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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게시물ID : love_250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융융융융융
추천 : 2
조회수 : 35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21 18:37:58
 
 
3년만의 연락이었다.
 
누구야, 그러면 내가 할 말이 없잖아...
그게 마지막 말이었다.
 
나는 울면서 당신에게 서러움을 토로했고, 당신은 내가 자신에게 받은 상처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당신은 내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것이 이별이라는 것을 인지하는데 보름이 걸렸다.
어이가 없어서 한달을 실없이 웃기만 했고, 1년 가까이 내가 당신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고민했었다.
 
 
그리고 당신은 3년만에 연락이 왔다.
어쩐지 초라해지고 힘들게 지내는 것 같았다.
아마도 당신이 하던 일이 잘 안된 모양이다.
많이 힘들었고, 내가 생각났었던 것 같다.
 
당신과 헤어지고 나는 당신이 하는 일이 죄다 안되기를 바라며 저주하고 또 저주했다.
그리고 내 바람대로 되었나보다. 그런데 기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속이 시원하지도, 고소하지도 않고 다시 또 마음이 아프다.
 
차라리 성공해서... 내가 이를 갈며 욕할 수 있게나 하지..
일이 너무 좋아서.. 당신 삶에서 나따위가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일이 가득해서 나는 튕겨져나왔는데
그 좋아하던 일이 당신을 그렇게 힘들게하고 있다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우리는 참 어렵게 연애를 했다.
나는 11살이나 어렸고, 당신은 나보다 11살이나 많았다.
나는 대학원생이었고, 당신은 불안정한 프리랜서였다.  
 
처음에 당신이 나에게 좋다고 고백했을 때,
술에 취해서 내 손을 잡았을 때, 내 볼에 뽀뽀했을 때.. 아직도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나는 당신이 내 손을 잡던 모습이 남자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손을 처음 잡던 장면과 너무 닮아 있는 영화가 좋아서 영화 DVD를 사기도 했다.
여전히 그 영화를 보면 나는 당신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전 연애의 상처가 너무 커서 당신의 고백도 거절해놓고도 나는 계속 당신을 만났고 당신도 멍청하게 나와 계속 만났다.
그리고 내가 고백하고 당신은 거절했다.
나는 3개월이 넘도록 당신을 쫓아다니며 만날때마다 농담처럼 연애하자고 고백했다.
옆에 내 친구가 이제 그만 좀 받아주라고, 불쌍하지도 않냐고 할 만큼.
 
끈질긴 고백에 당신은 못이긴척 나를 받아주었고 1년 가까이 그렇게 밀고 당기기를 하던 우리가 드디어 연애를 했다.
 
 
하지만 당신은 너무 바빠졌고, 현장에서 크게 다치기도 했다.
당신은 나와 만날 틈을 만들 수 없을 정도였고 나는 힘들게 시작한 연애에 조급증이 났었다.
 
나는 당신과 함께 많은 것을 하고 싶었지만 당신이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잠을 포기하고 한밤중에 잠깐 나를 보러오는 것 뿐이었다.
그걸 알고 어떻게든 이해하려했지만 나는 너무 어렸고, 당신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당신의 노력은 나에게 너무 모자랐고, 나의 바람은 당신에게 너무 버거웠다.
 
결국 그렇게 우리는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밀고당기기만 1년을 해놓고는 연애는 6개월도 하지 못하고 그렇게 관계가 끝나버렸다.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빛나고 멋있고 좋은 사람이었다.
당신과 있으면 어떤 남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내 남자인 게 좋아서 어쩔줄 몰랐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당신과 연애한다고 다 자랑하고 싶었을만큼.
 
 
그렇게 당신은 멋있고 매력적이고 좋은 사람이었다.
나는 당신 덕에 많이 아팠지만 지금은 잘 지내고 있으니, 나 때문에 힘들었을 당신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
언젠가 성공한 당신을 보며 내가 저런 남자랑 연애를 했었다 라고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서야 헤어진 것 같다.
덕분에 어제는 많이 울었다.
당신이 나에게 들려주고 싶어했던 유재하의 노래들을 들으면서.
어제 당신과 헤어지고 당신때문에 처음 울었다.
3년만에 드디어 당신과 헤어졌다.
 
 
행복하고, 잘 살기를.
만나면 우리는 다시 또 아프고 힘들테니 만나지 말고 연락않고 각자 행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당신을 위해 항상 기도해줄테니 꼭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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