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버에서 3:3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랜덤을 했는데 주종족이 플토인 나는, 제일 못하는 종족인 저그가 걸렸다. 난 내 유일한 희망인 9드론 저글링러쉬를 감행했는데, 우리편 노란색도 나에 맞추어서 포톤 러쉬를 했다. 러쉬는 꽤 성공적이어서 우리는 3명중 한명의 본진을 날려버리는데 성공했다.
이후, 노란색은 멀티를 한개, 두개씩 점점 확장해 나갔지만, 이상하게도 물량이 나오진 않았다. 이 틈에 적들은 초반에 받은 데미지를 회복, 우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나의 확장은 어느새 사라졌고, 본진에 남은 건물들도 하나둘씩 없어지기 시작했다. 초반에 다 이겨놓았던 게임을 멍청한 팀원때문에 진다고 생각하니, 난 기분이 몹시 상했고..
결국 본진이 공격받기 시작할 때 난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채팅창에 노란색을 비난하는 말을 하기 시작했지만 노란색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본진이 서서히 공격받기 시작하는 찰나에, 갑자기 어디선가 노란색의 불사조 약 40기가 나의 본진을 가득 메웠다. 순식간에 적의 추적자와 불멸자를 없애버리더니.. 그 이후는 완전히 그의 독무대였다. 단순히 물량만이 아니라 컨트롤과 치고 빠지는 타이밍 모두 수준급이었다.
이후 게임은 3:3이 아니라 노란색:나머지 와 같은 양상의 게임이 되어버렸다 노란색의 멀티가 많기는 했지만 노란색의 운영능력은 가히 환상적이어서 굳이 물량 없이도 충분히 게임을 지배할 만한 실력이었다.
결국, 내가 멀티를 다 복구하고 물량을 좀 채워볼까 하는 타이밍쯤이 되니 게임은 이미 노란색의 독무대로 끝났다.
남탓 때문에 진다고 불평하더니, 남 때문에 이기는 기분은 참 묘하다. 이기고도 기분이 몹시 꽁기꽁기해진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더 이상 스타를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