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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를 위한 논술 첨삭지도
게시물ID : sisa_247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銀培와準培
추천 : 11/4
조회수 : 34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6/10/18 10:48:59
원문보기 조선일보를 위한 논술 첨삭지도 / [교육희망] 송원재·서울 공항고 교사 2006년 10월 17일 (화) 11:45:20 송원재·서울 공항고 교사 ( [email protected]) <조선일보>는 지난 10월 9일 ‘전교조 교사가 적으면… 서울대 입학이 많아진다?’(인터넷판 제목)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쓴 웃음을 자아냈다. ‘조선일보식 글쓰기’는 그동안 ‘오류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논술을 공부하는 데 적잖은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거니와, 이 기사 역시 <조선일보>의 걸작 목록에 기록될 것 같다. ▲ 조선일보 10월9일자 10면 이 기사는 서울지역 고등학교의 서울대 입학자 수와 전교조 조합원의 비율을 비교한 뒤, ‘전교조 조합원이 많으면 서울대 입학이 적어진다’는 결론을 내리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논술에서 특히 조심할 것 가운데 하나는, 논리적 연관성이 규명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들을 무리하게 연관 짓는 것이다. 예컨대 ‘A학교의 수능성적이 가장 높았다. 그런데 A학교 교사들의 키는 교사의 평균치보다 작았다. 고로 키 작은 교사가 더 잘 가르치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논증을 따져보자. 수능성적과 교사의 신장 사이의 논리적 상관관계는 규명된 바 없다. 그런데도 무리하게 연관 지어 이 같은 결론을 내린다면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조선일보> 기사도 마찬가지다. 전교조 조합원의 숫자와 서울대 입학자 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입증하려면, 서울대 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모두 조사한 다음, 각각의 요소가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를 계산하고, 그 가운데 전교조 교사의 수가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된다.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정의 사회경제적 조건이 명문대 입학을 사실상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강남지역 학교나 특목고의 경우 전교조 조합원은 전입단계부터 걸러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참고해야 한다. 아마도 이 논증은 입증이 불가능할 것이다. 가 보지도 못한 학교의 진학성적이 좋은 이유가 ‘당신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면 누가 설득당하겠는가? 논술에서 또 하나 조심할 것은 주관적 목적의식이 앞선 나머지, 주장이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면 일단 결론을 유보하고 더 많은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성실한 글쓰기’의 기본자세이다.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합당한 근거 없이 논리적 비약을 일삼고 있을 뿐 아니라, 전교조를 헐뜯고자 하는 목적에 사로잡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확보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 이런 저급한 글쓰기는 비슷한 수준의 독자를 현혹시키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없다. 무식의 소치라면 깨우치면 되니 다행이지만, 알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조선일보> 스스로 저능아가 되어간다는 증거이다. 아무리 첨삭지도를 해줘도 나아지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안타깝고 슬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힘을 내서 빨간 펜을 드는 게 교사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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