히려 더 하고싶다는 욕망은
강해지고 더 게임에 빠져들게 될 뿐입니다.
정부가 그들에게 하고싶은일을 찾게 도와주세요, 게임이 아닌 자기가 정말 하고싶은일을 찾게 된다면
게임은 그저 취미정도로만 그들에게 남게 될 겁니다. 
주입식 교육제도를 바꾸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기가 정말 원하는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게 되고
그것을 위해서 노력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주세요.. '뒤쳐지면 낙오된다, 어짜피 낙오자인데 
게임이나하며 살랜다, 도저히 내가 할 수 있는건 없어 유일하게 할 수 있는건 게임뿐이야'라며
게임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일이 뭔지 스스로 찾을 수 있게
지원해준다면 게임중독자의 수는 더 많이 줄어들겁니다, 언제까지 개인의 정신력 부족으로만 몰고가지마세요.
중독자의 정신력뿐만 아니라 사회의 분위기를 바꿔야 그들이 모니터에서 눈을 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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