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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이상 나꼼수를 지지하지 않겠다.
게시물ID : sisa_1681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함아
추천 : 11/7
조회수 : 828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2/02/07 22:47:02

제목만 보고 나를 최근 오유에 상주하고 있는 일베충으로 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일베충도 아닐뿐더러 나꼼수를 지지하고 좋아했던 한 시민이었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비키니사건 이후, 나꼼수를 다시 보게되었다. 그리고 나는 결정했다. 
더이상 나꼼수를 지지하지 않기로.


내가 나꼼수를 지지하지 않는 건 다른 사람들처럼 페미니즘적 이유가 아니다. 나는 여성이 아닐 뿐더러 그들의 분노를 이해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나꼼수의 그런 발언이 그녀들에게 왜 그렇게 강한 분노를 낳게했는가도 잘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내가 나꼼수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소통의 방식에 있다.


나꼼수를 즐겨 보았던 이유는 속시원함이었다. 그들은 온갖 욕설을 섞어가면서 방송을 진행한다. 그들이 욕설을 섞어가면서 하는 것은 재미를 위함도 있지만, '까놓고 말한다'라는 측면이 아마 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까놓고 말해보니 사회는 제정신이 아니었고 그렇게 까놓고 말하는 것은 그들의 소통으로 보였다.
이 속시원한 배설은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계속되었다. 사안이 벌어질 때마다 우리는 그 주 나꼼수를 기다렸고 열광했다. 그리고 그 열광은 점점 커져 하나의 거대한 힘이 되었다.


정치인들도 머리를 디밀고 싶어할만큼 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 나꼼수,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성공에 도취된 것일까? 아니면 애초부터 그랬던 것일까? 강한 힘을 갖게되어 강한 책임또한 갖게된 나꼼수. 하지만 그곳에 그들에게는 '성찰'은 없었다.


정봉주가 수감되기 전, 한여성잡지에 정봉주의 인터뷰가 떴을 때다. 정봉주가 칼라TV와 진중권을 동시에 깐 기사였다. 거기에 대한 진보측에 비난여론이 물밀려왔고 정봉주의 입방정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 미국순방중인 김어준의 귀에도 들어간 듯 싶었다. 나는 그 주 미국에서 돌아와 녹음한 나꼼수를 기다렸다. 
하지만 나꼼수 속 정봉주는 칼라TV에 대해서만 잘못했다고 얼버무렸고 그렇게 넘어갔다. 김어준은 알아본 후에 다시 얘기하자고 하였지만 정봉주의 재판날짜가 뜨며 그 사건은 잊혀지고 말았다.


그들이 그렇게 자숙하지 않은 건 일련의 사건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려 하였지만 이번 사건 이후 나의 생각은 달라졌다.
이번 비키니사건, 그 발언의 수위는 그렇다고 쳐도, 발언에 대한 여론이 거세지자 다음 나꼼수에서 그에 대한 언급을 기다렸다. 

하지만 트위터에서도, 나꼼수에서도 그렇게 크게 벌어진 사건에 대한 언급은 볼 수 없었다. 언제나 '까놓고 말해서' 좋아했던 나꼼수에서 그들에 관련된, 그것도 크게 벌어진 언급에 대해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지고 더 크게 벌어지자 드디어 김어준은 말했지만 그 사과에는 'but'이 들어가 있었다. but이 들어간 건 사과가 아니다. '그러나' '하지만' 다 필요없다. 단지 여성단체는 제대로된 사과를 원했으나 김어준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는 남자다. 아무리 여성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태생적으로 그는 남자이다. 여성들이 그 발언에 대해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고 '생물학적 완성도' 운운하고 있다. 
나는 이번엔 그들에게 사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들은 잘못이 없다. 그것은 그들이 여성단체를 등돌린 것만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그들 자신의 '성찰'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런다. 지금 나꼼수를 비판하는 자들은 나꼼수가 무서워 사소한 것으로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진중권이 트위터로 얼마전에 말했다죠 "내부의 비판과 자아의 성찰은 단결의 방해요인이 아니라 단결의 전제조건입니다." 비판과 자아의 성찰도 없는 자들을 지지하는 건 MB를 지지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다시 나꼼수가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때를 간절히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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