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때 부터 오유를 했군요... 남중 남고를 다녔던탓에 "나도 진정한 오유인인가?" 하는 장난스런 생각도 가끔 하면서 지냈죠.
그러다 대학에 왔습니다. 대학 생활 중 성격이 너무 어른스럽고 예의바르고 활발해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은 여자애가 있었는데... 제게 너무 큰 호감을 보여줘서 저도 모르게 고백해버렸습니다. 너무 흔쾌히 받아줘서 너무 고마웠죠.
그렇게 만나기 시작해 봄엔 벚꽃구경도 가고... 새로운 영화 개봉할 때 마다 같이 보러가고... 가끔은 제 방으로와서 맛있는 것도 해줬습니다. 밤에 너무 무서워하면 여자친구 방에가서 잠들 때 까지 함께 있어주고... 아픈날엔 약과 따뜻한 죽을 사들고 찾아가기도 했죠... 집에 들어가기 싫을 땐 무작정 같이 걷기도 하고... 여름엔 여자친구 고향인 포항으로 찾아가 바다에도 놀러가고 찜질방에서 같이 밤도 샜구요... 그토록 가고싶었던 남이섬에도 손 꼭 붙잡고 가서 너무 좋은 추억 만들었구요.. 같이 도서관에서 시험공부하며 신세한탄하며 웃고 떠들기도 했고... 집에서 단둘이 자기가 더 사랑한다면서 싸운적도 많았죠...
전 너무 좋았습니다. 첫사랑이라 그런진 몰라도 이게 사랑이구나... 모든게 아름다워보인다는 말이 괜히 지어낸 얘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군대를 가야합니다. 여자친구 고향이 포항인지라 해병대를 자주봐서인지 멋있다하길래 해병대신청서류도 모두 준비해놨습니다. 남자답게 멋진 군생활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물론 그 전부터 해병대와 공군중에서 선택하려고 고민하고 있었던 이유도 있구요. 그런데 그냥 친구로 지내고 싶대요... 너무 깊어진 것 같아 너무 힘들고 지쳤대요. 처음엔 붙잡았는데 볼수록 지쳐하는 것 같아 잡을 수가 없네요. 그래서 보내줬습니다.
지금 다시 잡아봤자 서로를 더 힘들게 할 뿐이란 걸 알기에 그냥 친구로 지내려고는 하는데 너무 그립네요...
여자들이 군가산점문제 등으로 말도안되는 얘길 해도... 우리나라가 종종 맘에 들지 않을 때가 와도... 대한민국에 태어났으니 의무는 다 해야한다는 일념으로 군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왔었는데...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네요.
가슴이 너무 아픈데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친구나 가족들의 말이 가슴에 와닿지 않아요...
저만 이런것도 아니고 수많은 연인들이 겪은 일이니 어리광 그만 부리고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