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애인님과 'MB의 추억'이란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늑대소년을 보려고 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취소하고 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의 모습들을 코믹스럽고 유쾌하게 돌아보는 영화입니다. 생각보다는 화가 나거나 짜증나기 보단 어이없단 감정이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처음 이 영화는 이명박 유세, 홍보 CF 등의 영상들을 연달아서 보여줍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당시에 얼마나 잘 처묵했는지도 보여주는데 국수를 두그릇이나 먹는 모습에서부터 육군 장병들이 경례를 하고 군가를 부르는 상황에서도 짬밥 먹는 것에 더 신경쓰고 있는 그의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교차적으로 당시 이명박 캠프의 홍보CF '욕쟁이 할머니편'에서 멘트였던 '이명박은 배고픕니다'를 교차적으로 보여주며 웃음을 유발합니다. 해당 CF에서 나오던 욕쟁이 할머니가 실제 식당의 주인이 아니라 이명박 캠프에서 데려온 연기자라는 사실도 식당 종업원을 통해 확인시켜 줍니다.
그리곤 모두가 잘 아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연달아 나옵니다. '내가 시장 출신이라 아는데..., 노동자 출신이라 아는데..., 나도 장사해봐서 아는데...' 등등등
그리곤 이명박 후보가 연설했던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TV에 나와 자신은 BBK를 설립한적 없다고 주장하는 화면을 보여주고 뒤이어 BBK를 자신이 설립했다고 설명하는 영상을 보여줍니다.
이명박 후보가 "(민주당이) 5년동안 잘했어야지, 여태까지 못하다가 지금와서 잘하겠다고 하면 말이 되냐"고 말하는 장면들도 반복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이게 새누리당 디스 같습니다. 볼수록 코메디란 생각이 듭니다.
플레이타임이 1시간으로 잛은데다 워낙 유쾌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습니다. 유머러스하고 짧은 영화지만 이 영화가 제시하는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 영화가 결국 보여주려는 메세지는 "잊지 말자"와 "재대로 투표하자"입니다. 그것을 말하기 위해 이명박 후보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겁니다. 우리가 무관심해서... 투표하지 않아서... 지난 5년이 어땠는가를 잊지 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