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등학생 4학년 이전의 기억이 마치 희미한 안개로 가려 진 듯이 뿌옇다. 그것이 사는 것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왠지 나만이 과거를 기억 못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이번 방학을 이용해 나의 과거를 찾는 나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부모님이 알려준 마을로 간다. 우리가 살았던 집을 알려달라고 하니 부모님은 그곳에 가면 알게 될 것이라는 말만 할 뿐이였다.
도착한 곳은 도시화로 한적해진 농촌의 한 마을이다. 내가 마을에 도착 할 즈음에 마을 뒤로 산 하나가 보였다. 그 산이 나에게 이곳으로 오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산을 바라보는 순간에도 나의 발걸음은 계속되었고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마을 구석구석 둘러 보다가 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아 구름을 바라보는 할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알라차리고 저 산의 이름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나를 한번 힐끔 바라보더니 '무명산이야. 이런 산에 이름이 있겠어?' 하며 다시 하늘을 바라본다.
"왜 하늘을 바라보고 계세요?" 무의식적으로 물어보았다.
"하늘을 바라보는게 아니야. 저 나비를 바라보고 있는거지." 할아버지가 바라보는 곳을 자세히 보니 나비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이제 그만 보고 가봐. 저 산에 니가 원하는 것이 있을거다. 그런데 후회하지 않겠냐?" 할아버지는 '에헴'하고 헛기침을 한번하더니 더이상 말 하기 싫은 듯 어슬렁거리며 집으로 향하신다.
"할아버지!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 올때 한번 더 들를게요!"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소리쳤다.
"이제 곧 없어질 껄? 올 필요없어."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하며 집 안으로 들어가신다. 할아버지의 발끝까지 집 안으로 사라진 후 나는 산을 향해 올라간다.
그 산에서 나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된다. 분명 처음 온 곳인데도 너무나도 익숙했다. 몇 년을 살아 온 집보다도 이곳이 더 익숙한 것 같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왼쪽 가지가 부러진 거대한 나무가 있어.'
오른쪽에는 진짜로 그런 나무가 있었다. 하지만 크기는 다르게 조금 더 작았다.
'이번에는 계곡' 계곡도 지난다. 역시 작다
'이제는 커다란 바위.' 역시 기억보다는 작았다.
"뭐지? 왜 기억과는 다르지?" 고향을 떠난지 이제 겨우 7년 지났는데 바위가 작아지고 계곡도 작아지고 나무도 작아지다니... 생각하는 순간에도 발은 계속 움직였다.
'이번에는 꽃밭. 학교 운동장 만한 꽃밭이야.' 역시 꽃밭 또한 작았다. 기껏해야 동네 텃밭 수준이다.
나는 익숙하지했지만 무언가 다른 풍경에 이질감을 가지고 꽃밭을 둘러봤다. 각양각색의 꽃을 바라보던 나의 눈에는 꽃위에 앉은 호랑나비가 보인다. 호랑나비는 날아가지 않고 앉아만 있다.
"아!..." 나는 탄성을 질렀다. 잊은 과거가 떠오른다. 애초부터 잊은것이 아니다.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다. 나는 꿈에서 깨어나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아간다. 운동장만한 꽃밭, 커다란 바위와 나무를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이번 꿈은 만족스러운 꿈이였다.' 호랑나비는 그렇게 생각할 뿐이였다.
-managa- -end-
자작은 두번째라 좀 스토리가 허술할 수도 있고 필력이 약할수도 있어요. 참고로 아이디어는 몇칸 아래 공포글인 "당신은 1분 전을 믿으시나요"의 - 장자가 말하길 " 내가 꿈을 꾸었는데 나비가 되어 꽃밭을 날아다니었다. 이것은 내가 나비가 된 것인가 나비가 내가 된 것인가." 여기서 얻어서 1시간 정도 걸려서 썼음.
여기서는 인간이 나비 꿈을 꾼 것이 아니라 나비가 인간 꿈을 꿨다는 것만 바꿨어요...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은데 스토리도 떠오르는데로 쓰다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