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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할까...
게시물ID : gomin_2793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란후라이
추천 : 2
조회수 : 3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2/06 18:55:52
스물하고도 여섯번째 여름을 맏이하던 때였다.
4년간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잘 먹지도 못하는 소주를 가족몰래 홀짝여야만 잠을 이룰 수 있던...
나에겐 암흑기 같은 그 때였다.

첫 사랑 이었기 때문이었나... 그 사람과 헤어지고 인생조차 포기하려 했던 미련한 시기였다.

주위 친구들이 날 너무나 안타깝게 바라보았고, 도움을 많이 주려 하였다.
그리하여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3살 많은 남자, 이제 막 새내기 사회인이 된 희망을 가득 품은 사람이었다.
친구의 사촌오빠로 나를 많이 걱정하던 친구의 말을 듣고, 친구라도 되어주겠다며 자청한 사람이었다.
남자는 배신을 밥먹듯 하는 부류이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족속들이라고 단정하던 나에게 
몸소 남자들을 대변하듯 다가와준 오빠는 날이 맑으면 야외로, 흐리면 실내로, 여러 데이트 장소를
물색한듯 날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며 기분 전환을 해주려고 노력했다.
처음엔 이러지 말아라, 이런다고 오빠가 남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부정했지만, 연애연습한다고,
부담갖지 말라는 오빠는 내가 밀어댈수록 더 적극적으로 다가왔고, 수 개월이 지나고 나서는 
점차 오빠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날 보며 놀랄정도로 익숙해져 갔던 것 같다.
친 오빠가 없던 내게 친 오빠처럼 달래주고, 내 편이 되어줬다. 울면 달래주고 웃도록 해주었다.
울고 싶다면 마음것 울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1년정도 오빠를 만나 실연의 아픔을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아픔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에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로 연애를 하자고 만난 사이가 아니기에 헤어짐 또한 자연스레...
내가 대학을 졸업하며 서울 집으로 오면서 헤어지게 되었다.
그러고 몇달간 연락을 하고 지내다 오빠가 애인이 생기면서 연락이 뜸해졌고, 이것도 자연스레...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가끔 친구를 토해 어떻게 지낸다더라...하는 이야기만 전해받았으며,
결혼을 한다기에 친구를 통해 축의금만 전해주었다. 그리고 나또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며,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져 가던 사람이 삼일전 꿈에 나와 슬피 울고 있었다.
무슨일로 울고 있냐는 나의 말에 대답없이 나의 어깨를 빌려 슬피 눈물 흘리던 오빠를 생각하며 친구에게
근황을 묻게 되었고, 오빠의 아내분이 분만을 하시다 돌아가시게 되었고, 아이또한 많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어떻게든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어 친구에게 연락처를 받았지만...무슨말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할 지 모르겠다. 내가 힘들고 지쳤을때 날 위로해 주었던 사람인데... 난 무슨말로 어떻게 위로를 해 주어야 하는지 모른다는 이 상황이 너무나 싫지만...생전 연락안하다...꿈에 오빠가 보였다며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이제 아내분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마음을 추수리고 있는 이때에...다시 아픔을 끄집어 낼 것 같아.
전화번호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다...신랑에게 말을 해야 하는지...말아야 ㅎ는지...그래도...옛 남자인데...신랑이 싫어 할 수도 있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밉고 싫다.
예전 내가 힘들고 지쳤을때 어깨를 빌려주었던...은인같은 남자이지만...난...위로의 말조차 해주지 못하는
못난이가 된것 같다...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말로 그 마음을 위로해 주어야 할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정말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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