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로 겁나 깨졌겠다. 집사람과 애는 잘 자고 있겠다. 술은 깨고 업체 메일 확인을 해야 하고 오유에 들어오니 또 힐링이 되고
처자식만 아니었음 사직서를 A4용지로 수십장을 썼겠지만
그래도 나만 바라보고 있는 와이프를 보니 그래도 힘든티 안냈는데 꿀물 하나 타주고 아이 재우러 가고...아...결혼은 잘했구나...
해서 풀어 봅니다.
7년전 만남을 시작했고 중간에 헤어졌다 다시 만나 결혼까지 한 케이스 입니다.
한번 깨진 커플은 같은 이유로 또 깨진다고 하죠?
저희는 다시 만날때 같은 실수 반복 안하려 엄청 노력했습죠.
당시 저는 대학원생이었고 당시 와이프는 직장인으로 아침 5시반 기상해서 첫차로 출근을 합니다.
3기에서 4기로 넘어갈때 저는 과제에 논문에 조교에 ... 대부분 퇴근이 동틀때 하는지라 와이프 집앞에 대기 했다가 역까지 태워주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항상 도시락을...본인도 졸릴텐데...그때 한번 왔습니다. 이 여자랑 결혼해야해.
그리고 취직을 했죠. 제가 서울로 취직을 하는 바람에 만남의 횟수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사소한 일로 다투죠. 딱 1년 7개월 지났을때네요. 권태기...
그러다가 터집니다. 우리 끝내자고...우리 둘다 너무 힘든거 같다고...그간 서운한게 쌍방으로 터집니다. 다 말하고 다 듣고 합의하에 헤어집니다.
3일동안 진심 물 이외엔 아무것도 못먹었네요. 안들어가요. 일도 엉망이고 모든게 엉망입니다.
2주 정도 지났을까...안되겠네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여자 아니면 안될꺼 같네요. 그녀가 말합니다. 나도 고칠테니 오빠도 고쳐라.
그렇게 다시 만납니다. 더 애뜻합니다. 더 조심하게 됩니다.
그 다음은 순탄하게 보낸거 같습니다.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니깐요.
나도 고쳐지고 그녀도 고쳐지고...내 말에 귀기울이고 노력하고 있구나...멋진 여자네...결혼하는걸로 세뇌시켜야 겠다!
그렇게 2년반 정도를 만나 결혼에 골인하게 됩니다.
가끔 말합니다.
오빤 왜 나랑 결혼했어? -이뻐서...
어디가 그렇게 이뻐? -십이지장이랑 콩팥. 요즘은 식도가 많이 이뻐지는거 같네?
등짝 스메싱~
오빠...나 다이어트 해야해. 당분간 채식으로 할껀데 어때? -코끼리도 초식동물이다.
물 많이 먹으래 그러면 살 빠진데~ 정수기 랜탈로 하나 놓을까? -하마가 하루 섭취하는 물이 몇리터 인지는 알고?
등짝 스메싱
결혼초기엔 각자 퇴근하고 눈만 마주치면 사랑이 불타야 하는데 많이 싸웠습니다. 3개월 정도를요.
항상 와이프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잘 살라고 싸우는거지 악의가 있어서 싸우는건 아니자나? 서로 맞추려고 하나보니 의견충돌로 싸우는거니 합의점을 찾아보자.
그렇게 합의점을 찾고 다음날 또 싸우고 싸우고 싸우고...싸우고...
지금도 안방에서 코 고는 소린데 이건 분명 내 와이프가 소리가 맞습니다. 오늘 아이랑 늦은 저녁에 공원에 뛰어놀러 갔다고 했으니깐요.
와이프 취미는 뭐 뜨는거 목도리, 장갑 이런거랑 퀼트? 틸트? 쿠션이니 인형이니 이런거 만드는거 좋아하고
저는 영화든 에니든 영상물 보는걸 좋아합니다. 이렇다 보니 영화보면서 와이프는 뜨개질 하고 전 영화보면서 실 꺼내주고
이렇게 하나하나 맞춰 갑니다.
쓰다보니 술이 깨네요. 방금 업체 메일 확인 했는데 첨부파일이 안열리네요. 양식 확인 좀 해주고 보내지...
내일 그냥 윗선에서 내가 깨질까 아님 지금 업체 담당 부장님 전화해서 다시 회사 가서 보내라고 할까...고민은 무슨
늦게 확인한 나도 잘못이니 문자로 내일 조금 빨리 출근해서 다시 보내달라고 해야겠네요.
좋은밤되세요!