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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의 경제 저격수였다.
게시물ID : sisa_1683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짜이찌엔
추천 : 1
조회수 : 28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2/08 15:26:08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255577

"나는 미국의 경제 저격수였다"
경제 저격수로 활동한 존 퍼킨스의 <경제 저격수의 고백>
05.05.15 09:49 ㅣ최종 업데이트 05.05.15 16:59  정민호 (hynews20)

미국을 위해 움직이는 '경제 저격수'라는 사람들이 있다. 공화국과 세계 경찰을 자청하던 얼굴에 가려진, 세계 제국을 위해 움직이는 이들은 일종의 '경제 007'이다. 

이들은 '찜'한 국가가 어떻게든 미국으로부터 차관을 빌려오도록 만들기 위해 온갖 수를 쓴다. 차관의 액수는 어마어마하다. 그렇기에 차관을 빌린 나라는 미국에게 그 돈을 갚지 못한다. 그러면 미국은 본색을 드러낸다. 그 나라를 식민지화 시키는 것이다. 


▲ <경제 저격수의 고백> (존 퍼킨스 저/ 김현정 역 / 황금가지)
ⓒ 황금가지 마치 소설 같은 내용이다. 혹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내용을 연상케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소설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다. 실제다. 그렇기에 더 실감이 안 난다. 요즘 미국의 야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떠돌고 있다고 하지만 설마 하니 이렇게까지 했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실감이 나든 나지 않든 간에 그건 사실이고 현실 속 이야기다.

존 퍼킨스는 대형 사고를 터뜨렸다. <경제 저격수의 고백>(존 퍼킨스 저/ 김현정 역 / 황금가지)을 통해 자신이 직접 경제 저격수로서 했던 일과 그에 연관된 어두운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그동안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혹은 어두운 사실에 무차별하게 당하고 만 피해자들이 진실을 알리기 위해 목청을 높인 일은 많았지만 이처럼 가해자의 입장에서 진실을 말하고자 한 적은 드물었다.

저자는 이 책을 반성하기 위해서, 그리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집필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그걸 보면서 쉽사리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책을 보면 저자가 경제 저격수로서 잘 나가고 있었다는 걸 눈치 채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말은 즉 세계 여러 국가에서 미국을 위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말인데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해악을 많이 행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반성하고 있다는 말과 참회의 모습에 쉽게 손을 들어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경제 저격수의 고백>에서 중요한 건 저자를 용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저자는 수많은 깃털 중에 하나에 불과할지 모른다. 저자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저자를 심판해야 하는 것인지를 두고 소란 떠는 것은 둘째 문제다. 첫째 문제는 어두운 사실을 퍼뜨리고 다니는 어둠을 바라보는 것일 테다. 

<경제 저격수의 고백>은 저자의 사생활과 참회의 말들, 그리고 경제 저격수로서의 업적 위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에서 눈길을 끄는 건 단연 경제 저격수로서의 행위일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행위를 고백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고백한다는 것인가. 

"경제 저격수란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을 속여서 수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털어 내고, 그 대가로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세계은행과 미국 국제 개발처, 또는 다른 해외 ‘원조’기관들로부터 돈을 받아 내어 거대 기업의 금고나 전 세계의 자연 자원을 손아귀에 쥔 몇몇 부유한 가문의 주머니 속으로 그 돈이 흘러가도록 조종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계 부정, 선거조작, 뇌물, 협박을 통한 갈취, 섹스, 살인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서문 중에서>

경제 저격수라고 하지만 신분은 엄연한 민간인이다. 저자 또한 그랬다. 그렇기에 일단 해외 국가에서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다는 생각보다는 일반 경제 전문가라고 저자를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물론 그건 저자 같은 이들에게 더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는데 전문가들인 그들은 당연히 그 기회를 놓칠 리는 없었다.

이들이 일을 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사업에 필요한 돈이 얼마일지를 마구잡이로, 또한 부풀려서 책정을 한 뒤에 제시하는 것이다. 때로는 필요하지도 않은 사업까지 필요하다고 말하며 온갖 로비를 펼치는데 그 방법은 서문의 글에 있듯이 정당한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마치 십자군의 당위성을 외치며 이슬람으로 창을 겨눈 유럽처럼 경제 저격수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그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 인디언을 학살하는 미국 초기의 정착민들처럼 이들은 스스로의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물론 경제 저격수들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저자와 같은 이들이 그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대상 국가의 지도자와 핵심인사들이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작품에서 등장하는 이가 금발의 미녀에 넘어간 사우디의 W 왕자 같은 이가 있다. 반면에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파나마의 토리호스나 에콰도르의 롤도스가 그렇다. 이틀은 경제 저격수의 유혹에 꿋꿋이 버틴다.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

"그러나 토리호스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롤도스와 마찬가지로 토리호스도 그 어떤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서머 언어학 연구소를 추방했다. 레이건 행정부는 운하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토리호스는 단호히 거절했다. 롤도스 사망한 지 두 달 후, 오마르 토리호스가 꾸었던 악몽이 현실로 나타났다. 1981년 7월 31일에 그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 오마르 토리호스는 인권의 수호자이자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이란의 국왕을 포함한 모든 난민을 향해 두 팔을 벌린 국가 지도자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될 거라고 믿을 만큼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던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죽었다. 다시 한 번 각종 신문 기사와 사설이 「미 중앙 정보국 암살!」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본문 중에서

저자의 고백에 따르면 경제 저격수 다음에는 자칼이 있다. 암살을 행하는 자들이다. 그러나 자칼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이라크를 예로 드는데 그럴 때는 군대가 움직인다고 한다. 어떤 이유를 통해서든지, 전쟁의 서막이 울리는 것이다.

저자의 폭로와 고백에 드러난 내용들은 막연하게나마 어느 정도 짐작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일종의 '내부 고발자'와 같은 이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폭로하고 있다는 점과 막연했던 사실들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경제 저격수의 고백>은 또 하나의 경종을 울린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실체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도 신화와 같은 이미지와 사로잡혀 '그것'을 절대 선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 고백은 믿기 어려운 내용들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믿기 어렵다고 해서 어쩌겠는가. 당사자가 털어 놓는 사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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