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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하나 알찬 여름휴가 후기
게시물ID : humorstory_2491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maranth
추천 : 2
조회수 : 4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8/30 18:40:33
지난주에 저는 휴가였습니다.
맡은 일이 제대로 풀리질 않아서 짬밥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꼴지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여친은 4년째 행방불명이고
친구들은 이미 휴가를 다녀왔고ㅜㅜ
그야말로 절망뿐인 휴가가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놈이기에 나름 알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단 3일은 집에서 부족한 잠을 자면서 와우를 하고,
3일은 부모님을 찾아뵙고 엄마가 해주는 맛나는 밥을 먹으면서
와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짜장면과 굽네치킨이 너무 지겨웠거든요

첫날 친구들이랑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마시고, 당구장가서 죽빵친 것을 빼고는  
3일내내 집에서 먹고자고 와우를 했습니다. 젠장 7시간 레이드를 했는데
라그를 못잡았습니다. 아오~ 얼마나 분통하고 짜증이 나던지.. 부모님집에 가서
기력을 보충하고 다시 트라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드디어 4일째 아침 콘푸로스트로 적당히 위를 달래주고 고향집으로 갔습니다.
엄마가 해주시는 밥다운 밥을 먹고 와우를 할려고 컴을 켰는데
이런 인터넷이 끊겼습니다. 순간 "아~ 이제 뭘하지..ㅡㅜ"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지만 저는 나름 굳은 의지가 있는 놈이기에 
휴가를 알차게 즐기기위한 차선책으로 FM을 깔았습니다. 

이청용을 부활시키고 어시왕으로 만들면서 볼턴으로 신나게 한 시즌을 즐겼습니다.
첫시즌을 4위로 마치고 두번째 시즌에 간당간당하게 챔스리그에 합류했습니다.
조별리그 2위로 16강에 올라갔는데 두둥 16강 상대가 레알이라니..ㅜㅜ
레알 개패듯 두들겨 맞았습니다. 벵거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갑자기 삶의 희망이 없어졌습니다.

모든 것을 자포자기하고 있을때
문득 부모님집 근처 미용실에 아리따운 그녀가 계시다는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지난 아버지 생일에 왔다가 알게 되었지요.
때마침 머리도 부시시하고 산뜻한 모습으로 다시 출근해야겠다는 생각에 미용실로 향했습니다.
운좋게도 그녀가 저를 반기더군요 제 머리를 그녀에게 맡기고 눈을 지긋이 감고 그녀의 손길을
느끼고 있었는데, "저번에 저희가게에서 자르셨죠?" 하면서 그녀가 저를 알아보더군요 ㅎㅎ

얼마나 감동했는지.. 
5년동안 사겼던 여자친구도 다른 남자랑 걸어가면서 마주치면 못알아보고 그냥 지나치는데..
그녀와 저는 고작 20분남짓한 시간을 보냈을 뿐인데..ㅡㅜ 알아봐주다니 흑흑
잠시나마 행복했습니다. 헤어짐이 아쉬웠지만 추석때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에 다시 두근두근하더군요.

그 행복을 간직한체 출근했습니다. 
그런데 일도 손에 안잡히고, 계속 멍하게 되고, 밥맛도 없고
진짜 미칠 것만 같아요
와우가 하고싶어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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