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철학적 논박
게시물ID : phil_25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우리
추천 : 1
조회수 : 88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4/10 20:30:19
한 철학자가 하루는 다음과 같은 꿈을 꾸었다.
가장 먼저 아리스토텔레스가 나타났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에게 물었다.
"내가 당신의 철학을 전반적으로 요약해 볼 시간을 15분만 줄 수 있겠소?"
철학자는 자신이 어마어마하게 쌓아올린 학문적 재료를, 아리스토텔레스가 15분도 안 되는 사이에 눈부시게 압축해서 설명해내는 모습을 경이로움 속에서 바라보았다. 그러고 나서 철학자가 무엇인가 이의를 제기했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에 대답하지 못했다. 당황한 아리스토텔레스는 황망하게 사라져버렸다.
그러자 플라톤이 나타났다.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폴라톤도 꿈을 꾼 철학자의 학문적 성취를 역시 눈부시게 요약해냈다. 철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이의를 제기했다. 플라톤역시 대답할 수 없었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러고 나서 역사적으로 한다하는 철학자들, 이름을 날렸던 모든 철학자들이 한 명씩 모두 등작했고, 우리의 철학자는 똑같은 이의를 제기해 그들 모두를 논박해 낼 수 있었다. 마지막 철학자가 사라지고 났을 때, 우리의 철학자는 꿈속에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가 잠에 들었고,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모든 철학체계를 논박할 수 있는 궁극의 무언가를 발견한 거야!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면,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아마 새카맣게 까먹고 말겠지. 그러면 이세상은 정말로 중요한걸 놓치는 셈이 되는데 말이야!"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철학자는 가까스로 잠에서 깨어났고 책상으로 달려가 자신이 발견한 궁극의 논박을 적었다. 그러고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다시 침대 속으로 파뭍혔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그는 자기가 무엇을 썼는지 확인해 보았다. 종이 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그거야 당신 생각이고요."
- [위트 상식사전 PRIME] 롤프 브레드니히 -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